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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투' 확산, 공무원·직장 조직 문화 바뀌나…사회 분위기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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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미투' 확산, 공무원·직장 조직 문화 바뀌나…사회 분위기 변화 '주목'
  • 박강복 기자
  • 승인 2018.03.11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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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하던 회식 점심시간으로 변경… 여직원과 술자리 피해
출장 갈 경우 절대 여자직원과 가지 않는 것 원칙으로
여성들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

[KNS뉴스통신=박강복 기자]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촉발된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예술계와 종교계, 정치권을 넘어 사회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조직과 기업에서도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사회 각계에서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조직문화가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혹시나 있을 성추행과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서 주로 퇴근 후 하던 회식자리를 점심시간으로 변경하고, 회식 자리를 줄이는 분위기다.

또한, 신체적 접촉은 물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농담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로 조직문화가 흘러가고 있다.

광주시 모 공무원은 “주로 저녁에 하던 국·과 회식을 점심시간에 하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저녁에 회식을 할 경우가 생긴다면 무조건 1차에서 끝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여직원들과 회의를 할 때면 전에는 서로 눈을 보면서 대화를 했는데, 최근에는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 여직원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시선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간부 공무원은 “미투 운동 이후 여직원들과는 회식을 점심시간에 하고 남자직원들끼리만 연락해서 따로 술자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쓸 데 없이 여직원들과 말 섞지 말고 일만하자. 특히 술을 마시는 회식자리에서는 신체접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성추행·성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욱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미투 운동 여파는 공무원 조직문화 뿐만 아니라 기업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들에 따르면 “전에는 출장을 갈 때 여직원과 함께 가는 경우가 있었는데, 미투 운동 이후 사전에 있을 오해를 피하기 위해 남자직원하고만 출장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거리 출장이나, 해외 출장을 갈 경우 절대 여자직원과 가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술자리 문화도 크게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에 따르면 “전에는 업무상 다른 회사 여자직원들과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술자리를 하지 않고 있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일과시간에 사무실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상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의 입장에서 여성과의 독대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해의 여지를 원천적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모 직장인은 “미투 운동이 광풍처럼 불고 있다. 스치기만 해도 치명상을 입는 분위기”라면서 “나중에 무고가 밝혀지면 누가 책임을 지고, 손해배상은 누가 해 주겠냐”고 토로했다.

일부 여성들은 미투 운동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모 여성 공무원은 “조직 내에서 여직원들이 ‘왕따’를 당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며 “업무를 보면서 서로 대화도 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분위가 확산 된다면, 승진에서도 여성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미투 운동 확산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지, 새로운 사회 분위기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박강복 기자 pkb76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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