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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비자 마음 사로잡는 수제화 장인 지쎄(GISSE) 이한춘 대표30년 전통 수제화 명가 이끈 장인 평가

[KNS뉴스통신=김강민 기자] 신발 애호가 및 도소매 상인들 사이에서 발이 편하고 디자인 좋기로 유명한 수제화 브랜드가 있다. 거듭되는 성장세 속에서 중소기업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리만큼 성장한 이곳은 30여 년간 특별한 홍보 및 마케팅활동 없이 입 소문만으로 널리 알려진 수제화로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브랜드이고, 중저가이지만 혁신적인 디자인과 고객의 발에 꼭 맞는 편안함을 유지하며, 제품의 퀄리티는 세계 유명 명품 수제화가 부럽지 않다. 그래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30년 넘게 수제화만을 만들어 온 지쎄(GISSE) 이한춘 대표를 만나본다.

명품 수제화, 그 인기의 비결

수제화를 신는다는 것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구두를 갖는 것이다. 수제화는 장인이 직접 가죽을 자르고 굽을 두르려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해가면 만들기 때문에 신는 사람의 품격이 살아나는 신발이다.

어떤 재료를 선택하고, 누구의 발에 맞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명품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 그 어떤 아이템보다 트렌드에 민감한 신발을 구입하기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신발은 누구나 꼭 신어야 하는 필수품이지만 계절마다, 유행 시기마다 한껏 멋을 낼 수 있는 최고의 패션 아이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한춘 대표<사진=김강민 기자>

제화 공장에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뚝딱뚝딱 구두 제작하는 소리가 들려 이곳이 수제화 제작소임을 알려준다. 많은 직원이 매일 같이 담당별 역할을 해내며 대량의 수제화를 생산하고 있다.

천연양가죽에서 레이스 망사까지 고급스러운 재료로 정성껏 만든 구두. 리본, 큐빅, 코르사주 등 액세서리도 화려하다.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하고야 마는 신발들이다. 데이룩에도, 파티에도 잘 어울리고 구두뿐만 아니라 샌들, 운동화, 부츠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재료가 좋아 고급스럽고 오래 신는다. 사람의 발을 이해하는 기능장이 정성껏 만들어 착용감이 우수하다. 오직 신발 디자인만 연구하는 디자이너들의 감각으로 모든 세대가 원하는 트렌디한 신발들이 완성된다. 게다가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다. 누구나 예쁘면 살 수 있는 신발, 사서 신어 보니 편하고 튼튼해 다시 찾는 신발. 그것이 지쎄의 인기 비결이다.

이한춘 대표는 “최고라 자부하는 실력자들이 개발실에 근무하며 끊임없는 연구 개발로 디자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트렌드를 이해하고 브랜드 가치를 살려 디자인하다 보니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30년 넘게 수제화 업계 판도를 바꾸며 오직 입소문만으로 전국에서 고객들이 직접 찾게 만드는 인기의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30년 넘게 수제화만 전념해 온 장인

흔히 창업을 해서 3년만 버티면 안정권에 들어선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창업을 통해 3년을 유지하는 게 힘이 들기 때문이다. 이한춘 대표도 창업 초기 리스크를 견디지 못하고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30여 년 전, 이제 막 결혼한 새신랑이었을 때의 일이다.

“늘 사업하는 것이 꿈이었기 때문에 결혼 후 아내에게 그 동안 모아둔 자금으로 집을 살까, 사업을 해볼까 물었다. 그러자 아내가 시원하게 사업을 해보라고 했다. 그땐 아직 젊었고, 기술이 있으니 설마 망하기야 하겠냐 하는 마음이 있었던 모양이다”라고 이 대표는 회상했다.

그 길로 청계천 도매시장에 매장을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 수제화 기술로는 전국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었기에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경험이 없던 탓에 장사꾼들 텃세를 견디지 못했다. 물건을 만드는 기술만 있으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물건을 파는 기술도 있어야 하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집 한 채의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덕분에 생산과 동시에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아무리 물건을 잘 만들어도 팔 줄 모르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첫 사업 실패의 경험이 지금까지도 판로를 가장 중요시하는 경영 철학으로 남아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열여덟에 전북 정읍에서 상경해 기술을 배우며 10여 년간 모은 돈을 그렇게 날린, 이한춘 대표는 6, 7년간 심기일전 끝에 지금의 지쎄와 대한민국 수제화 부문에 최고라는 자리를 일궈냈다.

그래서 그는 수 없는 제안에도 백화점에 신발을 납품하거나 홈쇼핑을 통해 신발을 판매하지 않는다. 신발 복합매장에 헐값으로 신발을 넘기지도 않는다. 기술공들이 정성껏 만든 수제화에 지나친 수수료를 요구하는 판로는 철저하게 거부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온라인 쇼핑몰도 접은 지 오래다. 과장 홍보도 원치 않는다. 오직 전국에 있는 직영 매장을 통해, 또 입소문을 듣고 직접 찾아온 소매상이나 고객들에게 마음까지 담아 판매한다.

그는 “내 말투를 보고 강하다는 사람이 많은데, 소신과 철학이 없으면 30년 넘게 한 우물을 팔 수 없기 때문에 저절로 그렇게 된 것이다. 또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더 오래 일하려면 타협하지 않고 정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한춘 대표와 임직원들<사진=김강민 기자>

가족처럼, 직원들과 일터를 공유하는 사업장이 될 것

30년 넘게 직접 손으로 신발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터. 이한춘 대표는 그래서 몸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 그 좋아하는 술도 일주일에 한두 번으로 줄일 정도로 체력을 다지며 선봉장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한다. 얼마 전에는 일산에 직영 매장이 하나 더 문을 열어 더 바빠졌다. 이곳은 이 대표의 딸이 직접 운영을 맡아 가족경영을 이루고 있다.

“직원들 하나하나를 가족처럼 생각하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직원들 모두 일터를 공유하고 노후가 보장될 수 있는 직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 마음이 없다면 내일을 그릴 수 없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면 이윤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믿는다. 한 마음으로 뭉쳐서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

20년 전, 처음 이곳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이 대표는 하루 3천족을 생산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어떤 유명 브랜드에도, 세계적인 명품에도 뒤지지 않는 수제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그때의 초심을 지금도 잃지 않고 매일 같이 되새긴다는 이한춘 대표. 그런 그의 마음을 따라 지쎄에는 유독 장기근속자가 많은 편이다. 몇 시간 동안 우려낸 사골국물을 나눠 먹고 따뜻한 밥 한 끼를 함께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그는 우리나라 수제화 기술이 이태리 명품보다 완성도나 기술력에서는 전혀 떨어지지 않지만, 인력 양성 등 국가적 지원이 미흡한 것에 아쉬움을 표한다. 지금처럼 기술공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다면 향후 10년 이내에 모든 수제화 업종이 사라질 것이라는 쓴 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오랫동안 이 판로를 닦아와 수입 판로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중국 제품 등에 밀려 기반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기술을 중시하고 오랫동안 하나의 일에 전념해 온 이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그는 전했다.

김강민 기자  ybs773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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