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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지원' 국민청원 18만명 넘어 '이국종 교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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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센터 지원' 국민청원 18만명 넘어 '이국종 교수의 힘'
  • 박정민 기자
  • 승인 2017.11.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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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 뉴스통신 박정민 기자] 북한 귀순 병사 수술로 세간에 화제가 된 이국종 교수가 줄곧 호소해 온 '외상센터 지원'에 많은 국민들이 동참하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이라는 글에 24일 오후 3시 현재 18만 3천명이 동의하면서 청와대를 향한 국민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청원에는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사명을 수행하는 꿈을 꾸며 의대에 입학하는 수많은 인재들이 의학 교육 중 외과, 흉부외과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국가의 제도와 현실을 비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편없는 의료수가문제가 수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의료 보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 만으로 문제점이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의대생들이 어쩔 수 없이 사명감과 경제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1인으로서 국가행정수반인 대통령께 청원한다. 그들을 지켜 주십시오. 그들이 환자를 눈치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하루 한번은 잠을 잘 수 있게 최소 보편적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사명감을 지킬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청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앞서 지난 8월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한 이국종 교수가 "후배 중 한 사람은 1년에 집에 4번 들어간다"고 밝혀 충격을 자아낸 바 있다. 해당 발언은 청원인이 지적한 현실과도 일맥상통 하는 말이다.

이 교수는 이 프로그램에서 "긴급 환자는 주로 밤에 발생해 쪽잠을 자는 날이 많으며, 비가 심하게 오는 기상이 악화된 날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헬기를 띄운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교수는 "그렇게 사명감을 갖고 하려고 해도 우리나라는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서 '중증외상센터'나 '긴급 환자 헬기 지원'이 잘 되지 않는 등 열악한 환경이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30일 간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는 정부가 직접 답변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청원이 곧 20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바, 조만간 청와대에서 직·간접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하 청원 내용 본문]

소말리아 피랍 사건, 그리고 이번 북한군 판문점 귀순사건, 경주, 포항 지진 등 여러가지 일들을 언론을 통해 접했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예방하는 것은 국민안전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적으로도 당연하게 중요한 일이지만,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적시한 사건들의 공통점은 다수의 중증외상환자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휴전 국가로써 세계에서 가장 전쟁발발 위험성이 높은 국가입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에서 총상, 파편상 등 중증외상을 치료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서 총상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몇명이나 되겠습니까? 왜 우리나라에는 그런 의사분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일까요??

이번 북한군 귀순 사건의 주치의이신 이국종 교수님께서 영통구청으로부터 헬기소음민원 공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한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또한 이국종 교수님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다는 기사도 접했습니다. 왼쪽 눈은 실명상태랍니다.

그는 타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건강을 희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국종 교수님 뿐만 아니라 타 지역 권역외상센터도 소속 병원의 눈치를 본다고 합니다. 환자를 치료할 수록 병원의 적자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죽어가는 생명을 치료하는 것은 의사의 본업이자 사명이지만, 그들은 자신의 본업과 사명을 수행함에 상부와 주위의 눈치를 봐야합니다.

생명을 살리는 고귀한 사명을 수행하는 꿈을 꾸며 의대에 입학하는 수많은 인재들이 의학교육을 받던 중 외과, 흉부외과 등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외과 의사하면 망한다, 쉽지않다 라는 현실 때문입니다. 이국종선생님처럼 훌륭한 의사가 되고싶다며 의대진학을 준비중인 제 동생을 저는 진심으로 만류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외과, 흉부외과 지원자 미달이라는 현상에 그들의 선택을 비난하기만 합니다. 의대생들은 돈 때문에 의대에 입학했다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이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국가의 제도와 현실에 비판을 던지고자 합니다. 과연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 당직실에서 10분 20분씩 쪽잠을 자는 이들에게, 집에 일주일에 한번 갈까말까 한 이들에게, 우리는 비난이 아니라 제도적 문제의 수정을 이야기 해야 합니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가보장범위 확대, 너무도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도 형편없는 의료수가문제가 수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의료보험적용범위를 넓히는 것만으로 문제점이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의대생들이 어쩔 수 없이 사명감과 경제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타인을 위해서 노력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자신의 고단한 삶을 각오해야 하는걸까요? 왜 아직도 우리는 일제강점기의 독립투사분들, 6.25 전쟁 참전용사분들깨서 그러하셨듯, 그들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을 옆에서 눈감고 있어야 합니까? 우리는 언제까지 의인들에게 희생만을 바라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까?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의 1인으로서 국가행정수반인 대통령께 청원합니다. 그들을 지켜주십시오. 그들이 환자를 눈치보지 않고 치료할 수 있게, 하루에 한번은 잠을 잘 수 있게, 최소 보편적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사명감을 지킬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청합니다.

박정민 기자 passion@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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