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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판도라의 상자 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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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판도라의 상자 열었나?
  • 박정민 기자
  • 승인 2017.11.24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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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교수, 한국 응급 의료의 열악한 현실 호소

[KNS 뉴스통신 박정민 기자] 이국종 교수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호소하고 나선 이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하루 7만명 이상이 몰려들고 있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소말리아 해적과 싸우다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주인공이다. 당시 석해균 선장을 치료하기 위해 오만에 급파됐던 이 교수는 그를 한국으로 이송할 것을 요청했지만 관계 기관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긴박한 상황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후송비(약 4억 5천만원)를 지불하고 그를 한국으로 이송해 와 살려낸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자 응급의료의 현실을 호소했고 그 결과, 지난 2012년에는 응급의료법인 '이국종법'이 통과된다. '이국종법'은 전국 거점 지역에 권역 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국가가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법이다.

이 교수는 지난 8월 세바시에 출연해서도 우리나라 현 의료시스템의 상황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40대 이전의 사망원인 1위는 외상인데 외상을 당하면 골든타임 내에 응급처치 및 수술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미국 등 중증외상분야가 잘 발달된 곳에서는 헬기에 의사와 의료장비 다 싣고 현장에 15분만에 나타난다. 하루에 4~5번 헬기가 뜬다"면서 "이에 반해 한국은 이 숫자의 3분의 1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쉽게 다치고 쉽게 죽는다"며 "한국 사회는 김영란법 때문에 청탁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군데'하면서 제대로 푸쉬가 되지 않으면 처리가 안된다. 그런 것들이 사회의 불신을 낳는다. 그것은 비참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한국은 아는 사람을 통해서 푸쉬 들어가고 하는 것이 사회적 포지션을 과시하는 수단"이라며 "그런데 중증외상환자들은 대부분 노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것을 행사할 수가 없다"면서 "이런 분들은 다치고 길바닥에서 죽어나가도 사회적 문제 여론을 형성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가 이렇다. 불합리한 것을 안 당해 보신 분들을 모를 것이다. 이런 것들이 사회 안정망을 형성하는데 문제가 된다. 이것은 정의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 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헬기장 설치하려고 하면 지역 주민들이 '먼지 날린다'고 반대한다"면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국종 교수는 또 "세월호 사건 때 헬기를 타고 출동했지만 당시에 할 수 있었던 것은 가라앉는 배를 바라보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주변에 5000억이 넘는 한국 메인 구조 헬기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뜨지 못하고 앉아 있었다. 이 교수는 "왜 앉아 있기만 하고 뜨질 못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 때는 앉아 있게만 하다가 배 다 가라앉고 나서 헬기 띄워서 강원 소방 파일럿들 순직하게 만들었냐 (당시 5명 사망). 박 기장이 민가 아닌데서 떨어지려고 끝까지 조종관을 놓지 않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교수는 "어떤 이는 나에게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하는데, 외상외과를 안했다면 나도 몰랐을 것"이라며 현 시스템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 passion@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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