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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오소라 독주회' 오는 12월 8일 예술의 전당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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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오소라 독주회' 오는 12월 8일 예술의 전당서 개최
  • 박정민 기자
  • 승인 2017.11.2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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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주회는 그라나도스의 곡으로 채워져

[KNS 뉴스통신 박정민 기자] 피아니스트 오소라의 독주회가 오는 12월 8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펼쳐진다. 이날 공연에는 엔리케 그라나도스의 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그라나도스의 '고예스카스'는 스페인의 화가 고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곡으로 부제는 '사랑하는 젊은이들'이라고 명명됐다.

 

피아니스트 오소라는 뉴욕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사 취득 후 이스트만 음대에서 피아노 연주 및 문헌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오 피아니스트는 삼익 콩쿠르, 한국일보 콩쿨 입상 및 교육부 장관상 수상을 비롯해 슈베르트 국제 콩쿠르, 킹스빌 국제 콩쿠르 등에서 다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바 있다.

 

더불어 폴란드 크라쿠프 필하모닉, 루마니아 국립 오케스트라, 비엔나 레지던스 오케스트라, 뉴저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등 수많은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미국 뉴저지 시립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한 피아니스트 오소라는 현재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겸임교수 및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로 재직중이며, 서울교육대학교,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계원예술 고등학교, 인천 예술고등학교에 출강 중이다.

 

[이하 오소라 독주회 프로그램 노트]

 

Goyescas: Los majos enamorados, Op. 11

[고예스카스] : 도취된 연인, 작품 11

엔리케 그라나도스는 1867년 7월 27일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의 레리다에서 태어났으며, 파리 음악원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피아노를 시작한다. 그는 리사이틀에서 연주하기 위해 작곡을 시작했는데, 초기 작품 중 하나인 [스페인 무곡]은 자신의 뛰어난 피아노 기교를 선보이기 위해 쓰여진 작품이다. 그의 [스페인 무곡] 연주는 호평을 받았으며, 이 작품에 나타난 스페인적 감각은 [고예스카스] 등 향후 작품 세계의 전조가 되었다.

 

[고예스카스 Op. 11 (부제 : Los majos enamorados, 또는 도취된 연인)]는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데고야(Francisco de Goya)’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그라나도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고야와 사랑에 빠졌다. 그의 심리와 그의 팔레트, 그의 불만, 그의 모델, 그의 사랑과… [고예스카스]에서 나는 씁쓸함과 우아함의 조화를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 했다. 고야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 느닷없이 요염하고 열정적이며, 극적이며 비극적인 정서의 전형적인 스페인의 리듬과 색과 삶을 말이다.”

 

한국말로 정확하게 풀이되진 않지만 ‘Goya-esque’ 혹은 ‘Goya-like’라는 뜻의 [고예스카스]는 고야에 대한 제삼자의 관점이 담긴 인상주의적 작품이다. 부제 Los majos enamorados에서 ‘majos’는 마드리드 내 스페인 사회의 노동 계층을 의미하고 그들 특유의 현란한 빛깔의 옷과 짓궂은 태도는 고야의 작품에서 자주 다루어졌다.

고야에게서 직간접적으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고예스카스] 여섯 곡의 선율과 리듬은 완연히 그 현란한 빛깔을 띠고 또 짓궂기도 하다. 이는 철저히도 스페인다운 것이다. 반면 화성의 구조는 쇼팽이나 리스트의 작품의 영향을 받은 유럽의 피아노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고예스카스]의 문을 여는 Los requiebros(사랑의 속삭임)은 고야의 Tal para cual(천생연분)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고, 음악적으로는 스페인 북부의 춤곡 ‘호타’에서 영감을 받았다. 호타의 가장 큰 특징인 캐스터네츠 소리를 흉내 내는 반복적인 내선율의 날갯짓이 주목할 만하다.

 

Coloquio en la reja(창가의 대화)는 연인 간의 대화이다. 그라나도스는 이 곡에 대해서 오른손의 선율은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이, 왼손 반주는 노래를 받쳐주는 기타와 같이 연주되어야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시작과 끝부분의 속삭이는 선율과 도처에 자리한 폭발적인 열정이 주고받는 ‘대화’가 서로 조화롭게 이어진다.

 

El fandango del candil(등불 옆의 판당고)는 두 남녀의 춤을 위한 경쾌한 춤곡이다. 이 곡에서도 판당고의 필수 요소인 캐스터네츠와 박수 소리를 흉내 내는 피아노 반주 선율의 타악기와 같은 역할에 주목하자. Quejas, o la maja y el ruiseñor(비탄, 또는 처녀, 그리고 나이팅게일)은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다. 마치 처녀와 나이팅게일이 애절한 노래를 함께 부르는 것 같은데, 처녀가 노래하면 나이팅게일이 ‘대답’하는 것 같이 표현되고 있다.

 

Balada: El amor y la muerte(사랑과 죽음 – 발라드)는 쇼팽의 발라드와 같은 틀을 가지고 있는 발라드곡이다. 그라나도스는 시작 부분이 ‘풍부한 표현으로 고통스럽게’ 연주되어야 한다고 지시한다. 여리디 여린 선율에서 갑작스레 포르티시모로 변하는 극명한 셈여림의 대조는 마치 웃다가 울다가 또다시 웃는 것처럼 슬픔의 과정을 환기시킨다. 이 곡 또한 고야의 동명 작품을 기반으로 했다.

 

작품의 에필로그 Serenata del espectro(유령의 세레나데)는 유동적인 춤곡으로, 변덕스러운 유령이 피아노의 건반을 마구 두드리다가 갑자기 기타를 잡고는 으스스한 연주를 하는 것만 같이 들린다. 어느 부분에서는 광란적인 에너지가 넘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내 차분하고 구슬픈 연주가 이어진다. 수수께끼와 같은 이 세레나데를 듣고 있으면 “빛과 그림자만이 존재한다.”는 고야의 말을 떠올리게 된다.

 

Allegro de Concierto, Op. 46

알레그로 데 콘체르토, 작품 46

 

그라나도스는 극적인 최후를 맞이하여 일약 세계에 그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라나도스 부부는 그의 걸작 가극 [고예스카스]의 초연을 뉴욕에서 성공리에 마치고 스페인으로 돌아가던 중, 그가 타고 있던 배가 독일 잠수함에 의해 격침당해 영불해협에서 일생을 마쳤고, 이 비참한 최후는 세계적으로 크게 보도되었다. 49년에 걸친 생애 중에 그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의 작품 세계는 스페인 특유의 정서를 담았으며, 산야에 남아 있는 동양풍의 가락과 리듬을 채택하는 등 매우 다채로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작곡 테크닉은 전문적 교육이 바탕이 된바, 자유롭지만 완전한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알레그로 데 콘체르토’는 그가 존경했던 작곡가 중 한 명인 리스트의 화려한 스타일을 기초로 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라나도스의 음악을 사랑하는 피아니스트들과 관객들이 그의 매혹적인 음악 스타일과 호소력 짙은 성향을 즐기기에 매우 적합한 작품이다.

 

박정민 기자 passion@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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