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건희 회장은 뭐라고 말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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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건희 회장은 뭐라고 말씀할까?
  • KNS뉴스통신
  • 승인 2017.10.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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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前삼성전자 사회공헌담당)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일까?’

누군가가 나에게 이같은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기나긴 인생의 여정이나 순례자와 같은 삶 속에서 각자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오늘도 변함없이 수행하는 미션(사명)은 물론 있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수행하는 목적을 항상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삼성전자㈜에서 사무혁신업무를 담당하던 시절에는 목적이 없는 업무는 과감하게 폐지시키는 경영혁신활동을 추진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당시 많은 사원들이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공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그 기업의 고유한 기업문화와 경영가치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업문화와 경영가치관이 정립돼 있어야 경영자로부터 사원에게 이르기까지 공통의 가치관을 갖고 회사 일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93년은 삼성그룹의 경영가치관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 시기였다.
이건희 회장께서 삼성그룹 경영의 위기감을 느끼면서 시작된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시작으로 새로운 경영 화두인  '질 위주의 경영, 나부터 변하자!'라는 신경영이 시작됐다.

그 때 당시 수개월 동안 이건희 회장께서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임원들에게 말씀한 어록을 정리하는 일에 필자는 많은 시간 동안 참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어록의 내용들 중 임직원들의 교육용으로 체계화해 오픈한 내용들이 있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도 다수 있다.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갖고 있는 최고경영자가 있는 삼성그룹은 초일류기업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금도 기억나는 이건희 회장 말씀들이 머리에 맴돈다.

“미래를 생각하면 등줄기에 땀이 흐르고 잠이 오지 않는다!”
“삼성인들이 지켜야 할 삼성헌법이 있는데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이다”
“정도 경영을 해야 한다”

많은 시간들이 흘렀지만 이건희 회장께서 또렷하게 말씀하셨던 내용들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언제부터인가 경기도청 소유였던 경기도건설본부 부지의 매매 목적과 현재 사용 실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지켜보았다. 필자가 그  당시 삼성전자㈜의 수원 실무책임자로서 실태를 잘 알고 있어 올바르게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를 해본다.

삼성전자㈜가 당시 경기도지사이던 손학규 지사께  “삼성전자㈜ 수원 단지에는 연구소를 건축할 부지가 부족하니 경기도건설본부 부지에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를 건립할 수 있도록 매각해 달라”고 요청했고, 경기도청에서는 도시계획법, 공유재산관리법 등의 여러 가지 법규들을 적용해 경기도청 소유의 경기도건설본부 사무소를 수원의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키고 수의계약으로 삼성전자㈜에 부지 소유권을 이전하는 특혜(?)를 주었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경기도청으로부터 경기도건설본부 부지를 매입한 후에 삼성SDS㈜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전산센터를 건축,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경기도건설본부 부지에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를 건립하겠다” 라고 하던 당초 부지 매입 목적은 시행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다 경기도건설본부 부지 소유권도 삼성전자㈜에서 삼성SDS(주)로 이전시켜 주었다.

결과적으로 삼성SDS(주)의 전산실을 건축하도록 잘 사용하고 있던 경기도건설본부 사무실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시키고 공유재산을 매각한 것이다.

그러므로 경기도건설본부 부지 매매에 따른 논란은 아래와 같은 관점으로 판단한다면 독자들의 혼란도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첫째, 삼성전자㈜가 경기도청에 경기도건설본부 부지 매각 요청을 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삼성전자㈜는 분명 “삼성전자 소트프웨어연구소를 건립하겠다”고 했다. 이는 삼성전자㈜ 스스로 제작한 홍보책자에도 그렇게 기술해놓았다.

둘째, 경기도건설본부 부지에는 어떤 건물이 건축돼 있고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가?

현재 경기도건설본부 부지에는 삼성SDS㈜ 소유의 건물이 건축돼 있고 수원시에 납부하고 있는 세금도 일반건물에 준해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연구소 건물이라면 세금 감면효과가 있어서 절세를 할 수 있지만 연구소 건물이 아니고 일반건물이기에 세금을 일반건물에 준해 납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연구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기도청의 관련공무원들은 열심히 법률 검토 등을 통해 경기도건설본부 부지를 삼성전자㈜에 소유권을 이전해 주었지만 삼성전자㈜는 당초 목적과 다르게 삼성SDS(주)에서 전산실 건물을 건축하도록 했고 부지 소유권까지 이전을 완료시켰다. 결과적으로 경기도청 후임 담당공무원들의 관리소홀로 당초 약속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 건립이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경기도청 관련 공무원들은 지금이라도 경기도건설본부의 매매 목적을 제대로 확인하고 약속한대로 시행하지 않은 삼성전자㈜에게 원상복구를 요구하든지 아니면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로 운영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경기도건설본부 부지 매입 목적이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 건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SDS(주) 전산센터를 건립해 사용하도록 한 것과 부지 소유권을 삼성SDS㈜로 이전한 것에 대해 경기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또한 당초 목적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원상회복 조치를 취하는 것이 이건희 회장께서 말씀하신 삼성헌법과 정도 경영을 준수하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들을 이건희 회장께서 모두 아시게 됐다면 뭐라고 말씀을 하셨을까 자못 궁금하다.

아무쪼록 삼성전자의 경영이념과 같이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 라는 미션을 잘 이루어 나가길 기대해본다.                                                                      

김진호(前삼성전자 사회공헌담당, 前경기도청 투자통상자문관)

KNS뉴스통신 kn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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