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루과자점 장은혜 대표 "작지만 응축된 맛,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 맛 보실래요?"
상태바
[인터뷰] 모루과자점 장은혜 대표 "작지만 응축된 맛,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 맛 보실래요?"
  • 정차원 기자
  • 승인 2017.09.26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NS뉴스통신=정차원 기자] 해운대역 구 역사 뒤편에 자리한 모루과자점은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 전문점이다. 오래된 연립 빌라 1층에 자리한 가게는 마치 일본 교토의 작은 가게를 떠올리게 한다. 고즈넉한 풍경과 절제된 인테리어가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모루과자점 장은혜 대표는 1년에도 수십 차례 일본을 방문한다. 도쿄, 오사카 등 일본 대도시를 방문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교토를 비롯해 일본의 소도시를 주로 찾는다. 그는 소도시의 작은 가게에서 대를 이어가며 자기 집의 맛을 지켜나가는 정성스러움을 담고자 한다. 

장 대표는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를 모루과자점보다 잘 굽는 집이 많으며, 저 자신도 모루과자점이 유명한 맛집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다만, 제가 일본의 작은 가게에서 감동한 정성만큼은 어느 유명 맛집에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모루과자점의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는 우리가 흔히 아는 파운드 케이크보다 작다. 그의 표현대로 맛을 응축했다. 만드는 방식도, 식감도 다른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는 지금껏 부산에서 볼 수 없던 맛을 선물한다. 그가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맛과 공간의 기억을 들어봤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모루과자점

 일본의 작은 가게를 보는 기분마저 듭니다.

처음부터 일본 교토의 작은 과자점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습니다. 일본 스타일 중에서도 최근에 유행하는 빈티지한 느낌을 주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곳곳에 미술 작품이라든지 고가구를 배치해 함부로 버리는 공간 없이 세심하게 연출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느낀 공간의 경험을 재현하고자 애썼습니다. 공간을 만드는 분도 같은 생각일 텐데, 어떤 공간을 만드는 이유는 그 공간에서 느낀 감정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 저는 모루과자점의 공간에 관심을 보인 지인들을 위해 저만의 일본식 인테리어를 선보였습니다. 모루과자점 이전에 일본식 카레 전문점을 연 적이 있는데, 모루식당의 공간 디자인도 모루과자점과 같은 맥락이었으니까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파운드케이크 전문점 모루과자점

 사각의 파운드 케이크가 앙증맞을 정도로 아담합니다. 오키나와 소금 우유는 독특한 단맛을 내고요.

모루과자점에서는 재고 소진으로 문을 일찍 닫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일부 손님들은 마케팅을 위해 소량만 굽는 것으로 오해하는데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모루과자점의 일본식 파운드 케이크는 대량 생산이 어려운 방식으로 만듭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이 많이 갑니다. 일주일에 이틀을 쉬는 것도 하루는 다음 날을 위해 준비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제가 일본에서 배운 것은 공간의 감성뿐만이 아닙니다. 맛을 대하는 자세에서도 저는 감동했습니다. 아무리 소도시의 작은 가게에서도 음식을 만들 때 공을 들이고 정성을 다합니다. 정성 어린 맛은 결코 공장에서 대량 생산으로 낼 수 없습니다.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을 때 음식에는 맛이 깃듭니다. 물론 모루과자점보다 맛이 훨씬 좋은 집이 많습니다. 더 전문적으로, 더 맛있게 말입니다. 하지만 모루과자점은 적어도 정성에서만큼은 그 어느 집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파운드 케이크는 신선한 재료를 그날 받아 바로 소진합니다. 말차, 쇼콜라, 보늬밤(껍질 채 말린 밤), 쿠다모로(말린 과일), 계절마다 단호박, 홍차, 벚꽃 조림을 넣어 총 6종의 파운드 케이크를 만듭니다. 홀 케이크와 낱개를 판매합니다. 선물세트는 홀 케이크 두 개와 6종의 파운드 케이크로 구성됩니다.

오키나와 소금 우유는 직접 만든 젤리에 살짝 데운 우유를 붓고 오키나와산 소금을 같이 드시는 음료입니다. 젤 리가 따뜻한 우유에 녹으면서 특유의 부드러운 맛이 나고, 오키나와산 소금의 짠맛이 먹을수록 젤리의 단맛을 더합니다. 오키나와산 소금은 생각보다 짜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모루과자점에서 선보이는 사각의 파운드케이크

 작은 가게를 계획하는 분들께 조언 한 마디 부탁합니다.

이제 막 창업을 하시는 분들께 먼저 창업을 한 사람으로서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인테리어에 너무 많은 비용을 쏟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 비용으로 자신이 창업하고자 하는 메뉴의 음식을 되도록 많이 드시러 다니시길 권합니다. 요식업의 창업 성공 비결에 대해 간혹 물어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비결은 모든 분들이 다 알고 계시는 '맛, 친절, 인테리어' 이 세 가지를 꾸준히 지켜내는 가게인 것 같아요. 하지만 친절함과 인테리어야 요즘 대부분 감각이 뛰어나신 분들이 많고 그래서 대부분의 가게들이 대동소이 하지만 맛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의 주된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맛을 꾸준히 지켜낸다는 것이 힘든 부분이고 수많은 가게들 중 우리 가게만의 특별한 맛을 찾는다는 것이 더더욱 힘든 부분일 텐데, 그러기 위해서는 어디서 배우고 누구한테 배웠느냐보다는 정말 많이 먹어보고, 그래서 맛의 기준이 서 있는 감각 있는 사람을 이기기는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추기는 힘들지만 그 음식에 들어간 정성의 깊이는 보이기 마련이고 그 정성을 쏟기 까지 많은 맛의 경험의 스펙트럼을 넓히시길 권합니다. 저는 지금도 매번 일본에 갈 때마다 새로운 가게 새로운 파운드케이크를 맛보는 기회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제가 맛의 기준이 서야 모루과자점의 케이크를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리란 믿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정차원 기자 2kters@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