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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환 대법관 “법관 독립은 사법권 생명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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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환 대법관 “법관 독립은 사법권 생명과 같아”
  • 표민혁 기자
  • 승인 2011.11.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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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표민혁 기자] 사법부 내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박시환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대법원을 떠나며 “재판의 독립과 법관의 독립”을 강조했다.

박시환 대법관은 18일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법원이 다수의 뜻에 순치된 법관들로만 구성되는 경우에는 그 사회는 사법부가 존재하지 않는 비극적인 사회로 전락되고 말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판의 독립, 법관의 독립은 사법권의 생명과 같다”며 “법관이 독립해 재판하기 위해서는 법관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이 주어져야 한다”고 ‘법관의 자율성’을 밝혔다.

또 “다수나 강자의 입맛에 맞게 통제되는 법관, 순치되는 법관으로는 다수와 소수, 강자와 약자의 이익을 두루 살피고 다양한 가치관에 따라 창조적인 법해석을 통한 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법관은 “그러나 법관의 자율은 그냥 주어지지는 않는다”며 “법관을 통제하고 자기편으로 길들이려는 욕구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어, 결국 법관의 자율은 법관 스스로가 싸워 지킬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결함, 끊임없는 자기성찰, 한결같은 진정성, 그리고 법관을 길들이려는 시도에 맞서는 담대한 용기, 이것들만이 여러분들의 자율성과 재판의 독립을 지켜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박 대법관은 “법원은 그 시대의 고민과 아픔을 모두 품어 안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우려내는 기관이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다수의 이익과 행복을 좇아 결론 내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소수자, 소외된 자, 약자의 행복이 그 대가로 지불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수자의 이익을 보호해 주면서도 동시에 소수자가 무엇을 아파하는지, 그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를 함께 가슴아파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지 못한다면, 법원은 다수자들의, 그들만의 법원에 머무르게 되고, 그 바깥으로 밀려난 자들은 버려진 사람으로 남아 하소연할 데 없는 아픔을 품고 잊혀진 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수자, 약자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서는 소수자, 약자의 처지에 공감을 하는 분들이 법관 속에 포함돼 있어야 하고, 특히 최고법원을 구성하는 대법관은 반드시 다양한 가치와 입장을 대변하는 분들로 다양하게 구성돼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주장했다.

표민혁 기자 nsws@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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