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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 진단석] 대웅제약VS유나이티드 "쌍둥이 자식 내가 길렀어" 주장 막장드라마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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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 진단석] 대웅제약VS유나이티드 "쌍둥이 자식 내가 길렀어" 주장 막장드라마 연출
  • 조창용 기자
  • 승인 2017.09.20 2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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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모사프리드 제네릭 가스모틴 서방제 출시임박 VS 유나티드, 가스티인CR 100억대 매출

[KNS뉴스통신=조창용 기자] 공중파TV들의 아침 막장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었다. 막장드라마 소재에 자주 등장하는 ‘쌍둥이 자식이 어릴때 우열곡절로 서로 다른 환경에서 키워졌다 성인이 된뒤 다시 만나고 이후 벌어지는 두 집안의 ‘혈육증명 논쟁’' 같은 일이 우리 제약업계에 심심찮게 특허분쟁으로 나타나곤 한다.

무슨 얘기냐 하면 대웅제약·유나이티드제약 간 '800억 기능성 소화제' 특허분쟁 얘기다. 소화불량 치료제 '모사프리드(브랜드명 가스모틴)'의 오리지널 업체인 대웅제약이 서방제제를 곧 선보일 전망이지만 현재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모사프리드 서방제제를 작년 6월 허가받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쌍둥이자식(모사프리드의 제네릭 가스모틴)을 먼저 보유했던 대웅제약으로서는 자식을 뺏긴 기분이었다.  대웅제약은 이에 자극을 받아 지난해 가스모틴 서방제제 개발에 재착수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최근 기능성 소화제재 가스티인CR을 성공시키자 오리지널 모사프리드 제네릭 가스모틴을 보유한 대웅제약과 특허소송에 휘말렸다. 대웅제약이 오리지널 모사프리드의 서방정 제제 특허를 선등록했다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아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등록한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항,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대웅제약 특허가 오히려 무효이며, 자사의 대웅제약의 가스모틴에 대한 특허침해 요소가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양측의 특허분쟁은 진행형이어서, 결과에 따라 한쪽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사건의 전말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 간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6월 말 대웅제약을 상대로 '모사프리드 또는 이의 염을 포함하는 서방형 약학 조성물'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이 소송은 한국유나이티드가 가스티인CR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대웅제약의 서방형(徐放型) 기술 특허침해 시비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기능성 소화불량치료제 가스티인CR정.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제공>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당시 "가스티인CR정 개발 과정에 대웅제약이 특허를 근거로 개발을 방해했다"며 "특허무효와 특허침해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이 수입·판매하는 일본 다이니폰사의 오리지널 가스모틴은 2011년 3월 특허가 만료됐고 다수 제약사들이 제네릭을 출시했다. 대웅제약은 오리지널 보다 복용 편의성을 높인 개량신약 개발에 나섰지만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아래 개발을 중단했다. 대웅제약은 그러나 개발 중간중간에 여러 특허를 걸었는데 이번 분쟁 대상인 서방형 기술도 포함됐다.

대웅제약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맞소송을 준비해왔고 최근 소송을 제시했다. 가스모틴과 제네릭 시장이 연간 800억원대 규모다. 대웅제약 가스모틴은 2011년 408억원 매출을 기록했지만 특허가 풀린 지난해 198억원으로 축소됐다. 이틈을 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복용 편의성을 무기로 가스티인CR정의 매출을 100억원 이상 달성해 블록버스터급으로 키우고 있다.
 

대웅제약의 기능성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 정.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도 질세라 작년 10월부터 진행한 가스모틴 서방제제의 3상 임상을 최근 완료했다. 

대웅은 곧 품목허가를 신청해 내년쯤 발매를 기대하고 있다. 서방제제는 기존 1일 3회 용법을 1일 1회로 개선해 복용 편의성을 높인 제품이다.

가스티인CR정의 높은 상품성을 확인한 제약업계는 곧장 후속약물 개발에 돌입했다. 20개 넘는 업체가 벌써 가스티인CR정에 대한 특허심판을 제기하고,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대웅은 자료제출의약품으로 허가받기 때문에 제네릭과 달리 가스티인씨알의 재심사(PMS) 기간을 적용받지 않는다. 가스티인씨알은 2020년까지 재심사 및 자료보호를 의미하는 PMS를 부여받아 제네릭사들은 그 이후에나 제품을 신청할 수 있다.

대웅이 내년 서방제제를 출시하면 유나이티드제약과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오리지널업체의 판매경험과 폭넓은 거래처는 비록 후발주자이지만, 유나이티드를 크게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쌍둥이 자식의 진정한 부모가 누구인지 밝혀질 날이 다가오고 있다.

 

조창용 기자 creator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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