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현판전시실 재개관 특별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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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현판전시실 재개관 특별전 개최
  • 박강용 기자
  • 승인 2017.09.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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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편액'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등재 1주년 기념 특별전

[KNS뉴스통신=박강용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은 1일 아시아태평양 기록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하여 원내 현판전시실을 재개관하고,‘懸板(현판)과 만난 , 名筆(명필)과 만난 懸板(현판)’특별전을 개최한다.

현판은 민간 건축물의 기능과 그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유형문화유산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주요 생활공간인 전통가옥을 비롯해 서원과 향교, 누정에 걸린 현판은 유교철학과 선비정신을 이해하는 매체로 주목되어 왔다.

이러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이용두)에서 수집한 현판이 아시아 태평양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오늘(1일) 재개관에 맞추어 개최하는 특별전은 소장 현판 1300여장 가운데 서예사적 가치와 조형미가 뛰어난 60여 점을 엄선하여 전시한다.

고려 말 송설체로 이름을 날린 행촌(杏村) 이암(李嵓, 1297~1364)으로부터 일제강점기에 서법(書法) 이론서를 남긴 소우(小愚) 강벽원(姜璧元, 1859~1941) 등 모두 한 시대를 대표하는 명필의 작품이다.

목판에 새긴 현판 글씨는 한지에 적힌 여러 서예작품과는 달리, 서너 자구 안에 선비의 정신세계와 지향점을 응축해 놓음으로써 관람자로 하여금 그 뜻을 깊이 음미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조형미까지 감상할 수 있게 해 준다.

글씨는 심법心法의 표현

조선시대 선비들은 인격수양과 마음의 공부의 방편으로 서예를 익혔다. 퇴계 선생도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글씨 쓰기를 매우 중시하여, 한 점 한 획을 긋는 데도 마음을 두었다. 퇴계선생의 성품이 그대로 묻어나는 ‘역락서재(亦樂書齋)’,‘관물당(觀物堂)’,‘양정당(養正棠)’ 등의 현판 글씨는 엄정한 짜임과 꼿꼿한 필치, 도학자의 전형을 보여 준다. 이것이 글씨와 학문을 따로 떼어 설명하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나무에 새긴 조형 예술

나무 조각에 새긴 현판 글씨는 감상의 대상으로서 탁월한 가치를 지닌다. 현판의 형태나 색채, 새김의 표현에서 글씨가 발산하는 조형적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추사 김정희의 ‘화수당(花樹堂)’, ‘사서루(賜書樓)’ 현판은 서예 작품과는 또다른 서체의 유려함과 철학적 깊이를 체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흥선대원군의 ‘운암석실(雲岩石室)’현판 역시 서체의 미술사적 의의 뿐 아니라 전통적인 조각예술의 정신이 살아 숨 쉰다. 법도에 구속받지 않는 작가의 예술적인 경지가 현판에 온전히 드러나 있는 셈이다.

전통 현판의 가치와 보존

현판은 건축물과 공간기능을 드러내는 무언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현판 글씨에는 성찰을 향한 구도적 수양, 서예작품으로서 예술적 가치가 녹아 있다. 또한 현판은 그자체로 조형미를 느낄 수 있는 조각예술작품이다. 이처럼 현판은 문자를 통한 시대정신과 목판새김을 통한 예술성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문화재라 할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특히 현판의 수집, 보존과 계승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을 기운을 느끼는 초입에 꿈틀대는 현판 글씨가 궁금하다면 가족과 함께 유교문화박물관의 현판전시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박강용 기자 pgy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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