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30 (금)
인하대 민경진 연구팀, ‘주초위왕’ 가능성 실험
상태바
인하대 민경진 연구팀, ‘주초위왕’ 가능성 실험
  • 최도범 기자
  • 승인 2017.08.14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초위왕‘은 불가능…‘곤충학연구(Entomological Research)’지 게재
민경진 교수(가운데)와 연구팀. <사진제공=인하대학교>

[KNS뉴스통신=최도범 기자] 조선 중종 14년(1519년) 조선 왕도정치의 선구자이자 신진사림을 대표한 정암(靜巖) 조광조와 그 일파가 죽임을 당한다. 기묘사화이다.

기묘사화의 도화선이 된 사건은 이른바 ‘주초위왕(走肖爲王)’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연려실기술 에 따르면, ‘주초위왕’ 사건은 훈구파가 조광조를 비롯한 신진사림 세력을 없애기 위해 궁궐 나뭇잎에 꿀로 ‘주초위왕’, 곧 조광조가 왕이 된다는 의미의 글귀를 써 이를 벌레가 파먹게 한 다음 중종에게 바치게 했으며, 이로 인해 중종은 조광조가 역모를 꾸미고 있다 여기게 되고 조광조와 그를 따르는 이들은 사약을 받아 죽거나 귀양을 떠나게 된다.

실험자료사진. <사진제공=인하대학교>

과연, 가능할까?

이 역사의 기록을 현실에서 검증하기 위한 실험이 인하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진행됐다.

인하대학교 생명과확과 민경진 교수 연구진은 지난 2015년 5월부터 7월까지 2개월 간 2주 간격으로 관악산 일대를 찾아 꿀로 나뭇잎 뒷면에 임금 ‘王(왕)’자를 써두고 곤충의 섭식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어떤 나무에서도 ‘王(왕)’자가 새겨진 경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 교수는 “‘爲(위)’는 12획으로 이뤄져 있어 그 모양이 복잡하고, 주초위왕 네 글자를 쓸 만한 크기의 나뭇잎이 드물어 곤충의 섭식을 통해 글자를 만들기는 어렵다”며 “곤충이 유충으로 지내는 기간이 짧아 글자를 쓸 수 있는 시간 역시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점 역시 인위적으로 글자를 만들어 낼 확률이 낮은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박각시나방은 유충으로 있는 기간이 1년 중 20~30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Validation of 走肖爲王: Can insects write letters on leaves?’ 제목의 연구논문으로 발표돼 ‘곤충학연구(Entomological Research)'지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생명과학 석‧박사 과정에 있는 서응·이보라·최인수 학생이 함께 참여했다.

최도범 기자 h21yes@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