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은빛마을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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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은빛마을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품다
  • 이률복 기자
  • 승인 2017.06.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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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이률복 기자] 김포 고촌읍에는 작은 아이들의 쉼터 은빛마을이 있다. 은빛마을은 보통 일반인들이 부른 고아원, 보육원과 같은 시설로 5명에서 7명 정도의 아이들이 지내는 소단위의 아동 그룹홈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 속에서 많은 아이가 버려지고 있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나이에 가장 사랑해줄 사람들에게 버림받는다. 심지어 학대당하고 성폭행을 당하면서 자기의 자리를 잃는 아이들도 있다. 그렇게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 중 하나가 아동 그룹홈인데, 사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이 현 상황이다.

김포 고촌읍 아이들의 쉼터 은빛마을, 사진제공=은빛마을

아동 그룹홈이라 불리는 아동 공동생활시설의 경우, 2004년 1월 아동복지법 개정에 의해 사회복지시설로 규정되었고 2005년 1월부터 국가적으로 인정하고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미 10년 이상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의 ‘버려진 아이들도 국가적으로 책임지는 시설에서 누군가가 잘 키워주겠지’란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 우리는 이러한 시설에 대한 무지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엄마...

은빛마을 조화자 원장은 아이들에게 ‘엄마’라고 불린다. 그들에게 조 원장은 어머니고 아버지며 서로는 형제자매다. 올곧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은 이러한 시설은 뭔가 부족하고 아이들은 불만족할 것이며 청소년 시기에는 반항도 심하게 할 것이라 상상을 하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버려졌다는 이제는 많이 잊고 삶의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많은 아이들은 자신이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밥을 해주는 것을 시작으로 아이들의 진로를 함께 걱정하고 어떤 얘기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어떤 멘토분과 연계를 해야 아이들이 좀 더 좋은 방향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고 있었다. 

공동생활시설이라는 말이나, 그룹홈이라는 단어는 사실 이들과 어울리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작은 그 공간 안에서 가족이란 이름 아래 함께하고 있고 모두가 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보육 교사의 고충

은빛마을은 조 원장과 두 명의 보육교사가 함께 지내고 있다. 조 원장은 보육교사에 대한 국가적인 처우가 좀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광화문 1번가에도 의견을 제출하고 왔다. 대한민국에는 교사와 강사, 사회복지사 등 누군가를 가르치고 돕는 일의 종류가 다양하게 많은데, 그 중 아동 그룹홈의 보육교사는 가장 대우를 못 받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동 그룹홈은 24시간 아이들이 지내는 곳이고 사는 곳이며 많은 것을 배우는 곳이다. 보육교사는 국가로부터 145만 원에서 150만 원 상당의 월급을 받고 이들이 클 때까지 옆에서 그들을 돌봐주고 키워주는 이들이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만으로는 아이들을 기를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노력만으로는 맛있는 식사를 하기 힘들고 정말 힘들게 공부한다고 해서 좋은 직장에 취직이 되는 사회는 더더욱 아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이들에게 국가에서는 좀 더 많은 지원과 격려를 해줘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보육교사를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지금보다 늘어날 것이고 이어서 더 많은 아이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자라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받는 위로

태어났을 때부터 버려지는 아이부터 19세 미만의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아동 그룹홈의 원칙이다. 그러나 19살보다 더 커버린 아이가 취직한다고 해도 당장 살 곳이 없는 실정이라면 시설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렇기에 은빛마을에서는 아이들과 항상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다. 올해 19살, 고3이 된 남학생의 경우 초등학생 때부터 태권도를 시켜왔다. 아이는 태권도 교육 사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군인·경찰 등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할 거라고 말한다. 19살 이후에도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23살 아이의 경우 치위생사로 일하고 있으며 3~4년 정도 후, 간호대학을 갈 수 있게 조 원장은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이들은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당당히 자기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고 있었다. 김포 지역에 아이들이 버려지면 부천이나 군포 등 다른 지역으로 아이들이 떠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김포에서 버려지는 아이들을 김포에서 나가게 하기 싫은 마음에 조 원장은 아이들에게 힘을 주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 원장은 “이제는 그 아이들에게 위로를 받고 힘을 얻으며 살아가는 희망을 얻는다”라고 말한다.

태어난 아이에게 죄는 없다. 그러한 아이들에게 살아갈 희망을 주고 길을 열어주는 것이 미리 살아온 어른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시민의식이 부족한 듯 보인다. 버린 사람의 책임, 버려진 아이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말로 사회적 문제를 회피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어느 작은 공간에서, 우리가 모르는 몇 명의 사람들이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오늘도 밥을 하고 아이들과 함께 웃으며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률복 기자 startof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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