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08:32 (월)
[인터뷰] 57년간 중국가교역할 (사)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영주 이사장
상태바
[인터뷰] 57년간 중국가교역할 (사)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영주 이사장
  • 윤봉섭 기자
  • 승인 2017.06.09 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 정부는 현재 한중관계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해야

한·중 양국이 상호 Win-Win 할 수 있는 학술연구와 정책 발굴 및 우호교류의 증진을 목적으로 2003년 4월 설립된 외교통상부 소속 사단법인 중국정경문화연구원(이사장 이영주)은 양국의 정치·경제·문화를 포함한 전반적 사항에 대한 깊은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중견·대기업의 동반자로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왔고 한중 관계에 대한 탁월한 정책방향 및 전략을 개발하여 정부와 기업에 선제적 건의를 통해 양국 우호증진에 큰 기여를 한 이영주 이사장을 시사뉴스&이 만나 수교 이후의 한중관계의 역사와 여기에서 배운 교훈을 토대로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한중관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고언을 들어본다.

중국과의 수교 그리고 중국전문가에 대한 필요성
1992년 8월 24일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외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한다. 한국의 이상옥 외무부 장관과 중국의 첸지천(錢基琛) 외교부장이 중국 측 영빈관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공동 성명에 서명함으로써 한국과 중국은 정식 수교를 맺기에 이른다.

이 역사적 한중 수교로 한국에 가장 적대적이면서 북한에 가장 우호적이던 중국과의 관계가 풀려 동북아 지역의 안보 환경이 크게 호전됨은 물론 한국과 중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교류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한중 수교가 맺어지고 장밋빛 미래가 열리리라 생각했지만 정작 한중 양국에는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했고 누군가는 나서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가 절실했다.

중국을 알기 위한 학문의 길 그리고 실천의 길
이영주 이사장은 “가문의 옛 19대 선조인 목은 이색 선생께서 원나라와 명나라를 왕래하며 지금의 외교대사 역할을 했고 나의 부친께서 선조의 뜻을 이어받아 중국에 대한 공부를 할 것을 권유하셨다. 선견지명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그렇게 성균관대학교 중문과를 입학하였고 중화민국(현 대만)에 장학생 혜택을 받으며 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를 졸업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중수교 직후 포항제철 중국본부장으로 나가 있으면서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과정에 입학해 주경야독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며 그 당시 북경대학 한국인 1호박사로 CCTV 저녁 뉴스에도 나왔다고 알려주었다. 

또한 박사학위 논문은 지금의 중국을 가져온 개방정책의 효시 ‘등소평의 신외교전략’에 관한 것으로 지금까지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인용되고 있다고 하니, 실물경제와 학문적 이론 양쪽을 겸비한 이영주 이사장의 중국에 대한 남다른 식견은 이른바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와 맞물려 운명처럼 그에게 중국정경문화연구원의 설립을 가져오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영주 이사장은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당시에는 양국이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시기였다. 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진출하려고 해도 법령이 제대로 만들어 지지 않은 탓에 양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했다”고 설립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연구원을 설립하고 대기업인 포항제철이 중국에 진출할 당시 연구용역을 맡아 포철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진출을 도울 수 있었다. 또 중소·중견기업까지 비즈니스에 필요한 정보와 연구를 통해 양국 상호 기업 및 단체에게 필요한 알토란같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원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영주 이사장은 “내가 가진 네트워크와 지식을 나눈다는 생각으로 연구 활동에 매진했을 뿐, 큰 수익을 내기 위해 한 일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사드, 서두르기보다 지속적 대화 필요 ‘중국의 특성을 이해하여 중국맞춤형 한중관계를 모색해야’
최근 한중 양국 사이에는 사드 배치를 놓고 한중관계의 위기가 지속되어 왔으며 이제 새로운 문재인 정부는 이 문제에 대힌 슬기로운 해결과 함께 성공적인 한중관계 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고심해 온  자타공인 제일의 중국통 이영주 이사장은 다음과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사드 문제는 정답이 없는 문제다. 명확한 해법을 내놓기란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어려운 환경에 처할수록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정한 대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야 한다.

특히 중국은 일본이나 중국과는 다른 그들만의 독특한 특성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원칙을 중시하지만 그 원칙 하에서는 인간과의 관시에 기반한 신뢰 속에서 상당한 융통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특성을 잘 파악하여 여기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가져가야만 문재인 정부는 현재의 위기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한중관계로 만드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역설하였다.

“새 정부 출범 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서로의 국익을 위한 결론을 도출하려면 급하게 서두르기보단, 위에서 말한 중국의 특성에 맞추어 신뢰와 원칙 그리고 진정성을 바탕으로 융통성을 발휘해야 악화된 사드문제와 경제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라며 “융통성이란 게 특별한 게 아니다. 한국은 중국 내의 인맥 즉 관시를 활용해 그들이 진정 바라는 게 무엇인지 파악을 해야 하고 명분은 주되 국익에는 득이 되는 실질적이고 실리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올바르게 대처한다면 예상컨대 올해 안에는 기회가 올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한중관계를 위한 포석 1 ‘미래의 한국통 중국통이 될 한중인재 양성’
이영주 이사장은 10년 후 100년 후의 한중관계가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확고한 협력관계로 지속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한국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중국인 리더 그리고 중국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한국인 리더 즉 한중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그래서 ‘이영주 한중인재양성재단’이라는 장학재단을 설립하여 한중 양국의 미래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장학재단과 관련해 “장학재단 명칭 앞에 내 이름이 붙은 건 나의 뜻이 아니라 장학재단의 취지를 알고 있는 후원자들이 그동안 내가 양국 우호 증진을 위해 평생을 투신하였고 그 일환으로 장학재단을 운영하는데, 내 이름이 들어가면 더 많은 후학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부끄럽지만 1965년에서 1970년까지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를 졸업할 때, 장학금을 받았는데 그 당시만 해도 한국이 대만보다 빈곤한 환경이어서 큰 고마움을 느끼게 되었고 더욱 중국을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에 미래엔 반드시 장학재단을 설립해 한중 후학에게 내가 받았던 고마움을 돌려주기로 결정했던 일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몇 년 전, 사재를 털어 시작했는데 그동안 인생을 헛되이 살진 않았는지 중국 내 현지인과 기업인, 친구들이 지원해줘 무난하게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상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와 공부하는 중국유학생, 또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양국의 문화와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여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학생들이 시간이 흘러 기성세대로 성장하여 양국의 주축이 되면 지금보다 한층 더 깊은 이해로 서로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 이점이 이영주 한중인재양성재단의 설립 목표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런 장학 사업이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한중관계를 위한 포석 2 ‘중국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인재를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영주 이사장은 “앞에서 설명했듯이 중국과의 관계는 진정성을 기반으로한 신뢰에 기초해야 한다. 이러한 신뢰는 중국을 잘 알고 이해하며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긴적 관시를 활용하는 것이 정답이다“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번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은 그런 면에서 본다면 미국에 편중되어 있으며 중국 관계를 다룰 중국전문가도 눈에 띄지 않아 비외교 전문가 출신인 외교부 장관을 보완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하면서 ”특히 지금처럼 어려운 한중관계의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전문가들을 과감하게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여야 한다”고 재삼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중국 친구들이 종종 한국은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약한 것 같다고 말한다고 했다. 중국 속담에 ‘천리마는 많은데 천리마를 알아보는 사람은 적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중국과 서로의 상생을 위해 발전적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초석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삼국지의 조조는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바로 사람”이라고 했고 시경에서는 “사람을 얻으면 흥하고 사람을 잃으면 무너진다”고 전했다.

또한 당나라 태종은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은 사람을 얻는데 있다”라 말했다. 이 말인 즉,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언행을 통해 진솔함으로 대해야 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소통과 협력, 협치를 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한중 양국이 당장은 갈등을 겪더라도 진정성 있는 해답을 찾기 위해선 서로를 잘 아는 인재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해의 폭을 좁혀야 답이 있다고 본다”며 다시 한 번 인재육성 및 등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지난 27년간 중국을 오가며 쌓은 인맥 관계를 더욱 활용하여 한중 양국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만약 기회가 주어져 국가의 부름을 받는다면 양국 사이에서 한 사람이 할 몫을 백까지 끌어올릴 자신이 있다. 나의 선조께서 하셨듯이, 현재의 내가 한중 간 가교 역할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면 힘이 다할 때까지 노력할 생각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숙연한 생각이 들었다. 한평생을 한중 관계에 바쳐온 중국전문가의 굳은 절개를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윤봉섭 기자 ybs7733@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