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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 몰래 들어온 청와대 행정관 '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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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 몰래 들어온 청와대 행정관 '망신'
  • 김정환 기자
  • 승인 2011.10.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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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김정환 기자] 국회에서 18일 오전에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 청와대 직원이 몰래 참석했다가 들키는 소동이 일어나며 논란이 일었다.

이날 민주당 원내대책회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회의가 시작된지 10분 정도 지났을 무렵 갑자기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가 "원내대책회의는 언론을 위해 공개된 자리인데, 언론인이 아닌 사람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노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 당 대표실 도청사건이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청와대 직원이 야당 회의를 감시하기 위해 온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런 발언이 나오자 곧바로 민주당 당직자들은 노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목한 사람을 원내대표실 옆 회의실로 끌고 갔다. 이 사람은 청와대 행정관이었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청와대 직원에게 "정무수석실에서 온 거냐. 우리가 청와대 회의에 들어가느냐. 이건 스파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따졌다.

당직자들은 또 "우리가 한나라당 지도부 회의에 늘 있으면 되겠느냐. 그런 건 서로 안 하는 것"이라며 "누구한테 보고하느냐"고 몰아세우는 등 회의에 들어오게 된 경위 등을 캐물었다.

이런 가운데 소란이 벌어진 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관행적으로 해왔던 일"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 "비공개 회의는 물론 들어가지 못하지만 공개된 회의 때는 기자들도 들어가지 않느냐"며 "관련된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고, 관행적으로 들어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잡입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전략회의를 생중계 하는 사찰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오늘 아침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 무단으로 참석했다가 발각된 청와대 직원은 정무수석실 산하 제2정무비서관실의 하 모 행정관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아직까지 민주당 당 대표실 불법 도청사건의 진실도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청와대가 한미FTA 등 주요현안을 논의하는 민주당 원내대책회의를 염탐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실로 경악할만한 일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관행적인 일'이라고 변명했는데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김 원내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의 오만함과 민주주의 파괴행태가 어디까지 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행태"라며 정당과 국회에는 국정원, 경찰청 등 정보기관을 비롯해 각 정부 부처의 연락관이 상시출입하며 업무를 파악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민주당의 회의에 무단 참석해 정보를 염탐하고 실시간 보고하는 행태는 없었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명백한 야당사찰이라고 규정한다"며 "민주당의 허가도 없이 신분을 숨긴 채 야당 회의를 염탐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행위는 명백한 사찰행위"라고 비판했다.

김정환 기자 knews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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