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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숭환 前 서울 동작구의회 의장, ‘모란꽃을 바라보며’ 자서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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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숭환 前 서울 동작구의회 의장, ‘모란꽃을 바라보며’ 자서전 발간
  • 이기연 기자
  • 승인 2017.05.0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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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은 오직 삶에서 피어난다!
▲김숭환 前 동작구의회 의장은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인 김영랑이 그랬듯 나에게도 모란은 기다림의 꽃이었다. 불안하고 막연한 청춘의 시절, 모란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이 모란처럼 눈부시게 필 날이 있을 것이다’하며 자신을 위로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KNS뉴스통신=이기연 기자] 80을 바라보는 한 양복쟁이가 책을 냈다.

김숭환 前 서울 동작구의회 의장(현 김숭환 코코 양복점 대표)이 수십 년간 빼곡히 써온 일기와 메모를 엮어 ‘모란꽃을 바라보며’(책과 나무. 2017 근간)를 발간했다.

선거를 앞두고 서둘러 내는 흔한 정치인의 자서전과는 다르다. 중학교도 못 다니던 청소년시절, 공장의 시다(보조원)로 일했던 그가 3선의 동작구의회 의장까지 올라가며 겪은 진솔한 이야기들을 과장 없이 진솔하고 투명하게 담았다. 

그는 나이를 더 먹어 기억이 흐려지기 전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 출간한 ‘모란꽃을 기다리며’는 꾸밈없는 자신의 삶과 함께 역사를 열었던 이들에 대한 위로가 담겨 있다.

◆‘양복쟁이’에게 모란은 무엇이었을까?

김숭환 전 의장은 “‘모란이 피기까지는’ 시인 김영랑이 그랬듯 나에게도 모란은 기다림의 꽃이었다. 불안하고 막연한 청춘의 시절, 모란을 보며 "나도 언젠가는 이 모란처럼 눈부시게 필 날이 있을 것이다며 자신을 위로했다. 당시 볼품없었던 나의 생활과는 극명한 대조의 모습으로 핀 모란에 내 미래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책 제목이 ‘모란꽃을 바라보며’인데 모란(牡丹)은 저자의 불우한 청년시절을 위로해 준 유일한 상징이었다.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드라마의 주제곡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듣고 애절한 음색에 흠뻑 빠져 모란을 동경하며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과정이 흥미롭다.

무학의 젊은이가 구의회 의장까지 올라갔다. 누가 봐도 입지전적인 삶이다. 하지만 그는 30년 동작구에서 정치인으로 살았던 지난 삶의 가치를 ‘정치’가 아닌 ‘신앙’에서 찾았다고 고백한다.

◆감동은 오직 삶에서 피어난다!

그의 목표는 ‘하나님의 뜻’으로 바뀌었다. 책에 저자의 생애만 담긴 것이 아니다. 우리 시대 정치와 사람의 도리, 배움과 신앙에 대한 저자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30년 이상 정치를 하면서도 생활인으로서의 ‘양복쟁이’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완고한 생애에 공감하게 된다. 그는 하루하루 밥벌이를 위한 ‘위대한’ 양복제작을 버리지 않았고, 이는 그가 정치를 하면서 건강한 생활인으로서의 정도를 철저히 지킨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는 또 욕망이 넘쳐 뛰어다닐 때나 실의에 빠져 절망했을 때에도 늘 변하지 않는 사랑과 신뢰를 보내 준 아내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그는 65세에 검정고시에 도전해 중학교 졸업장을 따고 그 이듬해 고등학교, 그리고 2년 후 대학교, 그리고 최종 중앙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까지 거머쥐었다. 남들이 정년은퇴를 하며 인생 이모작을 그리고 있을 때 그는 배움에 도전했다. 못 배움에 대한 설움이 그만큼 컸을까? 그는 “무학자(無學者)라는 설움에서 시작했지만 결국 죽는 날까지 배움을 포기하지 않고 살고 싶었다.”면서 “끝까지 도전하는 삶이 가치 있는 삶”이라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살면서 참된 교훈과 영감을 얻는 때가 있다. 현란한 말과 명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매일을 고단하게 열어가며 자신의 삶으로 이를 증명하기란 쉽지 않다. 

또 지난 삶의 영화를 뽐내며 ‘신화’로서 자신의 삶이 아닌, 결핍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생의 마지막 하나님의 품을 갈구하는 겸허함 역시 ‘모란꽃을 바라보며’가 주는 감동이 여기에 있다. 고난의 사막에서 묵묵히 걸으며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삶 자체가 아름답다. 결국 그는 ‘모란’을 세속적인 성취가 아닌, 사랑과 믿음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이기연 기자 lolo006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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