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3년 역사담은 대한민국 대중예술의 중심,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석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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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63년 역사담은 대한민국 대중예술의 중심,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석현 이사장
  • 이률복 기자
  • 승인 2017.04.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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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이률복 기자] 1962년에 시작돼 올해로 56차 총회를 치른 한국 대중예술의 종가 (사)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는 서울시 양천구 목동 소재 ‘대한민국예술인센터’ 10층에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작사 작곡을 주로 하는 가요창작협회, MC와 희극인들의 모임인 연기협회, 가수들의 모임인 가수협회, 무용인과 탭댄스인들의 모임인 무용협회, 악기 연주인들의 모임인 연주협회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가요 지도자들의 모임인 가요강사협회와 음반 제작 및 가수활동을 돕는 매니저협회 등이 함께 조직을 다져가고 있다.

초대 이사장에 작곡가 박시춘 선생을 비롯해 작곡가 황문평, 연출가 박호, 가수 도미, 가수 박일호, 연주인 이상우, 연기인 석현, 가수 남진이 힘써 이끌어온 가운데 현재는 연기인 석현 이사장이 다시 이사장직으로 돌아와 역임하고 있다. 처음 ‘한국연예협회’로 시작해 ‘한국연예예술인협회’를 거쳐 현재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로 발전된 이 협회는 한국연예예술계의 살아있는 역사, 대한민국 대중예술의 중심으로 대표된다.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석현 이사장. 사진=김지윤 기자

“장르에 국한되지 말고 예술인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자”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는 전국 시군구에 무려 126개의 지회를 두고, 크고 작은 연예행사들을 섭렵해오고 있다. 지회경영은 첫째, 고달픈 민초들을 위로하는 한편 풀뿌리 예술인들의 권익을 키우고, 지역 예술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세 가지 큰 목적을 가지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엘리트 예술가들도 중요하지만 지방을 기반으로 두고 활동하는 전국의 풀뿌리예술인들이야 말로 너무나 귀하다는 것이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의 정신이다.

협회 연례행사인 대한민국연예예술상은 올해 23회를 맞는다. 다른 시상식과 달리 중앙과 지방의 개성 있는 연예인들이 일체감 있게 출연하고 있다. 9회까지 나간 ‘대한민국청소년트로트가요제’ 또한 지원자들의 경연 외 각 지회 또는 연합회(도지회, 광역시지회)에서 개성 있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단체별 공연을 올리기도 한다. 힘들게 열리는 무대인만큼 되도록 많은 회원으로 하여금 공유하도록 하자는 것이 협회의 목적이다.

“가난한 예술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꿈꾸다”

협회는 지난 2월 2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 그랜드파크홀에서 진행된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제56차 정기총회에서 ‘일자리 창출의 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날 행사에서 석현 이사장은 본부 주최의 행사, 지회 주최의 행사 등 가능하면 회원예술가를 한 사람이라도 더 출연시킬 수 있도록 하라는 당부를 전했다. 그는 “각 지회들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남도 도와주지 않는다‘며 ”연주인 한 사람, 합창단 한 사람, 가수 한 사람, 무용수 한 사람 등 작은 규모의 운영 위주로 가지 말고 적극적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무대에 올리려는 사랑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2017년 전국지회장 해외 연찬회. 사진=윤미지 기자

현재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는 ‘출연자 쿼터제도’를 주창한다. 출연자를 기용함에 있어 중앙예술가에 치우치지 말고 지방의 연예인을 합당한 만큼 출연시켜 중앙과 지방 예술계의 균형 잡힌 발전 도모를 위한 제도를 뜻한다.

또 같은 뜻을 가진 회원끼리 힘을 모아 방송프로그램을 공동제작 방영하게 하는 일도 석현 이사장의 자립자영(自立自營) 정신의 표출이다. 이는 힘을 모으지 않고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되지만, 힘을 모으면 출연도 할 수 있고 방송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작 실비를 들여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다수 회원들이 석현 이사장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보이는 가운데 석현 이사장이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수긍이 되는 이유다.

협회와 예술인들 앞에 밀려오는 거칠고 힘든 파고

돌아보면 1960, 70년대 밤무대공연과 극장공연 등이 활발할 때도 있었다. 더구나 1980년대 통행금지까지 해제되면서 황금기라 할 만한 때도 존재한다. 유흥업계는 탄력을 받았고 연예인들은 여기 저기 행사를 뛰느라 잠이 부족할 지경이었던 당시, 통행금지 해제가 가정을 파괴시킨다는 여론에 따라 밤업소의 공연시간이 짧아지면서 분위기는 일순간에 식었다. 그에 따른 결과로 많은 예술가들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연주인들도 MC들도 무용수와 가수들도 한꺼번에 일자리를 잃었다.

1990년대 노래방기기가 쏟아져 나오면서 그나마 몸부림치던 연주인들이 전멸상태에 이르렀다. 가요의 제작판매 여건이 바뀌고 더구나 음원의 불법다운이 성행하면서 메이저 레코드사들이 차례로 문을 닫았고 그에 따라 가요창작자들의 활동 여건도 나빠졌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각종 공연활동이 중지되는 것도 연예예술인들을 힘들게 하는 악조건이다. 정부로부터 협회로 나오던 지원금도 2007년 이후 없어지고 말았다. 정신 바짝 차리고 자립자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가 온 것이다. 협회는 이런 어려운 여건을 예견하고 ‘예술인복지법’ 제정에 대한 세미나 궐기대회 등을 가졌고 2015년 1월 1일 ‘예술인복지법 시행령’이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예술인의 장래가 보장되지 않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석현 이사장은 “어려운 여건 가운데 열심을 다하는 회원들을 보면 애틋하게 느껴진다”며 “협회의 수장으로서 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석현 이사장.사진=윤미지 기자

국가도 어쩌지 못하는 연금도 퇴직금도 없는 연예인

협회가 매년 5월 스승의 날에 행해온 (금년 제17회) ‘원로연예인 위로연 및 스승님 추대식’은 배우, 감독, 극작가, 가수, 작사가, 작곡가, MC, 희극인, 연극인, PD, 연주인, 등등 모든 분야의 원로연예예술인들 중에서 20명 안팎씩 초빙해 식사와 함께 위로연을 베풀고 소정의 위로금을 전달하는 행사다.

원로연예인들과 작별하며 한분 씩 손을 잡아본 석현 이사장은 몇 번이고 울컥울컥했다고 말한다. 예술인들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퇴직금도 없고 연금도 없다. 젊은 날 사회와 국가를 위해 그토록 열심히 위로봉사 하였지만 청춘이 가고 나면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석현 이사장은 이런 감회를 안고 이 행사를 마련해 오고 있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254명의 원로예술인들이 초빙되어 혜택을 입었다. 금년(2017)에도 20명이 초빙될 예정으로 준비되고 있다. 석현 이사장은 “그간 초빙된 얼굴들을 보노라면 이미 이 세상을 떠난 분들이 많다”며 “무언가를 베푸는 것도 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류의 밑바탕 되어 해외로 흐르고 있는 트로트 가요

석현 이사장은 모든 대중예술의 향도이지만, 특히 트로트로 대표되는 한국의 성인가요 재건에 대한 애정이 크다. 일제 때 나라를 생각하며 부르던 노래도 트로트 가요이고, 한국전쟁의 역경을 넘어올 때 전후방에서 격려하며 부르던 노래도 트로트 가요였으며, 전후의 폐허가 된 국토를 일으키며 불렀던 노래도 트로트였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트로트 프로그램을 줄이려는 경향을 보이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이 협회다. 협회는 근본적으로 트로트 가수들이 많고 트로트 가수들의 하소연이 많기도 하다. ‘가요무대’의 편성 시간이 10분 줄어든다는 정보로 접하고 투쟁에 나선 결과 5분을 지켜낸 것도 그런 민감한 반응의 하나다.

노래방기기에 트로트 가요 입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정보를 받고 투쟁에 들어가 트로트 입력을 회복시킨 것도 성인가요 사랑을 보여준다. 트로트는 쉬워 보이지만 진짜 잘 부르기는 어려운 노래다. 외국으로 수출된 노래방기기에는 어김없이 우리의 트로트 노래들이 가득 수록되어 있고 그래서 석현 이사장은 외국 여행 때도 트로트를 애창하고 있다. 트로트 가요는 소리 없이 한류의 밑바탕을 이루며 해외로 흐르고 있다.

좋은 트로트 가요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 좋은 트로트 가수를 육성해야 하는 개연성이 여기에 있다. 협회의 연례행사로 금년 13회째 맞는 ‘현인가요제’를 비롯하여 ‘대한민국청소년트로트가요제’ 또 연계 프로그램인 ‘파이팅 국민여러분’의 구성은 모두가 트로트가요의 외연을 확장하는 횃불이 되고 있다.

석현 이사장은 “비록 트로트 가요가 최근 젊은 세대의 문화 확장에 의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한류의 밑바탕으로 조용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모든 창작 예술가들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마음가짐으로 협회를 운영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협회 주관 행사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에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며 “십시일반 뜻을 모아 힘을 주는 협회원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률복 기자 startofdre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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