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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장사 수단으로 전락한 '시간제 등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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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장사 수단으로 전락한 '시간제 등록생'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1.10.04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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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조해진 기자] 대학입학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시간제로 등록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인 시간제 등록생.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일부 대학에서 시간제 등록생 모집을 남발해 부족한 대학재정수입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수도권 소재 대학은 총 입학 정원의 10% 이내로 등록인원을 제한하고, 시간제 등록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을 받는 시간제 등록생도 총 입학 정원의 10% 이내로 등록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대학들이 재학생과 통합해서 수업을 받는 시간제 등록생의 경우 사실상 등록 인원을 제한하지 않아 재학생 숫자보다 시간제 등록생이 훨씬 많은 대학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2008년부터 각 대학의 시간제 등록생 현황을 살펴본 결과 4년제 57곳, 전문대 31곳, 원격대학 19곳이 시간제 등록생을 모집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학 중에서 2008년 이후 지난 4년동안 학생 입학정원보다 시간제 등록생 숫자가 더 많았던 대학은 4년제, 전문대, 원격대학을 각각 10곳씩 총 30개 대학에 이르렀다.

2008년부터 이들 30개 대학의 시간제 등록생 실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학기까지 학생 모집정원에서 신입생 모집정원보다 시간제등록생수가 무려 3.8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들 30개 대학의 4년간 누적 재학생 숫자는 38만 5,619명이었는데 재학생보다도 시간제 등록생 숫자가 1.5배 이상 많았다.

30개 대학의 2008년 이후 재학생 등록금 수입 총액 중 시간제 등록생 등록금 수입은약 6.7%를 차지했고, 사이버대학의 경우 10개 대학의 4년간 재학생 등록금 수입에서 시간제 등록금으로 인한 재정수입이 약 17%나 됐다. 시간제 등록생 숫자가 2008년에 23만 3,589명에서 지난해 10만 4,188명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재학생 숫자보다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별로 사례를 살펴보면, 대구 소재 K대학의 경우 지난 4년간 신입생 모집 정원이 매년 150명에 불과했지만 4년간 무려 8만 9,380명의 시간제 등록생을 등록함으로써 31억 7,000여만원의 등록금수입을 올렸다.

학생 입학정원이 200명에 불과한 전남 소재 M대학의 경우도 지난 4년간 시간제 등록생이 연간 평균 1만 2,092명으로 집계됐다. 4년간 재학생들과 시간제 등록생들에게 거둬들인 수입은 각각 약 118억과 107억으로 등록금 수입이 거의 비슷했다. 입학정원에 비해 무려 60배나 많은 시간제 등록생들이 대학 재정의 짭짤한 수입원이 되고 있는 셈이다.

Y사이버대학의 경우도 학생 모집정원은 1,00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4년간 시간제 등록생 수는 1만 6,314명으로서 연간 평균 4,078명이나 됐다. 이 대학도 시간제 등록생들로부터 거둬들인 등록금 수입이 재학생 등록금 수입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이들 세 대학의 공통점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교과부로부터 감사를 받고 엄청난 규모의 비리가 적발되어 물의를 일으킨 대학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재학생 숫자는 1,000명도 안되는 대학 시설에서 수만명에 이르는 시간제 등록생 이 수업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결국 수업에 나오지 않는 상당수 시간제 등록생들로부터 대학당국이 수업료만 받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수업을 한다고 해도 시간제 등록생을 훨씬 많이 수용한 강의실에서 제대로 된 수업을 했을리 만무하다”며 “재학생과 통합해 수업을 듣는 시간제 등록생은 무제한적으로 받아들여 대학수업 장사를 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난 만큼 조속한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해진 기자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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