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질문 던지며, 웃음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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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질문 던지며, 웃음으로 마무리”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6.08.22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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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공감대화 삼무삼행(三無三行)-2

우리는 대화 방법을 주로 가족에게 배운다. 물론 하는 일이나 만나는 사람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말을 처음 배울 때 같이 살던 사람들의 방식이 평생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모가 아이의 눈을 맞추고 말을 들어주었다면, 그 아이는 상대에게 눈을 맞추고 대화할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고 부모가 “네 생각은 어때?”라고 질문하며 키웠다면, 상대의 의견을 물어보는 어른이 될 것이다.

여러분은 상대가 말할 때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는가? 아니면, 귀로 듣기는 하지만 표정은 없으며, 눈길은 다른 곳으로 돌리는가? 나는 평소 어떻게 대화하는가를 깊이 생각해보고, 아래 상황에 할 말을 적어보자.

<상황> 어느 날 아침, 학교에 일찍 온 학생에게 선생님이 “오늘 학교 일찍 왔네?” “네.” 학생은 얼굴을 외면한 채 무성의한 대답을 한다. 다음날 아침, 또 일찍 온 학생에게 “일찍 오니까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해서 좋지?” “네.” 학생은 고개를 숙이고 책만 보고 있다.

이렇게 건성으로 하는 대답과 외면이 일주일 계속됐다. 종례후 청소하는 학생에게, “이쪽이 조금 지저분하니 이쪽을 좀 더 깨끗이 청소해 줄래?” “…” 학생은 아무 대답 없이 자신이 하던 곳만 청소하고 있다.

선생님의 말 : 이 상황에서 선생님이 할 수 있는 말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학생을 비난하거나 상황을 판단하는 말이다. “너! 왜 선생님 말을 무시하니?” 더 심하면, “선생님 말이 말 같지 않아?”라고 버럭 화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학생에게는 더 말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다. “나는 왜 저렇게 학생을 가르쳤지?”, “저렇게 하는 학생에게 아무 말도 못하다니…. 한심한 선생님이네….”라고 생각하며 불편한 맘으로 뒤돌아선다.

세 번째는 아이의 상황을 짐작해 말하거나, 마음을 헤아려 말해주는 것이다. “선생님 말 못 들었어?”, “선생님 말에 귀 기울이지 못 할 만큼 힘든 일 있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서로 불쾌할 수 있는 상황이 반전된다.

네 번째는 나의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네가 아무 답도 안하고 청소만 해서 놀랐어. 선생님 말 못 들었어?” 혹은 “네가 요즘 힘든 일이 있다고 생각돼 걱정이 되네….”라고 말하는 것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대화를 하면 공감으로 소통할 수 있다.

이때 학생이 “선생님, 저 요즘 막 화가 나요!”라고 말을 한다면, “요즘 화가 많이 나니?’” 이렇게 앵무새가 되어 똑같이 되물어준면 된다. 학생이 그렇다고 답을 하면, “화를 참기 어려워?” 이렇게 질문을 던져 보자. 그리고는 “화가 자꾸 나는구나.”라고 앵무새처럼 따라해 본다. 그러면 학생이 말할 것이다. 예를 들면 “예. 화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할 수 있다.

대화는 핑퐁이다. 따라서 학생의 느낌을 읽어주면서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면 마음이 많이 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생의 마음을 읽어주며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의외로 심각한 일이 아닌 경우도 있다. 물론, 심각한 이유가 있다면 거기에 맞게 대화를 이어 나가면서 풀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각한 상황을 웃음으로 마무리해보자. “에이…, 너 사춘기로구나? 사춘기 너무 늦게 온 것 아니야?”라며 웃으며 마무리하면 어떨까. 다음 날, 학생이 훨씬 더 밝아진 모습으로 선생님에게 다가와 이야기할 것이다. 단지, 자신의 상태를 말한 것만으로 선생님과 소통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감을 받으면 여유로워지고, 너그러워진다. 자신감이 생겨 가슴을 펼 힘이 생긴다. 이런 힘들이 쌓여 인생에서 만나는 어려운 일들을 헤쳐 나가게 되는 것이다.

상대가 하는 말을 공감해주자. 어떻게 공감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앵무새처럼 따라 해보고, 질문을 던져 보자. 그리고 웃음으로 대화를 마무리해 보자. 이렇게 한다면 소통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백금자 서울 관악고 수석교사

 

 

 

 

 

 

서혜정 기자 alfime@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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