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공감’ 어렵다고요? “앵무새가 되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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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공감’ 어렵다고요? “앵무새가 되어 보세요”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6.08.16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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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공감대화, 시작은 '질문'에서부터!

“오늘 출근하는데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고…. 가방을 놓치는 줄 알았어요.”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답해야 할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는 ‘앵무새 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오늘 월요일이라 그런 거예요.”

“나도 지난번에 그랬어요!”

“항상 만원 지하철이 걸리시나 봐요.”

“좀 일찍 나오시면 덜하다고 지난번에 말씀드렸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것은 자신의 ‘판단’을 드러내는 것이다. ‘판단’, ‘비난’은 상대와의 소통을 가로막는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를 때는 다음과 같이 '앵무새 되기'를 해 보자. ‘앵무새 되기’는 다른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다.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밀려다니셨군요.” 혹은 “가방을 놓칠 뻔 하셨구나.”라고 하면 ‘앵무새 되기’를 잘한 것이다. 이 대답에 '느낌'을 포함해 말하면, 더 만족스러운 공감대화가 된다.

더 나은 공감대화는 “지하철에 사람이 너무 많아 출근하기 힘드셨군요.” 혹은 “가방 안 놓치려고 힘 좀 쓰셨겠네요.” 이렇게 답을 하면 더 많은 대화가 오고 갈 것이다. 그런 다음에 질문을 던져 보자.

“오늘 월요일이라 그런가요?”

“나도 지난번에 그랬는데 어느 정도였는지 말해볼까요?”

“항상 만원 지하철이 걸리시는 건가요?”

“좀 일찍 나오시면 덜하다고 지난번에 말씀드렸었는데, 그렇게 나와 보셨어요?”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질문은 상대의 머리를 움직이게 한다. 그리고 대화를 풍요롭게 한다. 특히 아이들은 질문을 받으면 어른이 상상하기 어려운, 기발한 대답을 하곤 한다. 그래서 질문을 많이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IQ와 EQ가 발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부모와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명령과 지시를 주로 한다. 한국인 어머니들은 자녀가 학교를 다녀오면 묻는다. "오늘 선생님께 무엇을 배웠니?" 반면 유대인 어머니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는 자녀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오늘은 선생님께 무엇을 질문했니?”

서울시교육청의 교육지표 첫머리는 ‘질문이 있는 교실’이다. 질문을 받아본 적도, 질문을 해 본 적도 별로 없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질문을 잘하게 할 것인가? 필자는 수석교사가 된 후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교사는 어떠한 질문이 나오더라도 허용하고 이해하는 교실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며, 어떠한 질문에도 허용적이고 관대한 열린 마음과 귀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교실 문화가 정착된다면 왕따나 학교폭력 등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이 있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교사는 가장 먼저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들으려 해야 한다. 그리고 앵무새가 되어 반복해 주고, 다시 질문을 던지도록 하자.

아이들이 질문하면 성실히 대답하고, 모르는 경우 솔직히 “잘 모르는 것을 물어보니 답하기 어려운 걸, 우리 같이 찾아볼까?”라며 같이 성장하려는 교사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금자 서울 관악고등학교 수석교사

 

 

 

 

 

 

 

 

 

 

 

서혜정 기자 alfime@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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