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공던지기' 부탁 해보실래요?
상태바
[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공던지기' 부탁 해보실래요?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6.08.16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 부드럽게 '부탁' 잘하는 공감 대화법

내가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였는데 상대가 거절을 한다면, 나의 느낌은 어떨까? 나는 상대가 거절하는 것을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을까?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거절한다면, 그때의 나의 느낌은 어떤가?

공감대화를 네 항목으로 구분해 보면, ‘상황, 느낌, 바람, 부탁’이다. 이 중에서 ‘부탁’에 대해 알아보자. ‘부탁’은 공감대화의 네 항목인 ‘상황, 느낌 바람, 부탁’ 중에서 마무리 항목이다. 만약 특별히 부탁할 것이 없다면 생략해도 된다.

부탁은 질문형식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반적인 부탁의 말, “~ 해 주세요.” 보다 더 바람직한 부탁은 “~해 주시겠어요?” 혹은 “~해 주시기를 바라는데, 어떠세요?”이다. 이렇게 부탁을 질문형으로 한 후에는 답을 듣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려고 하고, 책임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일명 ‘공 던지기’라고 한다.

또 질문을 할 때는 긍정적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 수업시간에 교사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잡담으로 인해 설명하기 힘든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시끄러워! 왜 이렇게 떠드니?”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 상황에서 교사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서, 긍정의 부탁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선생님이 모두에게 설명을 잘하고 싶은데, 꼭 필요한 얘기가 있으면 나중에 하면 어떨까?”

이 부탁을 들은 학생들은, “네”하고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면, 자신이 선생님의 부탁을 들어주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면서 자란 학생들은 자존감이 굳건해져 IQ와 EQ 모두 좋아진다고 한다. 또 학생들이 선생님의 말투를 따라하고 배우게 돼 저절로 공감대화를 한다면, 공감으로 소통이 잘되는 교실이 될 것이다.

부탁할 때는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만약 직장에서 처음 만난 상사가 반말을 한다면, “저를 존중해주세요.”라고 부탁하면 무척 당황할 것이다. “내가 언제 존중하지 않았어?”라는 반문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제게 반말하시면 듣기 힘듭니다. 존대로 말해주시겠어요?”라고 부탁해야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자칫 명령처럼 들릴 수 있다. 이 부탁에 자신의 ‘바람’을 넣어 말해야 한다. 자신의 ‘바람’을 말하지 않으면 듣는 사람은 명령으로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람’을 넣어 구체적으로 부탁하면, “제가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것이 건방지게 들릴까봐 걱정됩니다. 부탁드리기 어려웠다는 것을 이해해주시겠어요? 제게 존대로 말해주시면 듣기 편하고, 마음 열고 소통하는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존대로 말해주시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이다. 그리고 물론 대답을 들어야 한다.

부탁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것이고, 상대가 거절한 것은 상대가 원하는 것에 충실한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거절에도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거절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진정한 부탁이라고 할 수 있다. 부탁의 목적은, 솔직함과 공감에 기반을 둔 인간관계를 만들어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미안함, 두려움, 거북함, 수치심 등으로 솔직하게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곪아 터지는 종기처럼 문제가 발생한다.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이 타인도 배려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자신에게 만족해야 한다. 그런 후에 타인을 배려할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부터 매일매일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대화는 될 수 있으면 웃음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심각한 대화를 한 후에도, 화를 낸 후에도

웃음으로 마무리 한다면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교실이 지저분해 학생들에게 “지저분한 교실을 보니 화가 난다. 항상 깨끗한 교실을 보고 싶다”라고 화를 냈더라도 대화의 마무리는, “아무튼 내일은 선생님이 깨끗한 교실을 보게 해줄 수 있는 거지?”라고 말하며 미소를 짓는다면 화는 사그라지고, 서로의 마음에는 앙금이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지구에 50억 인구가 있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25억 개의 종류가 있을 것이다. 사람관계는 이렇게 오묘하다. 공감대화의 방법도 오묘하다. 공감대화 네 항목을 상황에 맞게 사용해 자신만의 공감대화 방법을 만들어나가자. 그렇게 소통하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교실을 만들자.

백금자 서울 관악고등학교 수석교사

 

 

서혜정 기자 alfime@kns.tv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