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느끼는 대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변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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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느끼는 대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변화가?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6.08.16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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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판단 대신 느낌 표현하는 공감대화

“어떤 사람이 나를 판단하지 않고, 나를 책임지려 하거나 나에게 영향을 미치려 하지 않으면서 내 말을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들어줄 때는 정말 기분이 좋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듣고 나를 이해해주면, 나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게 되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칼 로저스의 말이다. 이처럼 공감이란 다른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 대화는 판단하거나 해석하는 대신에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느낌을 말하거나, 느낌을 물어보지 않는 사회이다. 오히려 느낌을 이야기하면, '굳이 뭘 자신의 느낌을 말하는 거야?' 하는 이상한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대화를 나누다가 느낌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그저 그래', '몰라', '글쎄' 등의 모호한 표현으로 얼버무리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혹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느낌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교실 바닥에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느껴'라고 말하는 경우 이것은 느낌이 아니다. '잘못되었다'는 것은 생각이지 느낌이 아니다. 느낌을 넣어서 표현해 보면, '교실 바닥에 휴지가 떨어져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화가 나거든'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느낌을 마치 교향곡의 악기 소리들을 구별해낼 수 있듯이 세밀하게 알아차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다, 싫다, 기쁘다, 슬프다, 괜찮다, 즐겁다, 힘들다 등의 몇 가지로만 표현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 가지 느낌만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느낌이 올라오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서 생기는 느낌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느낌을 정확히 알아차린 후 어떻게 느낀다고 말하는 것이 공감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느낌을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모든 것이 상대 때문이 아니고, 나로부터 일어나는 것을 인식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 느낌을 말해야 관계가 꼬이거나, 불투명해지지 않고 소통이 잘되기 때문이다.

느낌을 말할 때는 첫째,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표현해야 한다. 다양한 느낌 표현 단어를 적어보고, 말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분이 아주 좋다'라는 표현보다는 '뛸 듯이 기쁘다'라는 표현이 더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또 '기분 안 좋아 보이네' 보다는 '기운 없고 풀이 죽어 보이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낫다.

둘째, 오해받았다거나, 모욕당했다거나, 무시당했다는 피동의 느낌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단어들은 내 느낌이 상대에게서 나왔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상대는 오해하지 않았을 수 있고, 모욕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느낌은 내가 만든 것이다. 상대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고,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해 내가 느낀 것이기에 나에게 책임이 있다. 상대가 나를 오해하거나 모욕하거나 무시하고 있다고 느낄 때, 다시 선택하면 된다. 이때 다른 느낌을 다시 선택할 수 있으며, 다른 선택을 할 때 훨씬 더 평화롭고 행복해진다.

'용기 있는, 편안한, 두려운, 걱정스러운, 어색한, 안심이 되는, 불편한, 다정한, 평화로운, 후련한, 신나는, 혼란스러운, 답답한, 궁금한, 무안한, 불안한, 마음이 아픈, 초조한, 든든한, 실망한, 경이로운, 난감한, 억울한, 괴로운, 감사한, 상쾌한, 활기 넘치는, 기쁜, 행복한, 뿌듯한' 등의 단어들은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들이다.

이러한 단어들을 사용해 느낌을 표현하면 먼저 자신이 바뀌게 된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전염시켜 주변을 행복하고 평화롭게 만든다. 더 나아가 어두운 사회를 밝은 사회로 바뀌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특히 교사가 이 대화법을 사용하면 자라나는 학생들의 EQ는 당연히 높아질 것이다.

백금자 서울 관악고등학교 수석교사

 

 

 

 

 

 

 

 

 

서혜정 기자 alfime@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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