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날 존중해 주세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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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쌤의 공감대화] "날 존중해 주세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 서혜정 기자
  • 승인 2016.08.16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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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감대화의 법칙

수석교사가 되고 나서 전국의 초, 중, 고교로 강의를 많이 다니면서 강의 듣는 사람들의 태도가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선생님은 앞에 앉아 강사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며 열심히 참여하고 어울리는 반면에 어떤 선생님은 뒤에 앉아 팔짱을 끼고 강사가 얼마나 말을 잘하나 지켜보자는 표정으로 앉아있기도 한다.

어떤 원인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소 상대방의 말에 대해 쉽게 평가하고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상대방의 말을 귀기울여듣기보다 말의 진의를 파악하고 상대방 말의 문제점을 짚어 내려한다. 이런 대화가 오가는 세계는 과연 행복할까?

크리슈나무르티는 ‘평가가 들어가지 않은 관찰을 하는 것이 인간 지성의 최고 형태이다.’라고 했다. 평가하고 판단하는 대신에 자신이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느낌만 말하는 것이 공감대화이다. 공감대화는 그 상황에서의 느낌을 바탕으로 자신이 바라는 것을 질문의 형태로 전달하는 것이다.

자신이 알아차린 느낌이 내면의 어떤 바람과 연결되는지,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이 해 주길 바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때 자신의 바람을 부탁할 때에는 반드시 질문의 형태로 해야 한다.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여 질문형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학생이 떠들면서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길동아, 떠들지 마.”라고 말하는 것은 공감대화법에 맞지 않는다.

“길동아, 조용히 해주겠니?” 또는 “길동아, 조용히 해주면 선생님이 설명하는데 도움이 되겠는데. 어때?”라고 바꾸어서 말하는 것이 공감대화이다.

그리고 명확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해야 한다.

“날 존중해 주세요.”라고 하지 말고, “제게 말할 때는 존댓말을 사용해 주세요.” 또는 “저에게 말할 때 존댓말을 해주시면 마음을 여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공감대화이다.

반면, 소통을 방해하는 대화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도덕주의적 비판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그 애는 너무 게을러서 책상 위도 정리를 못해. 그 사람은 말할 때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마구 말해.”

또 소통을 방해하는 것으로는 비교하기가 있다.

“철수는 이렇게 하는데 너는 왜 그러니?”

도덕주의적인 비판이나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말하게 되면 상대방은 불쾌감을 갖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존재 자체로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어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덕주의적 잣대로 비판을 당하거나 다른 대상과 비교를 당하게 되면 불쾌함을 느끼며 마음을 닫아버리게 된다.

공감대화란 우리를 서로에게 이끌어 주는 소통방법이다. 공감대화는 분석이나 비판, 비교가 아닌 타인의 욕구에 귀기울임으로써 새로운 측면으로 타인을 보게 되어 효과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공감은 치유의 힘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여린 면을 내보이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또한 ‘아니오’라는 부정에도 공감함으로써 상대방의 바람을 알게 되면 이 말을 개인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침묵 뒤에 숨겨진 느낌과 바람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공감할 수도 있다.

공감대화를 궁극적으로 우리가 자신을 대하는 방법에 적용함으로써 자신을 성장시키고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게 한다. 쉽지는 않지만 이를 위한 노력과 관심에 비례하여 자신의 삶의 질은 향상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쉽게 판단하고 비판하려고 할 때마다, 다시 생각하고 다시 선택을 하면 된다. 특히, 과거와 연결지어서 '언제나, 결코, 절대로, ~할 때마다, ~한 적이 있다, 번번히, 좀처럼'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현재, 지금 이순간의 상황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말해 보자.

수업시간에 학생들과 대화할 때 공감대화를 해보니 학생들과 소통이 너무 잘 되었고 화를 낼 일이 줄어들었다. 우리가 교실에서 매일 쓰는 언어의 방식을 바꾼다면 우리 안에 잠재해 있는 긍정적인 면이 밖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훨씬 소통이 잘 될 뿐만 아니라 더욱 평화롭고 따뜻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 백금자 서울 관악고 교사

백금자 서울 관악고등학교 수석교사

필자 소개=친절하고 꼼꼼한 선생님으로 유명해 학생들로부터 ‘친절한 금자쌤’이라 불리고 있다. 현재 서울 관악고등학교 수석교사로 재직 중이며, ‘질문이 있는 교실, 거꾸로 교실 수업' , '공감대화를 통한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해 강의를 하면서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기쁨과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2006년 제4대 명예지식인으로 선정되었으며 <친절한 금자쌤의 논술카페>, <3일 만에 끝내는 입학사정관제>, <친절한 금자쌤의 토론 달인되기>, <3일 만에 끝내는 학생부종합전형>, <질문이 있는 교실, 실천편>등 5권의 단행본을 집필했다.

 

 

 

 

 

서혜정 기자 alfime@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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