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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선희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이발소, 변화의 길로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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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선희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이발소, 변화의 길로 들어서다
  • 최문 기자
  • 승인 2016.03.18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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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최문 기자] 나이가 지긋한 남성들에게 이발소는 추억의 현장이다. 1960년대 경제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사람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 특히 일선에서 경제활동을 하던 남성들의 스타일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세련된 헤어스타일과 멋진 양복은 당시 엘리트들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성장하는 미용실에 남성들의 머리손질을 빼앗기면서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가장 큰 원인은 특히 주부들에게 이발소가 퇴폐의 온상처럼 비춰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렇다면 왜 그 무렵 갑자기 많은 이발소들이 퇴폐업소로 탈바꿈했을까? 이용사들의 현실을 살펴보고 문제점이 무엇인지, 앞으로 발전방향은 무엇인지 한국이용사회중앙회 김선희 회장에게 물었다.

다음은 김선희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김선희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

회장으로 취임하지 벌써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일을 했나?

☞ 중앙회장에 당선된 후 반대파들에 의해서 업무정지가처분신청 등 고소 고발이 많아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해부터 이용산업의 발전을 위해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어느 단체나 반대파가 있기 마련이지만 어려운 시기에 회장을 중심으로 서로 협력해 발전을 도모해야지 밥그릇싸움에 집착하면 공멸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 한때 번성했던 이발소들이 요즘은 위축돼 개업 점포의 수가 많이 줄지 않았나?

☞ 그동안 많이 위축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 오히려 개업점포수와 이용사자격 보유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용사과정을 채택하는 전문 교육기관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용사와 미용사 사이의 영업범위에 대한 다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고, 그 해결방법은 무엇인가?

☞ ‘깍기’와 ‘자르기’에 대한 해석이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다. 공중위생관리법에 의하면 이용사의 영역은 ‘깍기’이고 미용사는 ‘자르기’이다. 깍기는 일명 ‘바리깡’이라고 부르는 ‘클리퍼’를 사용해 머리를 손질하는 것이고, 자르기는 파마 등 여성의 머리를 손질하기 전 단계에서 가위를 사용해 머리를 자르는 것이다. 미용사가 클리퍼를 사용하여 머리를 손질하는 것은 현행법에 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해지는 명백한 불법이다. 따라서 행정기관에서 이를 단속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이다.

이용사와 미용사의 자격을 통합하는 것은 어떤가? 최근 모든 산업이 융합을 화두로 삼고 있는데 이용사와 미용사의 자격 일원화도 좋은 예가 될 듯하다.

☞ 공중위생관리법에 의해 이용사와 미용사의 영역이 엄격하게 구분하여 출발했다. 이용사는 남성, 미용사는 여성의 전용이었다. 그러나 미용실에 여성들만 있다 보니 강절도범죄가 자주 일어나 남성의 출입을 허용하게 됐다. 이용사들은 영업권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국가시책에 협력하고 동종업계에 종사하는 미용사들의 신변안전을 위해 묵인했다. 자격을 일원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법령이 개정돼야 하고, 이용사와 미용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재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 KNS뉴스통신과 인터뷰 중인 김선희 한국이용사회중앙회장(오른쪽).

이용산업(이발소)의 규모가 영세하고 시설도 낙후돼 이용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현재 이발소의 평균 규모와 종사원은 어느 정도이며, 앞으로 현대화, 전문화를 위해 어떤 방안을 가지고 있나?

☞ 10평에서 15평 사이의 이발소가 가장 많으며, 종사원은 보조원을 포함해 2~5명 정도가 일반적이다. 그동안 미용실에 비해 이발비가 저렴하여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국식 바버샵(Barber Shop)이 많이 생기고 있다. 바버샵은 이발뿐만 아니라 커피를 마시고 각종 안마기구 등을 설치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쇼핑도 가능하다. 한 마디로 남성전용 토탈 휴게실인 셈이다.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남성전용이라면 예전처럼 또 퇴폐업소가 되지 않을까?

☞ 이발소에 대한 오해가 많은데 사실 억울한 면이 있다. 이발소가 국민들에게 퇴폐업소처럼 보여진 데는 국가의 책임이 크다. 지난 1970년대 초 현 박근혜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께서 윤락가의 미성년자 윤락녀들을 직업교육을 통해 사회에 적응시키려고 했다. 이 프로그램에 의해 윤락녀들에게 이용, 미용, 편물, 양장 등의 기술교육을 실시했다. 다른 분야와 다르게 이발소는 남성전용 공간이라서 자연스럽게 퇴폐화된 경향이 있다. 정부의 단속과 이용업계의 자정노력으로 전국적으로 약 8000개 가량의 퇴폐업소들이 문을 닫았고 지금은 대부분 건전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용사회 중앙회에서 이용사에 대한 대 고객 서비스교육, 기술교육 등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나?

☞ 사실 지난 71년 간 이용사에 대한 서비스 교육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한국이용사회 중앙회는 서비스교육과 각종 경진대회를 통한 기술교육을 활발하게 전개할 예정이며, 패션, 남성모델선발대회 등 외부 단체의 행사와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상생, 협력할 계획이다. 또한 이용산업의 미래를 위해 이용산업연구소를 개설하고 바버TV를 개국했다.

이용사에 대한 교육 및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이 튼튼해야 할텐데 이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 현재 염모제를 OEM으로 생산하여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하나카드와 업무제휴를 하고 있다. 또한 보험사와 자동차보험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회원들의 회비가 가장 큰 수입이나 다양한 수익원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원들의 복리 후생 등을 위해서 중앙회에서 어떤 정책을 펴고 있나?

☞ 녹색연금제도를 도입했고, 국가의 지원을 받아 직무능력개발사업을 가동 중이며, 기능경진대회를 연 2회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좋은 아이디어나 사업이 있으면 제안해 주면 감사하겠다.

최문 기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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