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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프로 모두 석권한 세계챔피언 문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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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프로 모두 석권한 세계챔피언 문성길
  • KNS
  • 승인 2011.03.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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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세계선수권과 프로 세계챔피언을 동시 석권한 문성길 선수
문성길은 두 체급에서 세계최고의 자리에 오른 한국의 대표적인 파이터다. 그는 이미 아마추어시절부터 '프로에 가장 잘 어울리는 복서'란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고 아마추어의 세계선수권과 프로 세계챔피언을 지낸 단 두 명의 복서중 한명이다.

문성길의 복싱 역사를 되돌아보자.

허영모와 3연전 유명 아마추어 시절 문성길에겐 라이벌이 있었다. 지금은 교사로 재직중인 허영모라는 기막힌 아웃복서가 바로 그였다.
둘은 세차례 글러브를 섞어 첫 경기에선 접전끝에 문성길이 신승(辛勝)했고 나머지 두번의 경기에서는 문성길이 이의없는 승리를 거두며 아마추어 간판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당시 아마추어 복싱으론 이례적으로 이들의 라이벌전이 생중계되기도 하는 등 문성길의 상품가치는 이미 프로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진 못했지만 그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렵다는 세계선수권을 따냈고 월드컵대회를 석권하는 등 아마추어 답지않은 폭발적인 파워로 매력적인 복싱을 펼치곤 했다.

그는 88올림픽을 앞둔 87년 프로로 전향했는데 당시 복싱계의 대모로 잘알려진 심영자씨가 삼고초려 끝에 상상 이상의 액수로 베팅해 그를 프로무대에 세우는데 성공한다.
그의 복싱은 데뷔부터 이미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고 예상대로 시원시원한 주먹을 휘두르며 세계타이틀을 향해 접근해 간다.
 
7전만에 세계정상 정복 1987년 3월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프로데뷔전을 치른 문성길은 릭 바헬럿이란 선수를 1회에 KO로 때려잡고 '그 명성 그대로'임을 확인했다.

물론 그 다음도 시원한 KO행진은 계속된다.

프로데뷔 1년 3개월만에 6연속 KO승을 거둔 그에게 세계타이틀매치란 선물이 주어진다. 태국의 쌍둥이챔피언인 카오코 갤럭시의 WBA밴텀급타이틀에 도전한 문성길은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특설링서 벌어진 이 경기에서 버팅으로 인한 눈자위의 부상으로 그때까지의 채점(49-48, 50-49, 50-45)으로 판정을 거머쥐
면서 세계챔피언에 오른다.

1차방어는 에드가 몬세라트였고 7회 KO로 간단히 누르고 타이틀을 지킨다. 다음은 고바야시 치아키를 상대로 5회 TKO승, 가볍게 2차방어를 마쳤고, 전 챔피언인 카오코 갤럭시와의 3차방어전은 태국원정으로 펼쳐진다. 이 경기에서 문성길은 11라운드에서 두차례 다운을 당하며 일방적인 점수 차이로 셧아웃 당하면서 무관으로 물러난다. 

첫 검은 별을 단 문성길은 한차례 논타이틀전을 가져 가볍게 2회 KO로 승리하며 패배의 상흔을 씻고 한체급을 내려 주니어밴텀급으로 다시 세계타이틀 매치에 나선다. 당시 WBA는 카오코의 동생인 카오사이 갤럭시가 챔피언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고 WBC는 나나 코나두가 주인으로 버티고 있었다.
 
2체급 정복- 1990년 1월 20일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이 경기는 카오코와의 싸움에서와 마찬가지로 버팅에 의한 눈 부상으로 9회까지 경기가 열렸고 그 때 까지의 판정(86-84, 87-84, 86-82)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이 경기는 두 선수가 치열한 난타전을 전개해 코나두가 세 번, 문성길이 두 번씩 다운을 맛보
는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로 재미를 주었다.

그러나 두 번의 타이틀 획득이 모두 눈 부상에 의한 채점으로 마무리 되면서문성길의 두 체급 석권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문성길의 진면목은 챔피언이 되고난 이후의 방어전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전 세계챔피언인 길베르토 로만을 상대로 맞이한 1차 방어전에서 문성길은 9회 TKO로 승리 고비를 넘기고 그 이후론 거칠 것이 없이 내달린다. 마쓰무라 겐지(5회 부상판정)전도 부상으로 인한 판정이었지만 경기내용은 문성길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그에게 찾아온 또 한번의 고비는 나나 코나두와의 재대결이었다. 스페인의 사라고사로 날아간 문성길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난장을 깐다' 고 할만큼 1회부터 맹렬하게 부딪혀 코나두가 두 번이나 쓰러지고 러싱을가하던 문성길도 코나두의 카운터에 걸려 한차례 다운을 당하는 난타전을 펼치는데 4회 문성길의 맹공세에 코나두가 커버링에 급급하자 레퍼리가 경기를 끊고 문성길의 팔을 들어준다.
이렇게 큰 산을 넘은 문성길은 자신감을 회복해 강한 챔피언으로 자리를 굳혀간다.
 
9차방어..그리고 패배- 문성길의 돌주먹은 이후로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하며 어네스토 포드를 5회 KO로 격파하고 토삭 풍수파(5회 KO승) 알만도 살라자르(8회 TKO승)그랙 리차드슨(2-0 판정승), 일라리오 사파타(1회 TKO승)그리고 카를로스살라자르(2-1판정승)를 잇따라 이기면서 9차례의 방어에 성공한다.
문성길의 나이도 30세를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맞이한 도전자가 호세 루이스 부에노였다.1993년 11월 13일 포항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이 경기에서 문성길은 그답게 화끈한 경기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홈링인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타이틀을 지킬 수 있으리라 여겨진 게임을 펼쳤다.

그러나 판정은 어처구니 없게도 도전자의 2-1 승리였다.

심판의 채점표는 115-114로 문성길의 것이 하나였고 118-110(루 필립포 부심)과 117-112(마티 덴킨)로 부에노의 것이 둘이었다.그러나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비록 문성길의 프로모터였던 심영자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처럼 '심판들을 위한 로비'가 부실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든 점수차의 판정이 나온 것이다.물론 이 경기 후 문성길은 링을 떠나버려 재대결도 무산되지만 충분히 재대결이 가능한 경기내용이었다.

후진양성하는 돌주먹 문성길은 링을 떠난 이후 여러가지 일을 전전했지만 어린 시절 부터 복싱만 죽자고 해왔던 그에게 사회는 녹록치 않았고 결국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다고 여긴 복싱계로 돌아온 것이다. 지금은 3,000여명의 관원을 돌보는 바쁜 체육관의 관장으로 바쁘게 생활하며 지내고 자신처럼 똘똘한 복서를 길러내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성격적으로 다소 내성적이고 외골수의 기질을 가진 문성길은 복싱계의 선 후배들과 큰 교분은 없지만 자신이 맡은 일과 해야 할 일은 철저히 하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선수시절 부터 성실함과 곁눈질 하지 않는 복서로 유명했던 문성길이 과연 자신처럼 훌륭한 복서를 만들어 내 '명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을 증명해 낼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KNS webmaster@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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