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고려대를 비롯해 8개의 대학이 소재한 지역 여건을 활용해 각종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대학생들의 참신한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고려대학교 행정학과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성북구-고려대 공동정책과제 연구’가 대표적이다.
지난 7월에는 구청 아트홀에서 ‘생각이 모여 새로움이 됩니다’를 모토로 고려대 행정학과 학생 20명과 성북구 직원 30여명이 모여 민선6기 성북구의 주요 정책에 대하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실현 가능한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일회용품 다량배출 영업장 분리배출 활성화, 성북구 전통시장 살리기, 안전한 거리 만들기, 스토리텔링을 통한 성북동의 관광자원개발, 성북구 노인일자리 문제의 실질적 해결방안 5개 주제에 대하여 4개월간 진행한 연구를 바탕으로 수용자 위주의 픽토그램으로 일회용품 다량배출 영업장에서 분리배출 비율을 높이는 방안과 여대근처 핫스팟 지역의 안전을 높이기 위해 거리를 활용한 주민 유대 강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청소행정과, 일자리경제과, 감사담당관, 자치행정과, 도로시설과, 문화체육과, 노인복지과, 성북문화재단 등 구 실무자들은 현장에서 학생들과 토론하며 제안의 실효성과 우수 제안의 정책 반영을 검토했다.
아예 동 복지센터나 마을 경로당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성북구는 지난 7월 부터 성북동과 삼선동을 시작으로 생활 현장인 동 복지센터와 마을 경로당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30대 이상 주민과 노인을 대상으로 모든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제안 및 토론회를 마련했다.
예년의 ‘열린 토론회’와 ‘노인 주민 참여 예산제’의 절차를 간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았던 어르신들은 성북구 20개 전 동, 161개 경로당으로 찾아가자 기다렸다는 듯 제안을 쏟아냈다.
노인 생활 활동 분야, 노인 일자리분야, 경로당 개방화분야, 어르신 생활 안전분야, 어르신 문화생활 활성화 분야 등 5개 분야에 대한 생생한 의견 105건이 수렴되었으며 400여 명의 어르신이 참여했다.
구는 어르신 테마 공원 조성, 경로당의 어린이 놀이방 개방, 어르신 대상 성북구 역사 탐방 등 어르신들의 제안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사업들은 구청 관련 부서와 협의 후 오는 10월1일 노인의 날에 진행하는 어르신 주민투표의 안건으로 올리고 이를 통해 오는 2016년도에 시행할 예정이다.
청소년들도 성북구 정책의 진화에 한 몫하고 있다.
관내 청소년을 대표해 구성된 ‘청소년 구정참여단’은 청소년과 관련된 정책이나 이슈에 대하여 토론 및 다양한 실천 활동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으며 실현 가능한 제안은 적극 반영하고 있다.
‘청소년 구정참여단’은 지난 2008년에 구성되어 현재까지 6기 200여명이 활동했으며 지난 11일 28명의 청소년이 7기로 위촉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과 손잡고 관내 중·고등학교 재학생과 성북구에 거주하는 청소년이 참여하는 ‘성북구 청소년 참여 정책 창안대회’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24일 성북구청 아트홀에서 개막한 창안대회는 올해 2회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소년들의 참가로 예선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만13세~만18세의 청소년이 제출한 ‘성북구와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한 자율주제 제안서를 심사하여 본선에 진출할 10개 모둠을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형식에 제한 없는 발표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60여명의 청소년이 16개 모둠이 청소년의 시선으로 본 지역의 문제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톡톡 튀는 개성만점 제안들을 쏟아냈으며 기존과는 다른 문제인식, 해결방안들이 수두룩하게 나왔다는 게 성북구청 관계자의 말이다.
이번 대회의 대상은 성신여고 재학생으로 구성된 ‘똑순이 오형제’가 차지했으며 음식물 쓰레기 처리 방안으로 ‘한 평 퇴비장’을 건의하였다.
이외에도 ‘성북구 한옥 밀집지역 차별화 방안’, ‘청소년 아르바이트 보호 정책’, ‘성북구 고교연합의회 설립’ 등 다채로운 주제들로 대회를 풍성하게 하였다.
성북구는 이번 대회를 토대로 ‘청소년 참여 정책 창안대회 성과집’을 발간하고, 학생들이 제안한 정책은 해당부서로 보내 예산반영 가능성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이제는 시민의 시대, 마을의 시대, 생활정치의 시대”라고 강조하면서 “주민이 삶의 문제를 개인의 고민에서 그치지 않고 마을의 관계망을 통해 해결해가는 마을민주주의를 의욕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만큼 청소년, 대학생, 어르신, 주부 등 성북구의 다양한 구성원의 삶의 현장이 녹아있는 한마디가 제대로 반영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주민의 제안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성북구는 ‘주민참여를 넘어 주민자치’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주민이 실질적 결정권한을 가지고 보육, 교육, 안전 등의 문제를 마을의 관계망을 통해 해결해가는 마을민주주의 구현을 목표로 마을계획과 공공분야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까지 주민이 주도해 마을의 강점과 약점, 문제 등 자원에 대한 조사를 통해 마을의 미래를 결정하는 마을계획을 수립하면, 오는 10월에는 마을총회를 통해 주민투표로 마을계획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권대환 기자 kdh1275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