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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초무지개 재건축, 또다시 녹취 파문에 휩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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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초무지개 재건축, 또다시 녹취 파문에 휩싸이다
  • 박재필 기자
  • 승인 2015.02.13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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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연루 불법 리베이트 관련 녹음 파일 공개… 후폭풍 클 듯

[KNS뉴스통신=박재필 기자] 언론사 외압 관련 녹취 공개로 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도 가장 알짜 단지로 꼽히는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이하 서초무지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져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해당 파문의 장본인이 조합장인 데다 그 내용이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된 것이어서 충격을 낳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지난달(1월) 11일 서초무지개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긴급 이사회가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는 이곳의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인 한국감정원 직원의 배석 없이 진행되면서 조합 총무이사인 주모 씨가 휴대 전화로 녹취를 시작했고 대화 내용이 녹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사들의 불참으로 성원을 이루지 못하자 회담이 일찍 정리되는 과정에서 고석완 조합장과 주 이사가 나눈 대화 내용이 최근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주 총무이사는 “조합장이 권유한 불법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한 대화는 지난달 8일 제15차 대의원회에서 내가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한 회유 성격으로, 마치 내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 것처럼 몰아가 더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 어떤 조합원이 ‘떡을 만지면 떡고물이 묻기 마련’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나는 조합 임원은 떡을 만드는 것이지 떡고물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이사는 또 “조합이 바르고 투명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개한 만큼 이를 한 사람의 양심이자 이를 담은 목소리로 봐주면 감사하겠다”고 서면을 통해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음은 그가 밝힌 녹취의 주요 내용을 다듬은 것이다. 

▲ 그래픽=박재필 기자
이와 관련해 이곳의 한 조합원은 “고석완 조합장에 대해 선거 당시에도 녹음된 음성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그런데 또다시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실망감은 두 배가 됐다. 열심히 일하라고 뽑은 조합장이 공개 입찰하면 (업체 측이) 인사를 안 한다는 발언을 하고 있다. 유추해 보면 결국 업체를 뽑으면서 인사를 받겠다는 애기인데 어떻게 이런 사람을 조합장으로 뽑았는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조합원은 “최근 총회에서 감사 지적 사항으로 월권, 견적서 부정 발급, 무능 등이 알려지면서 고석완 조합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번복했다”며 “재건축사업을 장난으로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고석완 조합장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녹취 파문은 제쳐 두더라도 다수 이사ㆍ감사들이 등을 돌렸을 뿐 아니라 조합원들 역시 이번 사건은 절대 간과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이곳의 한 조합원은 “특정 건설사와의 연루설에서부터 당선 전후 수많은 의혹에 휩싸였던 고 조합장이 더 이상 조합원들로부터 신임받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심지어 사퇴하고 싶어도 그간 배후 세력이었던 업체들 때문에 사퇴도 못 하고 있다는 말이 돌 정도다. 기본적인 윤리 의식도 없는 사람을 조합장으로 뽑은 조합원들 역시 반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서초무지개 재건축사업을 투명하게 이끌어 갈 인재를 선출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고석완 조합장은 “목소리는 (내가) 맞다. 하지만 내용이 한날 한 것인지 여러 날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특히 기사가 나가는 것은 조합원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이건 정말 철저한 모함이다. 190만 원 (상당의) 인쇄비 견적이 발단이 된 문제로 거기서 무슨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정확한 견적이라 함은 같은 사양에서의 견적을 말하는 것인데 조직적으로 모함을 하면서 발단된 사건이다”며 “전체 녹취가 아닌 순간순간 말들이 녹취로 만들어져 내가 말하려던 의도가 아닌 내용들이 공개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총회에서 감사가 발표하기 전까지도 감사 내용에 대해 조합장인 내가 알지 못했다. 총회에서 발표한다고 해서 그러라 했고 녹취에 대해서도 생각조차 못했다. 방어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숨길 것이 없었다”며 “너무나 억울한 마음에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다수 조합원들이 뽑아준 자리에서 외압과 조직적 음해로 인해 사퇴할 수 없었기에 다시 한 번 마음가짐을 바로잡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공직에서 오래 몸담은 사람으로서 절대 이권에 개입한 사실이 없으며 자신과 뜻이 맞지 않은 이사ㆍ감사 몇 명이 조직적 음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본보는 작년 9월 19일자 <잘나가던 서초무지개 재건축, 불법 선거 의혹에 사업 적신호>란 제목의 기사에서 서초무지개 재건축사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거 관련 논란에 대해 자세히 다룬바 있다. 당시 이곳에서는 조합장 당선 여부를 두고 조합원끼리 패가 갈려 치열할 공방이 펼쳐졌으며 서초무지개 선관위에서 조합장 당선을 무효화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런 논란 속에서도 당시 고석완 후보의 조합장 당선이 기정사실화했고 서초구에서도 총회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 공식적으로 고 후보는 서초무지개 재건축 조합장으로서의 활동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녹취의 파문은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도 총리 후보자가 언론사에 외압을 가한 내용의 녹음 파일이 공개돼 총리 인준이 불투명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고 조합장의 진퇴 여부와 그에 따른 서초무지개 재건축사업의 앞날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사진=박재필 기자
▲ 사진=박재필 기자

박재필 기자 pjp7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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