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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종차별과 ‘CIA 고문 보고서 공개’를 통해 본 ‘미국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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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종차별과 ‘CIA 고문 보고서 공개’를 통해 본 ‘미국다움’
  • 박봉민 기자
  • 승인 2014.12.11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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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뉴스통신=박봉민 기자] 냉전 이후 세계 최강대국으로 ‘지구촌 경찰’을 자임해온 미국.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 마다 그들의 개입이 없는 곳이 없었고 그 결과는 대부분 승리였다.

분쟁에 개입할 때마다 내세운 미국의 명분은 ‘세계평화’와 ‘자유민주주의의 수호’, 그리고 ‘인권’이었다. 최근 유엔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할 때에도 미국의 노력과 도움이 컸다.

그렇다면, 정작 그들의 ‘민주주의’와 ‘인권’은 어떠한가.

미국을 이야기할 때 언제나 빠지지 않는 고질적 문제 중 하나가 뿌리 깊은 인종차별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백인경찰이 비무장상태의 흑인 10대 청소년에게 총기를 사용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시위가 한창이다.

게다가 지난 10일에는 ‘CIA 고문 보고서’가 공개되며 ‘인권국가 미국’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두 사건은 미국 인권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백인 경찰에 의한 흑인 청소년의 사망, 그를 기소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법체계, 그 내면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인종차별은 미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CIA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미국의 인권 실상은 수많은 국제분쟁에서 해결사를 자임했음에도 존경받지 못하는 나라 미국의 오늘을 웅변하고 있다.

이번 사건들로 인해 미국이 처한 위기는 생각보다 커 보인다. 특히, ‘CIA 고문 보고서’를 국제사회의 크나큰 비난에 직면해 있다. 정치적으로 갈등관계에 있는 나라들은 기다렸다는 듯 미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강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고 유엔 역시 관련자들의 처벌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미국은 여전히 강하다. 물론 향후 국제 여론의 추이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써는 여전히 강하고 앞으로도 강할 것으로 보인다.

왜일까? 이처럼 큰 사건을 겪고 국제적 망신살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여전히 건제하고 건제할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엔 ‘미국다움’이 있어 보인다.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는 그들의 태생으로부터 시작된 뿌리 깊은 고질병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을 선언한 이후 152년, 마틴 루터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연설 이후 52년이 지났고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미국의 인종차별은 여전하다.

또한, ‘CIA 고문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미국의 추악한 모습은 그들이 그토록 소리 높이던 인권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불의에 침묵하지 않고, 스스로의 치부를 감추지 않는, ‘용기’가 있다. 사실 ‘CIA 고문 보고서’의 경우, 스스로 밝히지 않았다면 굳이 비난 받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추악한 진실’, ‘그릇된 과거’와의 결별을 통해 ‘보다 나은 미국’을 건설해 나가려는 미국민들의 염원이 담겨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동서고금에 걸쳐 역사의 진보는 한 사람의 용기 또는 대중의 염원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언제나 민주주의와 인권은 투쟁을 통해서 발전되어 왔다. 그래서 민주주의를 가리켜 “피를 먹고 자라는 꽃”이라 하지 않았는가.

지금 세계는 미국의 용기, 저력, ‘미국다움’에 주목하고 있다.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낸 용기처럼 그 치부를 완벽하게 도려낼 용기가 있는지, 자신들의 역사에서 늘 어둠으로 남아있던 뿌리 깊은 인정차별 문제를 이번에는 해결해 낼 수 있을지...

그리고 그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봉민 기자 mylovepbm@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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