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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 보다 강한 한진重 여파, 국회에서 진정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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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진 보다 강한 한진重 여파, 국회에서 진정될까?
  • 김희숙 기자
  • 승인 2011.06.23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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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오는 29일 ‘한진중공업 경영상 해고 및 노사관계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청문회’를 열기로 의결했다. 한진중공업 사태가 국회 청문회에 서는 것이다. 35m 높이 크레인에 168일째 몸을 실은 여성노동자 김진숙씨(51)가 일궈낸 승리이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시발점은 지난해 12월 사측이 생산직 400명의 희망퇴직을 노조에 통보하고, 지난 2월 희망퇴직을 거부한 170명을 정리해고하면서 시작됐다. 사측은 ‘긴박한 경영상의 위기 해소 및 수주 경쟁력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노조 측은 사측이 부산 영도조선소를 단계적으로 축소·폐쇄하고 필리핀 수빅조선소로 생산 거점을 옮기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170명을 정리해고 통보한 다음날 조남호 회장 일가와 주주들이 174억원의 배당을 받은 것도 경영상 어려움으로 해고했다는 설명과는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이 앞에 나섰다. 그는 1월6일 새벽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5m 높이의 85호 크레인에 올라갔다.

85호 크레인은 2003년 당시 한진중공업 노조지회장이던 김주익씨가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반대하며 129일간 농성하다가 목숨을 끊은 곳이다. 그 기억이 오롯이 살아있는 노조원들은 김 지도위원에게 내려오라고 만류했다. 그리고 채길용 한진중공업 노조지회장 등 2명이 고공농성에 추후 합류했다가 내려왔지만 김 지도위원은 지금껏 땅을 밟지 않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1981년 미혼 여성으로는 최초로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용접공이 됐지만, 어용노조의 비리를 폭로했다가 86년 7월 해고됐다. 그는 25년째 한진중공업의 해고자 신분이다.

장외천막에서 시작해 크레인 위로 옮겨진 김 지도위원의 사투는 한진중공업 노조를 단단하게 묶었다. 처음엔 적잖은 노조원들도, 세상도 관심 갖지 않던 한진중공업 사태는 그렇게 반년을 흘러오며 여론의 중심에 섰다. 트위터 등을 통해 촉발한 ‘희망버스’ ‘희망열차 85호’등은 한진중공업 사태가 한 기업의 노사문제가 아닌 전국적·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사회적 쟁점으로 달아오르자 정치권 상황도 급변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한나라당이 뒤늦게 청문회에 동의했고,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6일 현장을 방문해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악화일로를 걷던 한진중공업 사태가 비로소 새 국면을 맞았다. 청문회가 노사의 대화를 압박할 수 있는 전환점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이날 “노사 모두 해결 의지가 있어 결코 길지 않은 시간에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해고로 빚어진 노사갈등이 어떤 출구를 찾을지, 한진중공업 사태가 막바지 고비에서 모두가 원하는 해결책이 나오기 바란다.

 

김희숙 기자 green87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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