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미용사회 포천지부 조경희 지부장, 15년간 시각장애인 포천시지회 무료 헤어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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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미용사회 포천지부 조경희 지부장, 15년간 시각장애인 포천시지회 무료 헤어봉사
  • 이은구 기자
  • 승인 2023.11.08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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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미용사회 포천지부 "회원들의 권익이 반영되도록 현장에서 뛰겠습니다"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 포천지부 조경희 지부장

[KNS뉴스통신=이은구 기자] 새롭고 세련된 디자인의 건물이 쭉쭉 뻗어 올라가는 신도시의 상가에는 새로운 분위기에 걸맞은 미용실이 가장 먼저 입점해 자리를 잡거나 오래된 도시에도 오랜 세월을 함께 해온 헤어샵도 존재한다.

애매하게 길어진 머리가 성가셔 미용실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울적한 기분을 좀 바꿔보려고, 아니면 이미지나 분위기를 좀 색다르게 해보려고 염색을 하거나 파마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좋은 일을 앞두고 머리를 다듬기 위해 일부러 미용실을 찾는 일도 있다. 머리 자르는 소리와 함께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오고가는 미용실은 예나 지금이나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는다.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 포천지부 조경희 지부장은 포천에서만 40년을 살았고, 35년간 미용실을 운영해왔다. 원래 고향은 경상도. 우연히 휴양차 포천에 왔다가 우연한 사고를 계기로 포천시민으로 인생의 3분의 2를 살았다. 서른 무렵에 미용기술을 배우고 보조부터 시작해 차근히 실력을 쌓아 11대.12대 대한미용사회 포천지부장을 맡아 어느덧 4년차 지부장이 됐다. 

포천시 미용업 터줏대감..노인, 군인, 장애인 미용 봉사 

포천지부 회원은 약 450여명 남짓. 이중 미용사는 절반가량 되고, 나머지는 네일이나 피부관리사다. 포천 지역에서 미용사로 일한다고 모두 회원은 아니다. 지부는 중앙의 결정 사항, 미용업 관련 혜택과 정보, 교육 관련 내용들을 빠르게 전달하며 회원들의 권익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다.

위생법 등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을 땐 미용사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 앞까지 찾아가기도 했고, 지역 미용업계 종사자들을 위해 포천시와 시의회 관계자도 만났다. 단순히 영업만 잘 되기 위함이 아닌 지역 미용업계 종사자들의 권리 보장에 앞서왔던 것이다.

포천지부 회원들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대표적으로 포천시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어르신을 위한 '효드림' 사업이다. 지정 미용실을 이용하면 10% 이내 미용시술비를 할인하는 포천시 자체 사업이다.

현재 2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고, 지정 미용실에는 50리터 쓰레기종량제봉투를 지급한다. 미용 시술 금액을 10%나 할인하는 것에 비해 보상은 좀 적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들에겐 보상보다 더 큰 보람과 뿌듯함이 찾아온다.

"70세 이상 노인의 머리를 다듬는 미용사들의 연배도 비슷하죠. 20~30대 젊은 사람들은 젊은 미용사에게 머리하길 원하지 나이 든 미용사를 찾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어르신들도 젊은 미용사보단 연배가 맞는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기는 게 취향에도 맞고 편하죠. 무엇보다 미용사들은 이 사업에 참여한다는 자부심도 크고요."

포천시에는 시각장애인 포천시지회라는 시각장애인들이 모여사는 곳이 있다. 조경희 지부장은 15년간 시각장애인 포천시지회 사람들의 머리를 무료로 잘라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부인의 방문이 제한되면서 시각장애인 단체 무료봉사도 자연스럽게 끊겼지만 다시 이어질 기회를 고심 중이다.

이외에도 포천시 소재 가나안 복지법인 재단, 시각장애인들에게 할인봉사도 하고 있다. 이어 시청 주관으로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신랑신부에게 헤어 및 메이컵 봉사에도 참여하고, 로타리클럽 재무로도 활동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지부 회원 중 일부는 포천시내 군부대에 들어가 병사들의 머리를 직접 잘라주기도 한다. 군인이라고 다 같은 '빡빡머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이젠 시대가 달라졌다. 내무반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병영 밖 가족, 친구들과 소통하는 시대 아니던가. 군인들마다 원하는 스타일이 있다. 그들의 ‘니즈’에 맞게 지역 내 미용사들이 군인들의 빡빡머리를 ‘스타일링’해준다. 

지역 미용실 활성화ㆍ종사자 권익 향상에 앞장서다 

포천에서 35년간 미용사로 살아온 조경희 지부장에게 가장 어려웠던 시절은 언제였을까. IMF도 아니고 홍수 피해도 아니다. 코로나19는 조경희 지부장뿐만 아니라 지역의 모든 미용업, 소상공인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 비단 포천시 소상공인이나 미용사들만의 어려움은 아니지만 강산이 세 번 하고도 절반은 바뀐 시점에 코로나19는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상흔이다.

지부장으로 첫 발을 내디뎠던 때도 마침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때였다. 하지만 세월이 어디 허투루 흐르던가. 조 지부장은 ‘어려움은 지나간다’며 묵묵히 그 자리를 버텼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회원들을 다독이는 일도 중요한 역할이었다. 다행히 상황이 좋아져 매출도 회복되고 여기에 지역화폐가 발행되며 동네 미용실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포천은 땅은 넓은데 인구밀도가 높은 편은 아니어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어려운 조건입니다. 그럼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협조를 잘해주시는 덕분에 작은 지부지만 지역 내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습니다.”

조경희 지부장은 “앞으로 미용업 발전과 관련한 조례 제정에도 지역 미용업 종사자들의 권익이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 현장에서 뛰겠으며, 회원들이 잘 돼서 지역주민들에게 더욱 친절히 봉사하는 포천시지부가 될 것”을 다짐했다.

                                                    

이은구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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