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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현대인은 누구나 일정의 장애를 가지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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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현대인은 누구나 일정의 장애를 가지고 산다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23.07.0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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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 논설위원

장애인복지법 제2조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장애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체적 장애는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 내부기관의 장애를 말하며, 정신적 장애란 발달장애 또는 정신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를 말한다. 정부는 장애를 정도에 따라 6등급으로 나눠 각종 복지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 복지국가로 들어서면서 장애인들에 대해서 다양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사실 장애는 그 자체만으로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비장애인들이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배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장애인을 동정하거나 차별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2019년 국립재활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장애의 비율은 1:9라고 한다. 현대 산업국가로 변모하면서 우리 주변에서 각종 질환이나 사고로 인해 장애를 얻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후천적 장애의 가장 큰 원인은 질병으로 56%이고, 그 다음은 사고나 재해가 32%이다.  

이는 비록 지금은 비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언제 어떤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인이 될지 모른다는 점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다. 젊은이들이 노인을 공경해야 하는 까닭은 노인들이 젊었을 때 어린이들을 교육하고 생활하고 보호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노인들의 신체적 기능이 떨어져 노동력을 상실하는 것도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폭넓게 생각하면 노인도 장애인과 다름 없다.

현대사회는 신체적 장애보다 정신적 장애가 더 중요하다. 각종 스트레스와 돌발적인 사건 사고 등으로 인해 충격을 받아 발생하는 정신적 후유증도 장애이기 때문이다. 정신장애 중 심약한 상태로 여겨 미처 장애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충격적인 사건 사고를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경우 이런 증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대인기피증 고소공포증 등 여러 형태로 개인의 심리상 불안이 나타나고,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같은 정신적 충격에 따른 심리적 장애는 우리 사회의 매우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월호나 이태원 참사는 특히 그 또래의 젊은이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이로인해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젊은이들이 나타나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불안감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장애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오늘 내가 건강하다고 해서 내일의 내가 건강하다는 보장이 없는 시대다. 따라서 우리는 장애인을 보통사람으로 인식하고 대하되 신체적 정신적으로 우리보다 불편하고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의 작은 배려가 만일 내가 장애인이 된다면 큰 호의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장애인주차 등 각종 장애인에 대한 복지와 지원을 불편한 시각으로 보면서 비장애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작은 불편을 참지 못하고 장애인의 큰 불편을 이해하고 조금 돕는 일조차 비난하는 사람들이다. 사실 현미경을 들이대자면 그들도 불쌍한 장애인이다. 편협하고 이기적인 사고가 자신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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