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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종주 농후퇴비 대표, 오로지 계분.톱밥.미생물로 승부 ‘최고의 퇴비’ 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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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박종주 농후퇴비 대표, 오로지 계분.톱밥.미생물로 승부 ‘최고의 퇴비’ 자부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3.04.1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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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 농후퇴비 박종주 대표 "국고보조금 확대로 양질의 유기퇴비 농가수요 늘려야"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식물에게 주는 영양분, 흔히 두엄이라고도 말하는 퇴비는 비료라는 개념이 시작되기 전부터 대대로 조상들이 사용해오던 바로 거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퇴비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축분과 식물 부산물 및 미생물을 원료로 하는 가축분퇴비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질소, 인산, 칼륨 등 식물에 필요한 영양소와 함께 서서히 토양에 흡수되는 완효성 유기질이 풍부해 오랫동안 식물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일을 시작해 30년 넘도록 오롯이 정직한 퇴비 생산에 주력해온 농후퇴비의 박종주 대표는 퇴비사용 실태에 대한 진단과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들려주었다.

신선한 계분으로 가공되는 정직한 퇴비

농후퇴비는 박종주 대표가 1989년부터 영농후계자들을 대상으로 퇴비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탄생해, 벌써 30년이 넘도록 계분을 사용한 퇴비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농후퇴비는 주 원료인 계분(65%)과 양질의 미송 톱밥(30%) 및 수피(나무 껍질, 5%)에 미생물 발효제만을 넣어 생산하므로 유기물 함량이 월등히 높아 시비시 작물의 수확량이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

바로 옆에 위치한 양계사육 농장과 연결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바로바로 신선한 계분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무엇보다도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계분 자체도 시간이 지나면 부패가 진행돼 냄새가 고약해지고 무엇보다 퇴비의 품질이 뚜렷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조류독감 등을 피하기 위해 사람의 출입이 철저히 제한된 깨끗한 농장에서 바로 수확된 계분은 곧장 다른 원료와 융합해 발효를 시작하므로 보다 양질의 퇴비를 기대할 수 있다.

이렇듯 박 대표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농후퇴비는 넓은 공장 부지를 활용해 최신식 발효기계 장치와 완제품 포장기까지 완벽하게 갖춘 업체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그는 공장 시설을 개방해 견학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직접 방문해 생산 현장을 볼 수 있다.

“퇴비 공장에 파리 한 마리 없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으시겠죠? 저희 공장이 바로 그렇습니다. ‘신개념 바닥 에어라인’을 설치해 고온의 열을 방출하고 있어서 분뇨를 사용하는 공장이지만 파리 한 마리 없을 정도로 깨끗합니다. 이 시설은 병원균을 박멸하고 잡초 씨앗을 완벽히 사멸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지만 발효율과 부속도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일부 업체들 단가 낮추려 음식물 쓰레기 첨가하기도

그러나 최근 유기질 비료에 대한 정부의 예산지원이 축소되면서 농민들과 업계 전체가 크게 시름하고 있다. 2014-2017년 1천600억 원이던 지원사업 예산은 해마다 줄어들면서 2021년에는 1천130억 원까지 축소됐다. 예산이 줄어들자 농민들은 자부담이 높은 양질의 퇴비 대신 축사에서 바로 소와 돼지 등의 분뇨를 가져와 그대로 밭에 뿌려 퇴비 대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같은 무분별한 생 분뇨의 사용은 급속한 산성화로 토지를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생산량의 감소를 불러일으키는 부작용이 커 올해부터는 전면적으로 사용이 금지되기에 이르렀다.

매출이 줄어든 퇴비 제조업체들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의 활용 방안으로 30%에 한해 퇴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지만 낮은 원가에 혹해 50%까지 늘려 사용하는 업체가 생길 정도로 퇴비의 질이 떨어지고 있는 것. 무엇보다 음식물 쓰레기에 포함된 다량의 염분이 토지에 스며들면 이 역시 토양 오염과 수확물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잘 되면 내 탓, 잘못되면 논 탓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지만 요즘은 흙 퍼서 검사하면 성분 분석 되어서 다 나옵니다. 사람은 거짓말해도 땅은 거짓말할 수 없어요. 잘못된 비료는 반드시 수확량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정직한 퇴비 사용은 올바른 먹거리와도 직결

이러한 상황에서 계분과 톱밥만을 원료로 하는 농후퇴비의 박 대표를 보고 오히려 사람들은 그 정직함을 의아하게 여길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더욱이 수년째 퇴비는 가격을 동결하고 있던 터. 견디다 못한 박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겨우 100원 올려서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을 떠나 박 대표가 정직한 퇴비를 고집하는 데에는 전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크다. 농후퇴비와 같이 정해진 원료만을 발효시킨 퇴비는 밭 자체를 부드럽게 만들고 완효성 비료로서 그 효과가 길게 지속되기 때문에 토양이 필요로 하는 만큼 오래도록 작물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건강한 토양에서 꾸준히 영양을 공급받는 작물들은 그만큼 병충해에도 강해져 농약 사용을 현저히 줄임으로써 친환경 먹거리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도 건강하면 약을 먹을 필요가 없듯이 건강한 식물에는 약을 칠 이유가 없습니다. 염분 없이 건강한 양질의 토양에서 농약과 화학비료 없이 작물을 생산해내는 것은 결국 전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한다는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오로지 계분퇴비 하나로 30년 넘도록 정직하게 소신을 지켜온 박 대표. 농사가 잘 되도록 돕는 것이 유일한 신념이라는 그의 철학대로 어려운 농가를 위한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정상적으로 회복돼 어려운 농업 현실이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없길 기대해본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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