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9:49 (토)
[초대석] 재소자들의 교화와 포교 위해 매진하는 진여원 '혜원 스님'
상태바
[초대석] 재소자들의 교화와 포교 위해 매진하는 진여원 '혜원 스님'
  • 박동웅 기자
  • 승인 2023.03.06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LIGION / 조계종 교정교화 전법단장 진여원(사회복지법인 성불복지회) 원장 혜원(慧原) 스님 - 자리이타행으로 서로 돕는 것이 포교이자 전법

 

[KNS뉴스통신=박동웅 기자] 일반적으로 교도소하면 영화 속의 한 장면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재소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교도관들이 엄격하게 감시하고 통제하는 가운데, 재소자들이 복역 생활하는 모습을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교도소는 말 그대로 범죄자를 교도하는 곳, 즉 교정·교화해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시설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불교는 재소자를 교화시켜 다시 사회로 복귀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혜원 스님은 교정·교화 전법단장으로서 54개 교정시설, 10개 소년원과 2개 외국인 보호처 등에서 교화하며, 사회에서 가장 어둡고 소외된 곳까지 부처님의 광명과 자비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법회뿐만 아니라 법문, 상담 등의 교정활동과 가족생활지원금, 장학금지원, 심리센터 상담보호 등 여러 가지 일을 함께하고 있다.

또한, 전법단 뿐만 아니라 지원단까지 만들어 교정위원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범죄 심리 등의 교육도 매년 실시하는 등, 그야말로 한 몸으로도 부족한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

혜원 스님은 “전법단장의 임기는 2년인데 지금까지 10년을 넘게 제가 하고 있다”고 말하며, “비록 소외된 곳이라도 지속적인 법회지원 활성화를 위해 타 종교처럼 불교도 승속이 함께 나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교정·교화전법단은 2011년 창단 후, 혜원 스님은 재소자에 맞는 법요집과 수계증, 수계복 등의 전법자료를 제작 및 배포했으며, 정기 법회 때마다 단주를 나누며 물품을 지원하는 등 재범률을 줄이는데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코로나19로 활동이 전면 중단되었을 때는 법회 대신 수용자들의 심리 안정과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교정기관에 마스크와 생수, 떡 등 물품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이러한 활동은 부족한 재정 가운데서 포교사들과 몇몇 사찰 의 후원 및 스님들이 자체적으로 활동비를 출연해 이뤄져왔다.

혜원 스님은 “인드라망 존재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 주변에 본인이 도울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마음 쓰고 행동하며 노력하는 것이 자비이자, 선연을 맺는 출발”이라며, “사회의 대표적 소외지역인 수용자들에게도 손길이 많이 전해져서 그들도 사회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줄 필요가 있다”고 가르침을 전했다.

이어 “제가 가는 원주교도소의 경우, 제소자들은 불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매일 1천배를 하면서 참회하고 있다”며, “교정 포교를 통해 그들이 불자로서 바로 설 수 있다면 다 함께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일각에선 종단지원을 많이 받는 줄 알고 있지만, 실상을 그렇지 못하다. 적극적인 다른 종교에 비해서 불교는 다소 소극적인 가운데 열악한 재정 속에서도 혜원 스님과 포교사들끼리 서로 격려하면서 약간의 후원금으로 지금까지 활동해올 수 있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스님은 “지옥중생도 구제하는데 우리도 재소자들이 지혜로서 자각할 수 있도록 부처님의 말씀과 자비를 전하자”고 격려를 보냈다.

한곳에 머물지 않고 떠도는 운수행각(雲水行脚) 길

동국대 불교학과와 동 불교대학원 불교학과를 졸업한 혜원 스님은 대학 졸업 후, 구름처럼 떠돌고 또 흐르는 물처럼 한곳에 머물지 않고 자유롭게 떠도는 운수행각(雲水行脚)처럼 길을 나서 전국을 두 바퀴나 돌았다. 어느 날은 낙엽위에 몸을 누워 잠을 청하기도 하고, 인연이 있는 절을 만나면 밥을 얻어먹기도 했으며, 또 인연이 닿지 않으면 5~6일씩 굶어도 봤다.

그러면서 어떻게 살아야 안으로 마음을 잘 닦고 밖으로 좋은 인연을 지을지를 발원했다. 스님의 생각은 “사람의 마음과 의식, 감정의 에너지는 주변의 모든 사물과 사람들, 환경과 서로 영향력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사람의 현실적 삶의 모습을 만들어나가듯이 ‘의식계와 물질계가 완전히 분리된 세계가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모종의 에너지 체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다소 어려운 양자이론까지 이어졌다. 또한 우리의 인생은 연기(緣起)적인 원력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과, 연기의 법칙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며, 생성의 원리로써 공존의 법칙인 동시에, 소멸의 원리로써 파괴의 법칙도 될 수 있다.

눈을 감으면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가 어디로 흐르는지 한량없는 망상을 그치고자 깨달음을 추구했다. 반면 눈을 뜨면 우리 사회에는 물질의 풍요가 존재하는가 하면 복지사각지대에서 따뜻한 밥 한 그릇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들, 추위만 피할 수 있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도처에 있다는 것도 살폈다.

그러면서 불교를 이 시대에 어떻게 해석하고 적응시켜나갈 것인가를 연구했다. 스님의 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진여원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이나 교정·교화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아마도 “불교가 논리로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비의 행동으로 실천하고자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떠돌다 마지막으로 들른 원주 성불원이 진여원과 인연의 시작이다.

그리고 진여원의 모태가 되는 사회복지법인 성불복지회에서 만난 은사 현각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2003년 보성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2009년 고산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그리고 현재 사회복지법인 성불복지회 아동복지시설인 충주 진여원 원장과 겸 화암사 주지, 조계종 교정교화전법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법무부장관 표창(2006년), 조계종 총무원장 표창장(2016년) 등도 수상했다.

혜원 스님은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사는 요즘 시대, 조금이라도 남을 생각하는 마음, 이웃을 위하는 마음이 없다면 풍족함도 결국 궁핍함으로 바뀐다”면서, “아직도 대부분 돈을 많이 벌어서 남을 돕겠다고 한다. 하지만, 분수에 맞는 삶을 살며 남을 위하는 작은 선행, 보시행이야 말로 우리 모두가 잘 사는 길이다. 보시행이 일상생활로 젖어드는 것이 바로 행복한 삶”이라고 설파했다.

시작은 조립식 건물이지만 밝은 환경 조성해

가족의 해체로 인한 아동학대, 방임 등 부적절한 양육환경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사회안전망의 확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선진복지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실정에서 불교가 또 다른 사회봉사의 시스템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진여원은 지역사회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복지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혜원 스님은 갈 곳 없는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를 위해 준비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보살핌을 통해 창의적인 인재,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화암사 주지이기도 한 혜원 스님은 “깊고 깊은 사찰에 혼자 앉아 나만 평안하다면 어려운 이들을 누가 언제 돌보겠느냐”며, “우리 불교도 기도나 수행에만 연연하지 말고, 변화를 통해 사회에 꼭 필요한 종교, 자리이타행의 실천적 역할을 해야 될 때”라고 역설했다. 기독교와 천주교가 이웃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설 때도, 불교계에서는 조용히 내세우지 않고 음으로 도우며 소명을 다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자리에 머물지 말고 사회로 나와서 불교가 갖고 있는 자비의 사명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대중들과 공유하고 나눠야 한다”는 혜원 스님의 말씀이다.

진여원의 시작은 1996년부터 미인가 시설로서 소외된 아이들뿐만 아니라 장애인, 독거노인 등 사회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모든 이들의 거주지였다. 그러나 정부의 지시로 분리할 수밖에 없는 노인과 장애인시설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고,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만을 위해 혜원 스님은 2006년 충주 유일 아동양육시설로 인가를 받아 따뜻한 가정과도 같은 생활시설을 만들었다.

그리고 보호자가 없는 어린이·청소년 등 39명의 원생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사랑의 마음으로 보살피며, 입소한 아이들이 여느 가정과도 다름없이 활기차고 밝은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20년 전의 진여원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였다. 주변이 온통 바위와 진흙밭에 수거가 채 되지 않은 각종 쓰레기가 나뒹구는 허름한 조립식 건물 하나가 전부였던 열악한 곳이었다. 하지만 혜원 스님이 부임하면서부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예산이 풍족한 것은 아니었다. 시의 예산으로 지원되는 운영자금은 식대와 인건비로도 부족한 실정이었지만 어려운 가운데도, 아이들이 아픔을 내려놓는 편안한 공간을 조성하자는 마음으로 스님은 작은 공간을 하나씩 꾸며갔다. 부처님의 가피인지 혜원 스님의 손길이 지나간 자리에는 항상 꽃이 피고, 새로운 문화공간이 마련됐다.

그렇게 조성된 자비의 동산에서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갔다. 2002년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2층 규모 생활관의 1층을 짓는데도 무려 5년이나 소요될 정도로 긴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제법 남녀 숙소와 번듯한 식당, 공연할 수 있는 강당을 갖출 수 있게 됐고, 점차 아이들이 밝아지고 행복도 함께 커나갔다.

혜원 스님은 “2002년도에 왔는데 당시 조립식 건물에서 아동, 노인, 장애인 등 50여 명이 살 정도로 열악했다”면서, “제가 부임하고 나서 아동양육시설로 정식 인가를 받았는데, 후원금이나 화암사 불사금까지 모두 쏟아 부어 골조물을 하나씩 올리고, 짓는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그렇게 20년 동안 쌓아올린 지금의 주요 시설로는 남자 숙소 7개소, 여자 숙소 3개소, 독서실 및 컴퓨터실, 양호실, 조리실, 식당 등을 구비게 됐으며, 입소 아동은 총 39명으로 유아반, 초등학생, 중학생 및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 2명이 한 가족처럼 오순도순 지내고 있다.

특히 대학생 2명은 진학해서도 진여원의 포근한 손길을 받고 있다. 이들 대학생들도 후원자들과 연계해 부족하지 않은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서 그런지 자애로운 미소가 가시지 않는 혜원 스님은 “행복이 있으니 불행이 존재하듯이, 이 세상의 어떤 것이든 한쪽 면은 밝고 한쪽은 어둡다. 따라서 “본인에 대한 마음을 스스로 행복하게 바꾸면 주변 환경에 끌려 다니지 않고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면서, “그 누구도 행복을 가르쳐주거나 만들어줄 수 없다. 오로지 자신의 마음 안에서 스스로 정화시켜 불법(佛法)처럼 은은하게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전했다.

특히 “무슨 일이 생기면 부정적인 면을 먼저 생각하는데 마음훈련을 꾸준히 해서 밝은 쪽을 바라보자”며, “밝고 긍정적인 마음은 세상에 빛이 되어 모두를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다”라고 행복의 가치에 대해서 가르침을 전했다.

취미, 게임으로 소통

진여원의 모든 입소 아동들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규 학교에 보내고 있으며, 그밖에 학습을 위해 영어, 수학 등의 인문학습과 1인 1악기 프로그램으로 피아노, 풀롯, 하모니카, 오카리나, 바이올린 등의 취미학습 교실을 운영해 사교육 부분과 음악적 감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아동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개인별 건강 기록 카드도 작성·관리는 물론이고, 건강한 체력 단련을 위해 눈썰매 타기, 정기 등산, 자전거 타고 하이킹 가기, 해수욕장 가기, 여행, 축구 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을에는 원생운동회도 열고 있다. 이러한 활동과 함께 진로상담 등까지 해야 되는 혜원 스님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분주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아이들과 함께해서 그런지 항상 활기찬 모습이다. “예전에는 단체로 모여서 학습능률 향상을 위해 공부도 하고 같이 노래도 했는데 요즘은 공부이야기만 하면 말문을 닫아버리는 아이들도 있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혜원 스님은, “요즘은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같이 게임도 해야 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게임도 한 달에 두세 번씩 바꾸는데 따라 하기 쉽지 않다”고 웃으며, “BTS도 별도로 구입해서 틀어주고 멜론에 가입해서 순위대로 신곡을 틀어주면서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현대 사회에서는 스님의 말씀이 옳다. 남이 끌어주는 대로 따라가는 이식형 인재는 미래 사회에서 결코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혜원 스님은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상처 치유를 위한 일이라면 만사를 제켜놓을 만큼 열정적이다. 공부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학원에 보내고, 학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특기를 찾아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잘하는 아이, 못하는 아이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분야, 못하는 분야로 나눠 아이들의 가슴에 있는 보석을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욘계해서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문화와 예술을 통해 감성이 풍부한 아이로 성장할 수도 있고, 그만큼 다양한 예술을 접하며 자신들의 꿈과 재량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쉽지 않은 일은 상처가 많은 아이들을 보듬어 주는 일이다. 가정에서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닫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상처가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따뜻한 사랑으로 지켜주면서 함께 놀아주는 일이다.

초창기에 가끔 경찰서에 종종 불려가기도 했지만, 이제는 동화에서도 해님이 북풍을 이겼듯이 따뜻하게 안아주면 거부하던 아이들도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아이들은 재능과 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닦아온 실력을 발휘해 어떤 학생은 전국대회 레슬링 부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고, 어떤 학생은 충주 피아노대회에서 대상을 받아오는가 하면, 경기도 민요대회에서 1등한 인재도 배출했다.

아이들의 개성이 유감없이 표출되는 진여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또 대학 진학률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결과는 아이들의 동기 유발을 일으킨 시점부터 자원봉사자들의 노력, 후원자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쉽지 않을 터였다.

진여원의 또 다른 이색적인 모습은 아이들에게 옷을 사주지 않는다. 대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값을 나눠준다. 아이들이 직접 가게에 가서 옷을 고르고 자신의 개성에 맞게끔 결정하도록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다. 그래선지 아이들의 옷을 보면 일률적이지 않고 각자의 개성에 맞춰서 입는다.

또 선생님 한 명과 서너 명의 아이들이 외출하는 ‘친밀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있다. 한 가정의 나들이와 유사한 것인데 이 또한 테마파크, 명소 등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을 우선으로 한다. 자연 속에서 뛰어 놀며, 자연스레 놀이를 통해 꿈을 갖고 희망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이다.

이러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의 다양성과 동·식물의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고, 호기심을 풀어가는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게다가 모든 것을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매월 소식지 발간을 통해 어린이와 후원자들을 연결하는 일도 하고 있다.

희망과 함께 자라는 디딤 씨앗통장

혜원 스님의 고민은 아이들이 이 땅에서 단단해지고 기댈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발상에서 시작된 것은 “아이들이 성장해 언젠가는 사회생활을 해야 되는데 경제관념이나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통장, 또 후원자들이 용돈처럼 조금씩 후원하는 1대1 결연통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면서, “큰돈은 아니더라도 후원자들이 직접 전달하고 있다.

사회로 나가면 아무 곳에도 기댈 곳이 없으니 통장이라도 마련되면 보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하며,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후원해 주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진여원의 아이들은 그렇게 마련된 개인통장에 또 하나의 통장이 더 있다. “개인통장과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디딤씨앗통장(CDA)까지 두 개를 지니고 있는데, 저희가 씨앗통장에 매월 5만원을 입금하면 지자체에서 5만원을 지원해 10만원이 적립된다”고 전했다. 한편 아동발달지원 사업인 디딤 씨앗통장은 소외계층 아동이 본인 스스로 직접 저축 하거나 후원자 등의 후원으로 일정 금액을 저축하면 국가 및 지자체 에서 같은 금액으로 적립해 줌으로써 아동이 준비된 사회인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자산형성지원사업’이다.

이 디딤씨앗통장 적립금은 지원 아동이 만 18세가 되면 학자금·취업·창업·주거마련 등 자립을 위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자립용도가 아니면 지원 아동이 만 23세가 되어야 돈을 찾을 수 있다.

“비록 진여원의 형편이 어려워도 이 통장만큼은 잘 적립·유지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는 혜원 스님은 “예전에 돈에 대해서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1억 원을 모으면 1억에서 중력이 발생해서 점점 안 쓰게 되고 돈이 모인다”며, “돈을 모아보면 금액이 커질수록 돈을 더욱 끌어당기는 중력이라는 게 있으니 열심히 모아 자립하는데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밖에도 지면으로 다 하지 못할 정도로 혜원 스님은 수많은 뒷바라지를 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얼른 고등학생이 되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아이들의 견문을 넓혀주기 위해 고등학생이 되면 해외여행 일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저희가 해외여행 경비 50만원을 지원하고 지도교사를 붙여주면 아이들끼리 여행계획을 세운다”는 혜원 스님은 “전액 지원하지 않고 일부를 지원하다보니 유럽 같은 곳은 못 가지만 용돈을 아껴서 계획성 있게 알찬 여행을 하고 오는 것 같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이렇듯 진여원의 아이들은 혜원 스님의 노력으로 국제적인 감각까지 갖추며 웬만한 보통가정의 학생들처럼 따뜻하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의 지원금으로만 아이들의 욕구를 해소해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어쩌다 고기라도 한 번 사먹이려면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 한 명이 4~5인분까지 거뜬히 먹기 때문에 스님의 월급까지 털어도 부족할 때가 많다.

가장 아쉬운 점은 정부의 지원이다. “고물가에 따른 비용은 날로 커지는데 후원은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의 경우 문을 닫으려는 시설이 늘고 있다”고 전하는 혜원 스님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이지만 아이들이 밝아지고, 좋아지는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어서 그래도 힘을 내고 있다”고 말하며 의지를 보였다.

끝으로 불자들에게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사는 존재들”이라며, “감 씨앗을 하나 심으면 감이 한 개만 열리는 것이 아니고, 수년이 흐르면 수백 개가 열린다, 우리 모두 복을 많이 짓고 감의 씨앗을 심는 마음이었으면 좋겠다”고 癸卯年 새해 메시지를 전했다.

스님의 어려운 이웃을 위한 원력 때문일까, 성자 같은 모습의 스님의 모습이 더욱 밝고 빛나 보였다. 혜원 스님의 설법처럼 스스로 행복을 만들고 그곳에 희망의 자리를 만들어보자. 이를 통해 함께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본다.

                                                                  

박동웅 기자 vnews@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