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백상예술대상을 한 편의 영화라고 한다면 단연 남녀 주인공은 만추 커플 현빈과 탕웨이라 할 것이다.
이전 여러 시상식에서 결석한 후보에게 상을 주는 것을 꺼리는 경향과는 달리 백상예술대상은 대한민국을 '주원앓이'에 빠뜨린 현빈을 선택했다. 입대스타에게 이렇게 큰 상을 준 것은 최초다.
또 중국 배우 탕웨이가 이례적으로 국내 시상식서 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외국 배우가 국내 시상식에서 주연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일례가 됐다. 탕웨이는 이날 참석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는데, 서영희, 윤정희, 조여정 등 내로라 하는 국내 배우들을 제치고 수상까지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한명의 주인공은 하정우이다.
하정우는 작년도 수상자 자격으로 하지원과 함께 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 시상자로 나섰다. 이 때 하지원이 후보에 오른 하정우를 향해 "수상할 경우 공약을 내걸어 달라"고 요청했고, 하정우는 "내가 타면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하정우는 수상자 이름이 적힌 종이를 꺼내 들었는데, 그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바로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 하정우는 자신이 수상자로 밝혀지자 "뜻밖이다. 너무 충격적이다"라면서 앞서 말한 대국민 공약이 떠올라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 영화의 엔딩장면은 국도 어디쯤인가 햇볕에 검게 그을린 하정우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김희숙 기자 green87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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