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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WCA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TV광고 속 성차별' 모니터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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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WCA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TV광고 속 성차별' 모니터링
  • 김선영 기자
  • 승인 2018.06.20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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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성차별 만연한 광고들
문제의식과 성차별적 인식 변화 필요

[KNS뉴스통신=김선영 기자] 서울YWCA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함께 광고 속 성역할 고착 및 성차별적 사례를 분석하기 위해 ‘TV광고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 3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국내에서 등록된 공중파, 케이블, 인터넷, 극장, 바이럴 광고를 13개의 품목으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총 457개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광고 모니터링 결과 성차별적 광고는 67.9%(36편)으로 성평등적 광고 32.1%(17편)보다 약 2배가량 많았다. 성차별적 광고의 경우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광고가 63.9% 으로 가장 많았고 여성의 주체성 무시, 남성 의존성향 강조, 외모지상주의 조장 및 여성의 성적대상화가 각각 13.9%, 11.1% 로 그 뒤를 이었다.

광고 속 등장인물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역할이 63.8%나 되었으며, 운전자 역할은 남성은 78.6% 로 21.4% 인 여성보다 남성이 4배나 높았다. 반면 돌봄, 가사노동을 하는 역할은 여성 59.2%, 남성 40.8%로 여성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이슨 퓨어 쿨 자동정화'편 에서는 여성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남성은 아들과 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장면을 통해 전형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정하고 있다.

'SK 매직 스마트모션 공기청정기' 에서는 아이들의 공기 질을 걱정하는 여성 내레이션으로 돌봄의 역할을 온전히 여성에게 부과하고 있다. 또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남성의 내레이션을 통해 전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은 남성이라는 고정관념을 드러내고 있다.

여성을 수동적으로 표현하며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고 남성 의존성향을 강조하는 광고도 다수 발견됐다.

'원할머니 보쌈  따뜻하게 지켜줄게 연인 편'에서는 이중 용기를 여성의 입장에 대입시켜 여성을 남성의 ‘따뜻함’ 과 ‘관심’ 을 요구하는 역할로 그리며 남성에게 보호받는 대상으로 그려냈다. 여성을 뒤에서 껴안은 남성이 여성의 입에 보쌈을 넣으며 “따뜻함을 지키니까 더 맛있구나.” 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남성을 주체적으로, 여성을 수동적이고 보호받아야할 대상으로 그리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차눈 블랙박스 먹통 편'에서는 남성이 여성의 자동차 위에 올라타 블랙박스가 먹통이 된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성은 남성을 발견하고 놀라서 달아나지만 남성은 차 위에서 계속 블랙박스 먹통의 원인을 설명한다. 여성이 공포심을 느끼는 데도 불구하고 계속 되는 행위를 통해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범죄 상황을 정당화하는 장면이라고까지 볼 수 있다.

'롯데주류 BG 심장아 나대지 마 편'은 여성 손님이 10년 전 짝사랑한 남성 손님을 만나는데 카페 직원인 남성이 여성을 벽으로 강하게 밀친 후 고백을 종용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고 남성의 마초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문제의식 없이 광고로 송출했음을 알 수 있다.

광고 속 주요인물 중 여성은 무려 81%가 20~30로 보이는 연령대였으나 남성은 20~30대가 60.8%, 40~50대가 25.1% 등장하여 여성에 비해 비교적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광고 속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젊고 아름다워야 한다는 성차별적 고정관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광고 속 여성의 한정적인 연령대와 역할은 여성의 타자화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여성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광고에서 이러한 문제점들이 드러난다.

'케이뉴트라 콜라겐 3.2 편'에서 쇼핑을 하는 여성이 자동차 추돌 사고를 일으키는데 남성이 여성의 외모를 보고 그대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타난다. 가게 앞에서 다시 만난 남성이 콜라겐이 필요한 대상을 모두 여성(엄마, 여동생, 할머니, 여친, 누나, 이모 등) 으로 한정하며 여성의 외모지상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여성의 운전미숙, 쇼핑을 즐기고 외모로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다.

'팔도봄꽃 비비빔  Shall we 비빔? 편'에서는 비빔면의 ‘매콤’, ‘달콤’, ‘새콤’ 함을 여성의 매력으로 표현하며 여성과 비빔면을 동일시하고 여성을 상품화하고 있다. 또한 Shall we 비빔? 이라는 자막과 함께 남녀의 입술이 가까워지는 장면이 성적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삼천리 자전거 온라인 몰 삼바 몰'에서는 자전거 택배상자에서 선정적인 음악과 함께 조립기사가 등장하며 조립된 자전거를 타는 여성 모델의 허벅지를 과도하게 노출한다. 남성 조립 기사가 선정적인 느낌으로 여성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문제의식 없이 보여 지고 있다.

서울YWCA는 “최근 미투(Me Too) 운동으로 폭로된 성희롱 문구(너무 많이 흥분, 몹시 흥분)를 광고 문구로 그대로 사용하거나, 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83년생 돼지바’ 로 희화하는 등 사회문제를 문제의식 없이 유머와 가십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크다” 고 밝히며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통해 “광고 관계자들이 성차별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며 광고 속에 내제된 성차별적 인식부터 변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sy35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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