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호남은 왜 안도걸을 선택했나…‘정치보다 실력’ 택한 전남광주 당심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위원장에 안도걸…경쟁 후보 제치고 압도적 선택 기재부 차관 출신 ‘경제·예산 전문가’에 힘 실은 당원들…통합특별시 첫 지도부 의미 김민석 당대표 후보 압승과 맞물린 표심…‘이재명 정부 성공·호남 메가프로젝트’ 기대 AI·반도체·에너지 산업 대전환부터 공정한 공천까지…안도걸 리더십 이제 시험대
[KNS뉴스통신=한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의 초대 위원장으로 안도걸 국회의원이 선출됐다.
40년 만의 행정통합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처음 구성되는 특별시당을 누가 이끌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전남광주 당원들은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경제·예산 전문가인 안도걸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이번 결과를 단순한 지역위원장 선거의 승패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같은 시기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호남 경선에서 김민석 후보가 전남광주 57.04%, 전북 58.39%를 얻어 압승한 것과 함께 놓고 보면 호남 당원들의 선택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읽을 수 있는 정치적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중앙당 지도부에서는 김민석, 전남광주특별시당에서는 안도걸.
두 선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호남의 실질적인 변화’로 압축할 수 있다.
■ 계파보다 ‘누가 성과를 만들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번 특별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주목할 부분은 당원들이 후보들의 정치적 관계나 계파만을 기준으로 움직였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정청래 후보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해 온 권향엽 후보와 친명계로 평가받아온 조계원 후보가 경쟁했지만, 당원들의 선택은 안도걸 의원에게 집중됐다.
이는 이번 선거를 단순한 친명 대 친청의 대결 구도로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지금 전남광주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가”, 그리고 “누가 정부의 정책과 국가예산을 실제 지역의 투자와 일자리로 가져올 수 있는가”를 당원들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지역 정치의 환경 자체가 달라졌다.
앞으로 특별시당위원장은 선거 때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중앙정부와 국회, 특별시와 27개 시·군·구, 기업과 대학을 연결하며 거대한 지역발전 프로젝트를 조정해야 하는 사실상의 ‘전남광주 정치 컨트롤타워’ 역할까지 요구받는다.
그런 측면에서 경제정책과 국가예산을 다뤄본 안도걸 당선자의 경력이 당원들에게 강점으로 평가됐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 ‘민주화의 성지’ 넘어 ‘대한민국 첨단산업 중심지’로
호남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러나 앞으로 호남이 민주화의 성지라는 역사적 자부심에만 머물 수는 없다.
지금 전남광주 앞에는 반도체와 AI, 에너지, 데이터센터, 미래모빌리티, 바이오 등 지역 산업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놓여 있다.
특히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수십 년간 전남광주의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사업이다.
전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광주의 AI·첨단산업 기반, 지역 대학의 인재와 연구역량을 하나로 연결한다면 호남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첨단산업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계획이 아니라 실행이다.
정부 발표가 실제 국가예산으로 연결돼야 하고, 국가예산이 기업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 기업이 들어오면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며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정주환경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안도걸 특별시당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 안도걸의 가장 강력한 무기, ‘예산을 아는 정치인’
안도걸 당선자의 가장 뚜렷한 경쟁력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낸 경제·예산 분야 경력이다.
지역 정치에서 예산은 결국 사업의 현실성을 결정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가사업으로 반영되지 못하면 구호에 그치고, 국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지방정부의 재정만으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수조 원에서 수십조 원 규모가 필요한 대형 SOC와 첨단산업 프로젝트는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과 예산 지원 없이는 현실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안 위원장이 자신의 경험과 중앙정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남광주의 현안을 국가정책으로 만들고, 국가정책을 예산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이번 당원들의 선택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예산 전문가 안도걸’이라는 이력을 실제 숫자로 증명하는 것이다.
■ 첫 번째 과제는 ‘호남 메가프로젝트 성과’
안도걸 체제의 성패를 가를 첫 번째 시험대는 호남 메가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AI·에너지·SOC·공공기관 이전 등 굵직한 사업에 대해 특별시당 차원의 추진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정부에 건의하고 보도자료를 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별 국비 확보액, 기업 투자, 인허가, 기반시설 구축, 인력양성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특별시당에 ‘호남 메가프로젝트 추진단’을 설치해 국회의원과 지방정부, 전문가, 대학, 기업이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로 운영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호남 당원들이 체감하는 것은 결국 성과다.
■ 두 번째는 광주와 전남을 ‘진짜 하나’로 만드는 정치
안 위원장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어려운 과제는 통합이다.
행정구역이 합쳐졌다고 지역의 이해관계까지 하루아침에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청사 배치와 공공기관 이전, SOC, 산업단지, 예산 배분 등을 둘러싸고 광주와 전남, 동부권과 서부권, 중남부권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초대 특별시당위원장이 어느 한 지역의 이해를 대변한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통합의 정치적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광주 몫, 전남 몫’이라는 단순 배분 논리를 넘어 권역별 특성에 맞는 성장전략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광주는 AI와 첨단산업, 동부권은 석유화학·철강·우주·관광, 서남권은 재생에너지·조선·해양, 중남부권은 농생명·바이오 등 지역의 강점을 연결해 하나의 경제권을 만드는 그림을 특별시당이 제시해야 한다.
■ 세 번째는 ‘공정한 공천’…호남 당원들이 지켜본다
정치적으로는 공천 문제가 더욱 민감하다.
호남에서는 지방선거 공천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논란과 불만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안도걸 체제가 아무리 많은 국가예산을 확보하더라도 공천 과정에 대한 당원과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성공을 평가받기 어렵다.
특히 초대 특별시당위원장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특정 국회의원이나 계파의 영향력이 아니라 경쟁력과 도덕성, 지역사회 평가와 당원의 선택을 중심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공천 과정과 기준을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선 원칙을 명확히 세워 “누구에게 줄을 서야 공천받는다”는 인식 자체를 없애는 것, 이것이 안 위원장이 보여줘야 할 정치개혁의 출발점이다.
■ 네 번째는 청년이 떠나지 않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산업의 궁극적인 목적도 결국 사람이어야 한다.
기업 몇 곳을 유치하고 공장을 세웠다고 지역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지역 대학에서 인재를 키우고 그 청년이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며 살아갈 수 있어야 산업정책이 지역소멸 대응정책으로 연결된다.
안 위원장은 지역 대학과 기업, 특별시, 정부를 연결하는 산학연 인재양성 시스템을 만드는 데 특별시당의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호남에서 태어나 서울로 가야 성공한다’는 공식을 깨고 ‘호남에서 공부하고 호남에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호남 메가프로젝트의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
■ 김민석과 안도걸…호남의 선택이 던진 공통된 메시지
이번 전당대회에서 나타난 호남 표심을 함께 놓고 보면 흥미로운 흐름이 보인다.
당대표 경선에서는 김민석 후보에게 과반 이상의 표를 몰아줬고, 특별시당위원장 선거에서는 안도걸 의원을 선택했다.
이를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한다면 호남 당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계파정치나 구호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면서 지역발전의 결과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정치’라고 볼 수 있다.
김민석 후보가 당대표에 최종 선출될 경우 중앙당의 김민석과 특별시당의 안도걸이 어떤 호흡을 보여주느냐 역시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다.
대통령-정부-중앙당-특별시당-지방정부가 하나의 목표 아래 움직인다면 호남으로서는 보기 드문 정책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당내 계파 경쟁과 지역 정치의 이해관계에 다시 매몰된다면 이번 당원들의 선택은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 안도걸의 당선보다 중요한 것은 ‘안도걸 이후’
안도걸 의원에게 이번 승리는 정치적 영광인 동시에 무거운 책임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시당위원장은 앞으로 만들어질 지역 정치의 기준을 세우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예산을 확보하고, 기업을 유치하고,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광주와 전남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공천의 공정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메가프로젝트를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로 만들어야 한다.
호남은 오랫동안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이제 호남의 다음 도전은 민주주의의 중심을 넘어 대한민국 AI·반도체·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전남광주 당원들이 안도걸을 선택한 이유 역시 바로 그 변화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이었을 수 있다.
그래서 안도걸 위원장의 진짜 평가는 이번 선거에서 받은 득표율이 아니라 임기를 마치는 날 확인될 것이다.
얼마의 국가예산을 가져왔는가.
몇 개의 기업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었는가.
호남 메가프로젝트를 어디까지 현실로 만들었는가.
그리고 전남광주 정치가 이전보다 얼마나 공정하고 하나가 되었는가.
그 네 가지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느냐가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위원장 안도걸의 정치적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