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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재인, 진보세력의 몰락으로 노무현 2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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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재인, 진보세력의 몰락으로 노무현 2기되나?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21.04.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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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궐선거 패인에서 대선 승리의 열쇠를 찾아야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했다. 여러 가지 패인이 복합적이나 그중에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동안 적극 지지층이었던 20대와 30대 남성들이 대거 돌아섰다는 사실이다. 20대 남성의 경우 72% 이상, 30대 남성도 63% 이상 야당인 국민의 힘 후보를 선택했다. 40대와 30대 여성층에서만 더불어민주당이 다소 앞섰을 뿐이다.

지난해 4월 10일 치러진 제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300석 중 180석을 차지했고, 우군인 열린민주당 3석과 정의당 6석을 합하면 범 진보세력이 189석이라는 압승을 거뒀다.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03석을 얻는데 그쳤다. 대구 경북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대패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왜 완전히 역전되는 결과를 보였을까?

도대체 지난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다는 말인가? 살펴보면 여당의 헛발질과 야당의 집요한 공격과 선동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이래 5년 동안 야당은 전국 규모로 치뤄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총선에서 4번에 걸쳐 패배를 기록하고 있었다. 선거결과도 날이 갈수록 큰 차이로 패배했는데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보수언론의 정부에 대한 총공격과 검찰개혁에 대해 저항하던 윤석열 등이 큰 응원군이었고, 지난 선거 패배의 주요 요인이라고 판단했던 인터넷 공세를 차단하고 역공세를 펴기 위해 양성한 유튜버들과 댓글러(댓글부대)도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의 일등공신은 20대와 30대 남성들이다. 즉 승리의 핵심 요인은 젠더갈등이다.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여당이 20대와 30대 남성의 마음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당의 패배는 공수처와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야당과 검찰 · 언론 · 일부 기득권 지식인들의 집요한 공격, 점점 첨예화돼 가는 젠더 갈등, 백신 공급 및 접종에 관한 허위 과장 공세, 국민의 힘과 보수언론 그리고 보수 유튜버들과 인터넷 댓글러들의 일사분란한 선동,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신 등이 참패의 복합적인 원인일 것이다.

여당으로서는 매우 억울할 일이다.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성과, OECD 최우수 국가경제, 세계문화의 중심국으로 성장한 문화대국, COVID-19 아래서 이룩한 압도적인 수출 성과, KF-21 시제기 출고 · 경항모 · 원자력 잠수함 확정 등 강력한 국방력 구축으로 안보환경 강화 등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세계 6위의 군사강국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20대와 30대 남성들이 등을 돌린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젠더 갈등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영부인인 이휘호 여사의 강력한 주장으로 여성부를 신설했었다. 이 여성부(이후 여성가족부로 개편)가 남녀 갈등을 진앙지가 됐다. 성차별을 해소하고 여성의 권익을 추구하려는 여성부는 페미니스트들에 휘둘려 여성차별 해소를 넘어 역차별현상을 만들어 냈다. 여성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과유불급 過猶不及)는 논어의 가르침을 새겨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도 페미니즘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과격하고 지나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의 눈치를 보며 여성정책이라는 명분으로 자꾸 우대정책을 발표하니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청년 남성들이 정부에 대해 큰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여성할당을 통해 능력이 떨어지는 여성이 채용되고, 여성 가산점은 있는데 군필 가산점이 없다. 단적인 예로 청년창업사관학교는 군필자에 대한 가산점은 겨우 0.5점인데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산점을 한때 3점이나 줬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시장인 인천시가 정부의 방역강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5명 이상 모이는 페미니즘 모임마다 각 2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남성의 입장에서 피가 거꾸로 솟을 일이다. 이제 페미니즘은 남성차별을 넘어 ‘한남충’이라는 남성혐오 현상으로 악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된 후로 젠더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여당의 초선의원들은 페미니즘을 입밖에 내지도 못한 채 20대와 30대 남성들이 등을 돌린 이유를 조국사태에서 찾고 있다. 그동안 국민의 힘과 보수언론 등이 침소봉대하고 과장 선동해온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공격을 인정하고 반성하겠다는 그들의 태도에 당원들이 분개하기 시작했다. 보수세력들이 총궐기해 조국을 공격할 때 그들은 나경원과 주호영 등을 맞불로 놓아야 했으나 수비에 급급해 결국 자멸하고 말았다.

보궐선거 패인의 또 하나는 여당의 지지부진한 개혁 추진 때문이다. 이낙연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고 나서 뜬금없이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도 않은 박근혜 이명박 대통령의 사면 발언을 하는가 하면, 야당과 협치를 강조해 개혁에 저항하는 야당과 검찰, 그리고 보수언론에게 끌려다녔기 때문이다. 패인의 하나로 지적된 부동산정책은 역대 어느 정부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야당이 파상적으로 공격할 때 여당은 역대 정부들의 부동산정책의 결과를 비교하는 자료를 만들어 국민을 설득하고 야당에 대항해야 했다.

대통령 탄핵의 촛불을 들었던 국민이 총선에서 여당에게 180석을 몰아준 것은 압도적 의석으로 정치개혁 · 언론개혁 · 사회개혁을 힘있게 추진하라는 명령이었다. 그런데 여당은 교육이념에서 홍익인간을 삭제하자거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자는 황당한 짓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가 하면 지난 1년 동안 어느 한 가지 시원하게 개혁을 수행하지 못했다. 국민이 보기에 속이 터질 일이다. 공수처만 해도 여야협치라는 명분으로 야당에게 거부권을 줬다. 이로 인해 공수처 출범이 불가능해지자 그제야 급하게 공수처법을 개정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군사정권 때처럼 국회의원 정수의 1/3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여당에게 유리한 선거구제를 만들어 다수당이 되던 때가 아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압도적인 다수당이 됐다면 추진력 있는 국회 운영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정통성과 합법성을 부여받은 것이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국회처럼 군사작전을 하듯 처리하라는 말이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끝까지 반대하는 경우 다수결로 결정하라는 말이다. 야당이 국회를 마비시키고 정책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의 집권 세력은 자신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넘쳐서인지 오로지 타협과 협치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가 누구인가? 군사독재 세력의 유전자를 받아 이어 온 독재 정치집단의 후예가 아닌가? 야당은 이미 20대 국회 출범 당시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합의했지만 법사위원장을 달라고 몽니를 부리며 원 구성을 저지한 전력이 있다. 법사위원장이 관행상 야당몫이고, 180석의 여당을 견제하겠다는 이유지만 자신들이 반대하는 개혁정책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내년 3월 9일이면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통령선거를 한다. 불과 1년도 채 남지 않은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여당은 선거 패배의 원인을 두고 당 지도부와 초선의원, 그리고 당원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며 깊은 내홍에 빠지고 있다. 잘못된 진단을 내리거나 내부로부터 충돌과 불신이 나타난다면 대선에서 야당을 이길 방법이 없다. 대선의 패배는 곧 진보세력의 몰락을 의미한다. 이미 한 번 정권을 빼앗겼던 보수세력이 절치부심해 개혁을 뒤엎고, 향후 20년 이상 정권을 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친노세력이다. 그들은 노무현 이후 정권을 친노세력이 잡아야 한다는 아집과 강박관념으로 고건 전 총리를 거부했다. 오히려 고건 전 총리를 주저 앉히기 위해 비열한 압박을 가했다. 끝까지 친노 집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못한 채 당시 총리였던 이해찬을 지원했지만 그는 당내 경선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은 대통령감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정동영을 후보로 내세웠고, 결과는 참패였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온건한 합리주의자였으며, 국민의 고른 지지를 받던 고건 전 총리를 거부한 것은 국가나 노무현 자신에게도 큰 불행이었다.

그러나 지금 데자뷰처럼 그런 일이 반복될 조짐을 보인다. 이미 충분한 학습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불행을 반복하려는 행동들이 서서히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친노가 문제였듯 지금은 친문이 문제다. 나라를 위험에 빠트리는 밑바닥 패거리정치의 전형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당이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국민의 생각을 읽어야 할 것이다. 특히 청년들이 누구를 지지하는지, 무엇이 불만인지, 어떤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선거에서도 필패다.

정치 · 외교 · 사회의 갈등과 분쟁이 심할 때는 대중의 지지를 받는 강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에서는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금 대한민국이 어떤 상태인지는 국민 개개인이 판단할 내용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태종이 없었으면 세종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세종대왕을 흠모하고 존경하지만 대왕께서 어떻게 왕이 될 수 있었고, 조선 건국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유학자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반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할 수 있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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