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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정희영 전남과학대 교수, 국민건강 위해 의학ㆍ한의학ㆍ대체의학의 동행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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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정희영 전남과학대 교수, 국민건강 위해 의학ㆍ한의학ㆍ대체의학의 동행을 꿈꾸다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1.04.0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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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 한국전통상수활법협회, 선조의 지혜 숨쉬는 100세 약손수기치유 전통상수활법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과거에는 대체의학이 우리 사회에서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작금에는 보완대체의학이라는 범주로 인정받는 추세입니다. 아픈 것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보완이라는 말을 붙인 것인데, 저희는 결코 의사나 한의사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습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체의학이 활성화되어야 전 국민이 건강하다고 확신합니다.”

전남과학대학교 대체의학과에서 후학 양성에 힘쓰는 정희영 교수는 자신도 젊은 시절에는 대체의학의 효능을 믿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증조부로부터 어머니까지도 대체의학에 종사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직접 아픈 경험을 겪고 병원의 한계를 절감하고 나서야 비로소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우리 선조들의 처방을 연구하면서 얻은 결론은 이미 그들이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손으로 몸의 통증을 없애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이었다.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한 전통

정 교수는 자신이 발견한 방법을 상수활법(上壽活法)이라고 칭한다. 과거에는 100세를 상수라고 불렀다. 활법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전수되는 법을 말한다. 즉 상수활법이란, 100세까지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을 의미한다.

정 교수가 상수활법에 대해 나름 확신을 갖게된 것은 의학, 한의학, 보완대체의학의 세 가지 분야를 아우르는 대한민국 통합의학 박람회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전남 장흥에서 한 달이 넘도록 열렸던 이 박람회에서, 정 교수는 무려 4천 명이 넘는 방문객을 맞았다. 박람회 첫날부터 줄지어선 사람들을 돌보았고, 그 덕택에 전남도지사 표창도 거머쥐었다.

상수활법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로 제자양성을 고려한 정 교수는 전남과학대학 대체의학과에서 한국전통상수활법이라는 과목을 개설하여 지금까지 강의해오고 있다. 또한 전라남도의 각 지자체 복지관과 경로당을 꾸준히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광주광역시 대형병원과 MOU를 맺고 의사들과 대체의학 치유사가 함께 낙도 주민들을 찾아 봉사하는 일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정 교수는 자신을 원하는 곳이라면 제주도나 강원도 등 불원천리(不遠千里) 찾아간다.

우리 민족의 탁월한 손가락 기술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은 우리 민족만의 손가락이 가진 능력을 은연중에 표현한 말이 아닐까. 아마도 아이를 위한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손가락에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근원적으로 단절된 것은 일제강점기를 통해서였다.

“일본 의학은 전통적으로 경락 연구가 활발했기 때문에 피부나 근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달랐어요. 상수활법은 피부나 근육보다 더욱 심층부의 중심 원리인 신경계에 관심을 갖습니다. 피부와 근육을 걷어내서 곧장 신경에 접근하여 통증을 없애는 특별한 기술이 바로 상수활법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정 교수의 압축된 표현 속에 상수활법이 가지는 다른 치료법과의 차별성을 찾게 된다. 피부나 근육과는 달리 신경세포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평생동안 살아간다. 몸의 통증 중에는 신경이 눌리거나 곤두서서 생겨나는 것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신경을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상수활법은 여타 마사지나 치료요법과는 다르다. 신경은 뼈대와 근접해 있는 몸의 대들보와도 같은 영역이라는 점에서 우선순위를 가진다는 것이 상수활법의 관점이다.

정 교수는 다년간 임상 사례 수집을 통해, 가령 허리의 통증은 복부나 엉치에 원인이 있다는 등의 원리를 깨우쳤다. 통증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그 원인을 정확히 잡아내는 것이 상수활법의 강점이다.

“요즘 퇴계 선생의 ‘활인심방’이라는 문헌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기구 없이 손으로 인체의 병을 다루고 심지어 마취까지 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문헌입니다. 이런 문헌들을 평생 연구하고 싶습니다.”

어제보단 오늘이, 오늘보단 내일이 더 나아져야

상수활법이 아무리 대단한 원리를 가졌다 해도 실질적인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것에 모든 인생을 걸지 않을 것이다.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수많은 환자들의 호전효과가 상수활법의 효능을 경험적으로 증명해준다. 아들 등에 업혀 왔다가 3개월 만에 걸어서 나간 아버지, 등이 굽었다가 다섯 번 치료 만에 회복된 할머니 등 정 교수가 들려주는 치료 이야기는 끝이 없다.

“피부나 근육과는 달리 신경에는 중독이 없습니다. 상수활법은 매우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기법입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종류의 대체의학 치료기법이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상수활법만이 가진 특징은 분명하다. 느리지만 굉장히 강한 압을 사용하는 기술을 통해, 치료자가 하루에 수 백 명의 환자를 보아도 힘들지 않다. 또한 상수활법은 온전히 손으로만 행해지는 수기요법이어서 거의 사고가 나지 않는다. 멍들거나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도 없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호전되기에 통증의 재발비율이 거의 ‘0’에 가깝다.

정 교수가 상수활법을 통해 꿈꾸는 미래는 전 국민이 건강한 사회다. 그는 광주를 기점으로 전남의 지자체마다 건강힐링센터를 세워 약손 수기활법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 재야의 대체의학 전문가들과 기술을 공유하고 선의의 경쟁을 벌여 더 나은 치료법을 확산시키고, 자신보다 더 능력있는 후배 치료사들을 키워내고 싶은 바람이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아마 10년 전이라면 제가 대학에서 가서 강의를 하거나 박람회에 참가조차 못했을 겁니다. 이제는 기술적으로도 대체의학의 효능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상수활법은 오로지 손과 정성만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기술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한국 고유의 마사지 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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