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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날 대한민국은 태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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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오늘날 대한민국은 태종이 필요하다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20.10.22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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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이 없었으면 세종대왕과 한글도 없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무질서와 혼돈, 갈등에 빠져있다. 여와 야가 뒤바뀐 뒤 사사건건 대결과 반목을 하고, 지지하는 정파에 따라 국민은 사분오열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자 숨죽이고 있던 반개혁성향의 정치인과 언론 등이 새 정권의 칼날이 무딘 것을 확인하자 노무현정부 때처럼 본색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을 놓고 권력을 다투는 초유의 하극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노무현정부 당시 초기에는 개혁을 힘차게 추진하려고 했지만 정치세력의 한계와 카리스마의 부족으로 동네북이 되고 말았고, 개혁도 지지부진하다가 결국 퇴임하고 나서 불행한 사태를 맞았다.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에게 대연정을 제안하기까지 했지만 검찰 등 내부 반개혁세력과 야당 그리고 수구언론들의 연합 앞에 힘없이 무너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에 왜 개혁이 지지부진했고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노무현정부가 지닌 한계를 누구보다 더 뼈져리게 느끼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후 3년차인 아직까지 개혁을 시원스럽게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다.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의결한 후 치뤄진 선거에서 얻은 의석보다 21대 국회에서 더 많은, 압도적인 의석을 여당에게 몰아준 국민의 의중이 과연 무엇일까? 현 집권세력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를 이룬 주역이라는 덫에 갇혀 대의정치의 가장 기본이고 민주적 수단인 다수결에 소극적이다

물론 타협과 소수세력에 대한 양보와 배려가 민주주의의 꽃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주의가 완전히 성숙하고 상대 정치세력이 정상적일 때 가능한 일이다. 과거체제 아래 적응하고 익숙한 정치세력에게 민주질서는 혼란 그 자체다. 그들은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한 채 권위와 폭압이 질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모두가 세종이 되려고만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태종이 없었다면 세종도 없다. 세종이 없었다면 한글도 없다. 중국을 상국으로 섬기는 사대 모화사상에 물든 신하들과 전국의 유생들이 얼마나 심하게 반대했는가? 왕권이 약했다면 결코 한글을 창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독재의 잔재들이 국민이 피흘려 쟁취한 민주주의를 마음껏 향유하면서도 독재를 그리워하며 회귀하려고 한다. 권력자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살다보니 스스로 한계를 정하고 질서를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지금 이 나라는 온통 혼란스럽고 곧 망할 것처럼 보이는 듯하다.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칭송하고 부러워해도 그들에게 대한민국은 지금 지옥이다.

남과 북이 서로 대립하고 대결하기를 가장 원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일본은 한반도의 피와 불행을 자양분 삼아 발전해 온 나라다. 그런데 일부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은 일본과 똑같은 주장을 한다. 남북이 대치하기를 바라고 일본에 굴종하기를 국회에서조차 뻔뻔하게 나불거린다. 토착왜구들이다. 

이런 자들을 제거하지 않고 어떻게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킬 것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국민과 한반도평화를 위해서 누군가 강단있고 소신이 뚜렷한 정치인이 나와야 한다. 오로지 역사와 국민만을 바라보며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다호하게 행사할 지도자가 필요하다. 다음 대통령은 꼭 이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태종은 오천년 역사 상 가장 잔인한 왕이었다. 그가 셋째 충녕대군 이도를 후계로 마음에 두자 첫째 양녕과 둘째 효령은 알아서 태종의 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등극한 분이 역사상 가장 추앙받는 세종대왕이다. 골육을 학살하는 등 피비린내나는 잔인한 왕이었지만 사람 보는 눈이 정확했기에 비난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금은 태종이 필요한 시대다. 그래야 세종이 나온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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