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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 사설] 올 여름 '전력대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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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S 사설] 올 여름 '전력대란' 걱정된다
  • 편집인 사장 최 충 웅
  • 승인 2012.05.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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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부터 때 이른 더위가 이어지면서 21일 서울이 섭씨 30도로, 벌써 여름철 기온으로 치솟았다. 통상 안정권 전력 예비율이 10%를 넘어야 하는데, 기온이 섭씨 25도까지 올라간 지난 3일 오후에는 9.3%를 기록했다. 급기야 오늘은 7.1%로 급락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도 전 5월 초부터 전력공급이 비상이다. 5월 중순에도 예비전력이 여름·겨울 피크시즌에 준하는 위험수위로 떨어졌다니 올 여름 전력대란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5월에 비해 온도가 10도 정도 더 높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예비전력은 40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때이른 전력수급 비상은 이상고온 현상에다 고장과 정비로 멈춰선 발전소가 많기 때문이다.

연일 계속된 초여름 날씨와 고리1호기 등 발전소 공급 차질로 현재 예비전력이 400만~500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예비전력이 900만㎾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500㎾ 이상 감소한 것이다.

5월에 유지되는 예비 전력은 전기 다소비업체가 조업시간을 조정함에 따라 겨우 유지되고 있다. 산업계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200만~300만㎾ 수준일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올 여름이 평년보다 더 더울 것이라는 기상예측으로 전력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15일에 일어났던 대규모 정전사태를 넘어, 블랙아웃(완전 정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전문가가 있을 정도다.

또 지금은 발전시설 점검기간 중이란 이유도 있다. 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면 점검이 제대로 안 되고, 따라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2월 정전 사고를 낸 고리 1호기(발전용량 60만㎾)를 비롯해 울진 4호기(100만㎾), 신월성 1호기(100만㎾) 등 3개 원전의 가동이 당분간 어렵고, 울진원전 3호기(100만㎾)도 다음 달 말 정비에 들어간다.

3월 화재가 난 보령화력(100만㎾)도 가동을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전력 공급능력은 작년보다 560만㎾나 적은 6,341만㎾로 떨어졌다. 반면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력 수요는 작년보다 170만㎾ 정도 많은 5,919만㎾까지 치솟은 상태다.

그런데 지난 3일 오후 서울의 대표상권인 강남역과 명동 일대 상점들이 출입문을 열어둔 채 에어컨의 희망온도가 15도에 맞춰져 가동하는 상점도 있은 것으로 보도되었다. 에어컨 틀고 긴소매 입고 일하고 있어, 전력난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출입문 열어 놓은 채 냉방기기를 가동하거나 피크시간대에 과도한 냉방을 자제하고, 영업장을 26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조명을 최소화 할 것을 요청했다. 또 7월말~8월초에 집중돼 있는 여름휴가를 8월 3~4주로 분산하거나, 피크시간에 산업체가 보유한 자가용 발전기를 가동하고 피크시간 외에 조업을 하면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일단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지만 이행 상황이 나쁠 경우 정부는 강제규제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문을 열고 냉방기를 가동하는 대중이용시설에 대해 6월 한 달간 계도기간을 두고 7월부터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한다. 백화점·호텔 등 478개 대형건물의 실내온도를 26도, 공공기관은 28도 밑으로 내려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지경부는 여름철 냉방수요를 줄이기 위해 전력 사용량이 많은 피크시간대, 즉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냉방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냉방수요는 여름철 피크 전력의 21%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백화점 등 상업과 산업부문이 총 91%를 차지한다.

연중 피크가 발생하다보니 발전소 정비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줄고 전력부족이 상시화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는 발전소의 추가공급을 통해서 단기간에 전력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에너지 절약만이 방법이라며 산업계의 자율 참여와 국민의 에너지 절약 생활화를 원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어린이들의 에너지 절약 정신을 길러야한다. 가전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땐 꼭 플러그를 빼두고, 에어컨은 꼭 필요할 경우 실내 적정온도를 26~28도를 유지하고, TV 볼륨을 높이거나 채널을 이리저리 돌릴 때마다 전력 사용량이 증가되므로 습관적으로 채널을 돌리는 버릇도 고쳐야 한다.

올여름 절전 방안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 전력 소비가 특정 계절, 특정 시간대에 몰리지 않도록 하고, 새벽과 야간 조업을 늘리고 7월 말~8월 초에 몰린 기업들 휴가 일정을 분산시킬 필요도 있다. 현재 조업시간 조정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절전량에 따라 ㎾h당 500~2,400원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협조 절전'에 참여하는 기업수를 현재의 4,000여곳에서 1~2만 곳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

일본의 경우 원전 54기가 모두 멈춘 4월 말~5월 초 주말에도 상당수 기업이 공장을 돌렸다고 한다. 다른 기업들도 평일에 쉬고 주말에 근무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유통업체는 영업 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서머타임제를 도입 했다. 여름 한낮엔 복사기조차 쓰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일본은 이런 절전으로 전력 소비를 21% 줄였다고 한다.

발전소 건설이 늦어져 2015년까지는 전력난을 해소하기 힘들다. 따라서 당장은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여름과 겨울에 최대한 전력 소비를 절약해야 한다.

매장들이 출입문을 열어놓은 채 에어컨을 가동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전력 요금을 시간대에 따라 차등화 하는 것도 전력부족 사태를 막는 방법이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의 50%를 차지하는 산업체의 휴가일정을 분산시켜 전력수요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발적 절전 참여기업을 확대하려면 인센티브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전력요금의 시간대별 차등부과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당장은 위기의식을 국민들과 공유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과 절전대책이 절실하다. 그래야 올 여름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

 

편집인 사장 최 충 웅 choongw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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