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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젊은 빛깔 거리에서 느낀 어느 직장인들의 행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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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담론] 젊은 빛깔 거리에서 느낀 어느 직장인들의 행복감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 승인 2019.03.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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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디지털 세대 밀레니얼 직장인들과 베이비부머 기성세대의 일원으로서 '문화적 소통'을 함께 하는 것은 동시대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크다. 14일 저녁 7시 한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인문학이 있는 저녁'의 취지로 마련된 '소스터디그룹'에서 특강 후 일부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한 이인권 대표. (이미지 제공 미디어 컨설팅)

한국 직장인들의 행복지수는 높지 않다. 경제 수준에 비해 한국인의 행복지수가 낮으니 직장인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경제규모가 10위권 진입 단계에 있지만 직장 구성원들의 행복감은 크게 쳐져 있다는 통계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스웨덴의 ‘유니버섬’(Universum)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의 행복지수는 57개국 중 49위에 머물렀다. 유니버섬은 “직장인들이 덜 행복한 나라에서는 직업적인 발전과 배움의 기회가 행복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행복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필자는 14일 오후 7시 아담하게 장식된 서울의 한 이벤트 스튜디오에서 한 공공기관의 직원들이 월례적으로 갖는 ‘스터디 소그룹’에 초청돼 특강을 펼쳤다. ‘저자와의 대화’로 마련된 이 특강은 필자의 저서를 읽은 직장인들이 모여 소통하는 자리였다.

바쁜 업무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자기계발을 위해 모인 이 소그룹의 직장인들은 정신적 자양분을 공유한다는 데에 행복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특강 후 시간의 여유가 있는 몇몇 참가자들과 저녁을 함께 하며 ‘자기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변화의 시대 밀레니얼 젊은 세대들과 문화적 교감을 나누는 기회도 됐다.

지금 직장인들을 포함한 현대인들에게는 전통적인 개념의 막연한 행복이 목적이 아니다. 사람들은 디지털 첨단기술이 현대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파 한다. 거기에서 느끼는 행복을 이제는 진정한 삶의 가치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조금은 여유를 갖고 즐기며 내적인 단순함, 그러면서도 정신적 충만감 속에서 자기만의 쾌감을 가지려 한다. 현대사회가 ‘빨리빨리’, ‘높게높게’, ‘크게크게’라는 사이클에 맞추어져 있다 보니 ‘스케일다운’(scale down)이 필요해졌다는 방증이다.

뭔가 조금은 템포를 늦추고, 생각할 여유와 삶의 가치와 목적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래서 환경이나 주위에서 얻어지는 물질적인 충족보다도 내면에서 솟는 정신적인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사람들은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게 되면서 부유한 것과 행복한 것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첨단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사람과 사람사이를 단절시키고, 사회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희석시켰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성공과 행복한 삶의 원천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다. 당연히 불행보다는 행복을, 세분해 출세보다는 성공을 원하게 됐다.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행복에 대해 심리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진지한 연구를 시작했다. 긍정심리학 분야의 선구적 학자인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활동과 그 분위기에 완전한 일체가 되는 최고의 경지를 이룰 때 가장 행복하다. 이것이 바로 플로우’(flow)라고 정의 했다. 플로우는 한국어로는 ‘몰입’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금 직장인들을 포함한 현대인들은 전통적인 개념의 막연한 행복이 목적이 아니라 디지털 첨단기술이 현대인들을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파 한다. 거기에서 느끼는 행복을 진정한 삶의 가치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몰입'(flow)을 통해 직장의 일 속에서 내면에서 솟는 정신적인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14일 저녁 7시 한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인문학이 있는 저녁'의 취지로 마련된 '소스터디그룹'에서 특강 후 일부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한 이인권 대표. (이미지 제공 미디어 컨설팅)

이미 미국 기업의 경영에서 플로우는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 일찌감치 완벽한 심리적 몰입 개념을 경영에 도입한 것은 미국 기업들이다. 그들은 이미 창의성, 생산성, 직원들의 행복감 등 많은 면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조직에서의 몰입도는 구성원들이 조직의 성공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과 시간과 에너지 등을 투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몰입도가 높은 구성원이 많은 조직일수록 성과도 높게 나타난다. 또한 흔히 몰입도가 높은 구성원들이 이직을 할 의향이 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조직을 떠날 생각을 강하게 갖는 경향이 있다. 몰입도가 높은 직장인들은 당연히 행복지수가 높다.

IT산업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 근처에 I.D.E.A.라는 기업컨설팅 회사가 있다. 여기에서는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플로우를 교육하고 있다. 기업에서 경영자는 물론 관리자나 일반 직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플로우를 체험하게 된다. 조직 구성원들의 만족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속에서 저절로 샘솟듯이 우러나와야 한다. 그러면 그 회사는 생산성이 높아져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에서도 구성원들의 플로우가 아주 중요하다. 실제로 재벌 그룹을 포함해 많은 기업들의 조직원들이 자신들의 일에서 큰 만족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 같은 경우 시스템을 통해 당장은 성과는 낼 수가 있겠지만 멀리 내다보면 이미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인력 전문 포털사이트 〈인크루트〉가 기업의 젊은 직장인들에게 물었다.

“더 나은 인생을 위해 직장을 그만 두고 새로운 일이나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생각이 있는가?”

이 질문에 무려 83.1%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는 대다수 직장인들이 자신의 현재 일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혹시 이들 젊은 직장인들은 항상 신기루를 찾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소중한 인생을 허비하는 것은 아닐까?

플로우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목적의식이 뚜렷할 때 느끼는 최고의 만족감이다.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이 일에 대한 보람이 없으면 이는 기쁨이 없는 것이다. 일에 대한 열정과 헌신적인 자세가 있다면 이는 행복의 느낌이다.

행복의 화살이 날아가는 표적을 자신이 하는 일 자체에 둘 것인가, 아니면 물질이나 명예에 둘 것인가에 따라 그 행복의 질감이 다르다. 물질이나 명예는 달콤하지만 쉽게 물리게 된다. 그러나 일은 만족의, 아니 행복의 잔잔한 향기가 길다.

그래서 일을 즐기는 조직의 구성원은 매일 매일이 활력이 넘치고 즐겁다. 그러나 임금만 생각하는 구성원은 성취욕에 대한 자극이 없고 그저 월급날 하루가 즐거울 따름이다. 동기부여가 되어 있고 성취감을 느끼는 자세, 자신이 하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몰입하여 느끼는 행복한 감정, 그것이 바로 직장인의 진정한 보람이 된다.

성공한 사람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자신의 일을 소중히 여기고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조직에서 연봉과 승진에만 연연하는 구성원은 항상 더 높은 물질적 단계에 다다르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족이나 보람은 늘 먼발치에 있게 마련이다. 그런 사람들은 계속해서 더 큰 것,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어 있다.

어제 늦겨울과 초봄의 밤공기가 뒤섞여 알싸하게 느껴지는 젊은 빛깔의 홍대 입구 거리 스튜디오에서 만났던 소스터디그룹의 직장인들은 행복감이 넘쳐 있었다.

▷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과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을 거쳐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CEO)를 13년 동안 역임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석세스 패러다임> 등 다양한 주제로 14권을 저술했으며 창조경영인대상, 대한민국 베스트 퍼스널브랜드 인증, 자랑스런 한국인 인물대상, 예술경영가로 문화부장관상(5회)을 수상했다. 칼럼니스트, 문화커뮤니케이터, 예술경영 미디어컨설팅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인권 논설위원단장 success-ce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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