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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할 만큼 힘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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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생각할 만큼 힘드나요?
  • 한일문화예술신문
  • 승인 2011.03.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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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답을 찾아 봅시다.”

한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숭고한 가치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진리가  길을 잃고 헤매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문제가 있으면 반드시 답이 있습니다. 답이 없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겠지요. 죽음으로 갈 만큼 큰 문제에도 답이 있기 마련, 스스로가 그 문제의 답을 찾지 못하고 희망을 놓아버리기에 죽음이 다가옵니다. 그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주는 것이 저의 사명입니다.”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극락마을 위에 있는 ‘묵언마을’(默言村)은 자살예방을 목적으로 창건한 한국 최초의 종교시설이다. 구불구불 곡목(曲木)과 황토만을 써서 기둥과 서까래를 엮어 세웠고 고유 한국말인 ‘법당’ ’구경칸’ ’똥칸’ 등의 표찰을 붙여놓았다. 이곳에 복을 구걸하는 거지인 지개야 스님이 있다.

묵언마을은 굽은 소나무와 황토로만 지은 절이다. 지개야 스님이 2년여동안 한국 전역을 돌며 구해온 200년 이상된 나무들이다. 아무도 쓰지 않기에 더 크고, 단단하게 자랐다. 스님이 5년에 걸쳐 평생모은 30억을 쏟아부어 완성한, 사회에서 버림받은 이들의 마지막 보금자리가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왜 묵언마을일까. “‘묵언’은 달마대사가 면벽 9년 만에 이룬 참선의 아주 높은 차원이고 ‘마을’은 가슴의 대화가 있는 것을 말해요. 뜨거운 가슴의 대화가 없는 시대. 사람들에게 대화의 힘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지개야 스님은 애기했다.

지개야 스님은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스님이 가난이 싫어 도회로 나와 중국집 음식물쓰레기로 배를 채우며 양복점, 구두닦이, 볼펜장사등 먹고살기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스님이 돈을 벌게 된 것은 1980년대 한국에 소파동이 있을 당시였다. 소값이 내리며 집을 담보로 소을 더 샀고, 소값이 오르면 소를 팔아 더 좋은 집을 샀다는 지개야 스님. 그러다 난데없이 정치판에 온 몸을 던지기도 했다.“소 키우는 일로 도의원을 만나려고 면담 신청을 여러 번 했으나 면담을 안 해주는 거예요. 그래서 안 해주는 면담을 계속 신청하는 것보다 내가 도의원이 돼서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3평짜리 선거사무실에 선거운동원 3명, 프라이드 차 한 대로 했는데 당선됐어요.” 경북 도의원 당선이었다.

그러던 지개야 스님이 출가를 한건 지난 2004년 그의 나이 51세때였다. 수많은 종교가 존재하는 사회지만 하루에 3만5천여명의 어린이가 굶어죽고 있고 우리의 이웃이 45분마다 한명씩 죽어가도 하소연 할 곳이  없는데, 누군가가 아닌 내가 한 사람이라도 건지겠다는 마음으로 출가를 결심했다고 한다. “우리의 마음속에 절이라면 공짜로 밥 주고 잠을 재워 줄 것 같은 향수가 있지요. 지금은 그렇게 잠 재워주고 밥 주는 곳이 거의 없어요. 예부터 절에는 배고픈 사람, 마음 아픈 사람, 도둑놈이든 깡패든 누가 오더라도 그냥 재워 줍니다.’네가 도둑놈이냐?’고 속세의 과거를 묻지도 않는 것이 절이에요. 우리 사회에 이런 곳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어차피 죽으면 내 가진 것들 놓고 갈 건데 조금 빨리 이 자리에 놓아둔 것뿐이지요. 짓는 것은 내가 지었지만 내 것이 아닙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의 것이지요.” 

인터뷰 말미 “제일동포들의 향수병을 고칠 수 없겠냐”는 질문에 “그것도 문제니 답이 있지, 일본이란 타국에서 얼마나 많은 날을 한의 눈물로 보냈을까? 뼛속 마디마디마다 새겨진 눈물자국! 어디 한 번 마음 놓고 울어나 보았겠나? 쓰린 가슴에 멍든 내 인생 한탄이라도 해 보았겠나?  멀고도 가까운 내 조국! 찾아가도 내 어릴 때 뛰놀던 초가집! 기와집 마당에 막걸리 장단에 육자배기 노랫가락 어디로 갔나? 하는 아쉬움, 제2의 묵언마을이 완성되면, 제일동포님! 내 어릴 때 뛰어놀던 그 옛집에서 고향의 향수를 달래 드릴 장을 꼭 드릴게요.” 라며 합장인사를 한다.

묵언마을: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403-2 Tel: 0502-114-5004
 

한일문화예술신문 http://www.cop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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