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쉼터] 놀이 사진가 정현진의 1장 1단, 안목

2018-02-14     정현진(놀이 사진가)

 

미각을 기르려면,
다양한 음식 맛을 보아야 한다.

촉각을 기르려면,
다양한 것들을 만져 보아야 한다.

안목을 키우려면,
다양한 관점들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기호에 따른 취사선택은
사고의 편협함과 오류에 빠질 수 있다.

- 안목 -

집 근처 동네 산을 가끔 찾고는 한다. 하루는 말끔하게 차려 입은 노신사 한 분이 신문을 읽고 계셨다. 가까이 가보니, 여러 종류의 신문들이 주변에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눈 하나만을 뜬 채 사물을 바라보면 모양은 알 수 있어도 거리와 같은 다른 속성들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경청 없는 주장만으로는 상대와 소통할 수 없으며, 다채로운 세상을 하나의 색과 모양만으로 묘사하려는 것은 무모하다. 안목을 넓힌다는 것은 균형 있는 시선으로 외부와 소통하면서 세상을 이루는 색과 모양들을 하나둘 이해해 가는 것이다.

 

정현진(놀이 사진가)

- 아타락시아(2014)

- 1장 1단, 한장의 사진 하나의 단상(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