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0:20 (목)
제8차 바른농협개혁포럼 <개회 인사>
상태바
제8차 바른농협개혁포럼 <개회 인사>
  • 송현아 기자
  • 승인 2011.06.16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양부 농협제자리찾기국민운동 상임공동대표

반세기만의 농협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
농민 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바른 농협개혁을 위한 실천과제

농협제자리찾기국민운동은 4년 전인 2007년 6월 13일 장충동에 있었던 한 시민운동단체가 주최한 제1차 농협개혁토론회에서 그 씨앗이 뿌려졌다. 이후 2개월여 간 계속된 마라톤 토론회와 간담회 등을 거치면서 참가자들은 농협개혁의 절박성에 모두가 공감하고 마침내 8월 28일 독립적인 범시민운동단체로 “농협제자리찾기국민운동”을 출범시키기로 결의 하였다. 그리고 두 달여의 준비기간을 거치면서 우여곡절 끝에 11월 15일 공식 출범하였다. (참고 부록 5) 그날 이후 오늘 까지 나는 상임공동대표의 직을 맡아 농민조합원이 주인이 되는 바른 농협개혁을 위한 농협제자리찾기국민운동을 기획하고 추진하고 있다.

농협이 농민조합원을 주인으로 모시는 바른 농협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돈장사 잘하는 신용농협을 농민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때 제값 받고 잘 팔아주는 판매농협으로 환골탈태시키는 구조개혁이 일어나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농협중앙회 신용과 경제사업을 분리하고 특히 경제사업분야가 독립된 자본금을 가지고 전문인력에 의해 운영되는 독립된 경제기구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그래서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를 위한 농협법 개정을 운동의 목표로 정했다. 농협중앙회 신경분리문제는 1994년 대통령 농어촌발전위원회가 처음 건의 한 이후 지난 17년간 우리 농정의 최대 개혁과제였다.

지난 4년간 신경분리를 통한 경제사업의 독립을 촉구한 노력이 아쉬운 데로 지난 3월 11일 농협법 개정을 통하여 조그마한 결실을 거두게 되었다.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각각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분리 2012년 3월 2일까지 독립시키고, 특히 경제지주에 평가자본금의 30%이상을 우선 배분하고 중앙회가 수행하고 있는 경제사업 일체를 단계적으로 2017년 3월 2일까지 모두 이관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실로 반세기 만에 농협은 주인인 농민조합원이 그토록 바라온 판매사업을 본격적으로 전문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독립된 경제사업 추진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농협경제사업을 독립기구화하고 판매농협이란 새로운 집을 설계하고 짓는 작업과 관련 농협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말들은 벌써부터 우리를 절망하게 하고 있다. 있는 자회사와 새로운 자회사 몇 개 더 만들어 이를 관리하는 경제지주를 발족시키는 모양새를 갖추는 것으로 경제사업 독립은 끝내고 3년 후, 5년 후 경제사업 일체를 경제지주에 이관하는 문제는 그 때가서 상황 보아가며 없었던 일로 만들면 된다는 것이 농협중앙회의 지배적인 생각이란 말마저 나돌고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경제사업의 독립에 관심이 없고 금융지주 만드는 들러리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앞으로 생겨날 경제지주와 금융지주 회장, 그리고 농협은행장을 비롯한 수개의 자회사 사장자리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대의원 288명만 붙잡으면 회장연임은 따 논 당상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모두가 이 많은 자리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할 회장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모두들 제사(개혁)는(은) 뒷전이고 젯밥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회장의 인사권 개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 논 인사추천위원회도 이미 중앙회장의 눈치나 살피는 들러리 기관이 되어 기대할 것도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말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농협개혁을 기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연목구어(緣木求魚)이고 태산공명서일필(泰山共鳴鼠一匹)도 못할 형국이다.

진정한 농협 제자리 찾기는 이제부터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 동안 경제사업독립을 열망해 왔고 마침내 50년 만에 경제사업독립을 위한 큰 틀(기본 구상)을 만들었고 어떠한 모습으로 그 것을 실현시켜 나갈지 그 구체적인 설계도면은 이제부터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지난 50년간 우리가 그토록 바라온 집(경제사업)을 짓기 위해서 우리는 정부와 농협의 관계자들이 어떻게 집을 설계하고 그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알 권리가 있고 감시해야할 의무도 있다. 그 내용이 잘못되었다면 이를 바로 잡을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농협은 하나의 자율적인 농민단체이기 이전에 270만 농민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직일 뿐만 아니라, 농민을 위한다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농업/농촌발전을 위한 국가적/지방적 차원의 각종 지원과 특혜가 주어지고 있는 국가적인 공공기관이며 공익단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은 농협으로 하여금 농민적 소유와 기업적 경영을 분명히 구분하고 이를 새로운 판매농협 건설에 반드시 반영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농협이 더 이상 주객이 전도되어 주인인 농민조합원을 위해서 일하도록 고용된 임직원들이 주인행세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진국의 모든 농협이 하는 것처럼 조합장과 중앙회장은 조합장직을 겸직한 명실상부한 비상근 이사회 의장으로서, 농민조합원의 이익을 대변하는 책임을 지는 비전문가로서 자신의 위치를 분명히 하고, 경영에 대해서는 자신들을 대신해서 일해 줄 최고의 전문가들 가운데 엄격하고 투명한 공모절차를 거쳐 CEO를 선발 그에게 일체의 경영책임을 맡기고 그 결과에 책임지게 하는 새로운 인사 조직 경영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 일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농민조합원들이 잠자고, 조합장과 중앙회장이 주인인 농민조합원을 위해 봉사하기 보다는 군림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임직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구태를 버리지 않는 한 바른 농협개혁은 한가한 남의 집 이야기 일뿐이다. 농협중앙회 보유자본금 전액을 출자해 금융지회사를 만들어 돈장사에 치중하겠다는 반농협적 안을 만들어도 “아니요”라고 말하고 나서는 조합장 한명 없는 풍토가 계속되고, 대의원 조합장들이 모여 박수로 농협경영을 책임지는 CEO를 선임하는 무책임한 행태가 계속되고, 농협인사가 투명한 공개적 절차 없이 밀실에서 지연과 학연, 파벌과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안배로 결정되는 구시대의 낡은 관행이 계속되는 한 솔직히 농협개혁은 말장난일 뿐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충분히 경험했고 시행착오도 할 만큼 했다.

만약 이번에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경영을 책임지는 CEO를 선발하는 새로운 인사조직문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농협은 또다시 농민의 이름을 앞세운 주인 없는 조직이 되고, 지난 전산망 마비사태에서 보듯 소유와 경영이 불분명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무책임한 조직이 되거나, 비상근이란 이름으로 인사와 경영에 개입하면서도 책임지지 않는 회장처럼 자기부정의 위선의 조직이 될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이런 구태와 관행이 바로 개혁되지 않는다면 이번 신경분리도 결국은 임직원 그들만을 위한 그들의 자리잔치로 끝나게 되고 그로 인해 농민조합원 부담만 더욱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반세기 만에 찾아온 이번 농협개혁은 우리에게는 정말 소중한 기회다. 농협이 본래의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이며, 농민조합원의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이제는 농협을 주인인 농민조합원인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바로 세우는 농협개혁의 승리를 위하여 농협의 주인인 농민조합원이 주인의식을 되찾고 조합장들이 깨어나야 하고 나서야 하고 뜻을 같이하는 농민단체와 전문가와 시민단체들과 합력해야 한다. 무이자 지원 자금 회수의 압박 때문이란 말은 더 이상 구차스런 변명일 뿐이다. 농민조합원을 위해 일할 수 없다면 조합장과 농협, 그리고 중앙회장과 임직원들은 사실상 자신들의 사회적 존립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모두 떨치고 일어나 온 몸으로 바른 농협개혁을 요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결단을 할 때가 되었다. 농협을 진정으로 주인인 농민조합원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환골탈태시키던가, 아니면 농협을 포기 하던가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부와 국회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 농협이 제대로 경제사업을 독립시키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바른 개혁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투명한 인사절차를 확립하지 않는다면 정부와 국회는 농민의 이름으로 국민의 혈세로 지원하기로 한 재정지원과 조세특례 등 모든 농협에 대한 지원조치를 제고해야 한다. 지난 50년을 이렇게 해 왔다. 이번에도 또다시 이렇게 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번만큼은 바로 잡아야 한다.

농협제자리찾기국민운동은 지난 4년간의 1단계 활동을 마감하고 이제 시작하는 신경분리와 함께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농협의 인사조직문화를 바꾸는 바른 농협개혁을 목표로 하는 2단계 활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반세기 만의 농협개혁이 신경분리와 함께 인사조직문화를 바꾸는 개혁으로 이루어 질 때 농협 제자리 찾기는 마침내 바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또 걸려야 하할지 모른다. 그러나 농협을 주인인 농민조합원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제자리를 찾아 바로 서게 하는 일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의로운 일이기 때문에 이 운동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농협제자리찾기국민운동은 농민조합원이 주인으로 제자리를 찾아 바로 서는 그날 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송현아 기자 sha72@hanmail.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섹션별 최신기사
HOT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