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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를 넘어 경기도로, 합창을 넘어 솔리스트로 인정받는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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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를 넘어 경기도로, 합창을 넘어 솔리스트로 인정받는 앙상블
  • 오성용 기자
  • 승인 2022.12.30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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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게 설 수 있는 무대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MUSIC/경기솔리스트앙상블

 

“군포를 넘어 경기도에서, 합창을 넘어 솔리스트로 인정받는 앙상블을”

 

우재기 대표

하모니(Harmony)라고 하는 단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조화’라고 번역하지만 음악적으로 쓰일 때에는 무언가 조화라는 말만으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 뉘앙스가 하나 있다. 그것은 각각의 다른 음색들이 하나의 화음을 이룰 때 어우러지는 느낌, 원래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아카펠라, 4성부의 합창과 같은 음악들이 성당에서 다른 사람과 음을 맞춰 내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내던 신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도 하지 않겠는가? 하모니라고 하는 음악의 요소는 그렇게 개인으로는 딱 들어맞지 않지만 전체로 모였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으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영역이 아니겠는가?

 

경기도 군포시에는 아직 작지만 그렇게 합창의 파트에 서서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서로 길라잡이가 되어 한 목소리의 음악을 만들어 나가는 경기 솔리스트 앙상블이 있다.

 

프로는 아니지만 프로에 버금가는, 노래의 프로가 되기 위한 목표

 

“연말이 되면 음악회들이 많이 열리는데, 한국의 전문 성악가들의 솔리스트, 그런 공연들이 많지 않겠습니까? 원래 솔리스트라 하면 말 그대로 독창자이고, 앙상블에서의 독창이라면 높은 실력을 가진 프로이기에 저희들 아마추어에게는 높은 목표일지 몰라도 파격적으로 아예 훨씬 높은 목표를 설정하자. 또 지역적으로도 군포 솔리스트 앙상블, 이렇게 하는 게 맞겠지만, 그보다는 작은 지역에 멈춰있지 말고, 그래서 더 넓게 ‘경기 솔리스트 앙상블’, 이렇게 가자고 제안을 해보았습니다.”

 

그런 큰 목표와 넓은 활동 범위를 열어 두었기 때문이었을까?

 

“코로나 때문에 3년을 미루고 쉬었다가 이제 4월에 첫 모임을 가졌는데, 양평에서 두 시간 반이나 걸리는 군포까지 찾아오셨던 분이 있었습니다. 합창단이 없는 지역이 많아서 먼 거리에도 찾아와 보았는데, 이곳에서 처음 보는 분위기가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현재 단원의 수는 25여명, 평균 연령은 4, 50대가 주축으로, 직장인, 사업가, 공무원, 가정 주부 등등으로 다양한 연령, 직업을 따지지 않고 그저 노래를 좋아하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음악을 한다는 게 너무 초보자에게는 어렵지 않을까? 앙상블의 구성은 여성은 소프라노, 알토, 남성은 테너, 베이스 파트를 맡고 있는데, 역시 아마추어들이 많아서 음악적으로 아직 악보를 보기에도 서툰 단원들이 더 많다고 한다.

 

“원래 아마추어 합창단이라고 하면 편차가 큰 편이라서요. 오랫동안 합창 경험이 있으시는 분은 음악 전문가에 준하는 분들도 있지만 50%는 악보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봐야 합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고 할까요? 굉장히 합창은 하고 싶고 열의는 높아서 찾아오셨는데, 지휘자로서 새로 오신 분이 있으면 굉장히 기대를 하지만, 그 열의만큼 처음부터 꼭 잘하시는 분들만 계시지는 않습니다.”

 

정말 노래를 부르고는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합창’을 하고 무대에 서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앙상블은 단비가 되어주지 않을까? 악보를 보지 못하는 핸디캡은 열정이 있다면 사실 그저 단순한 장애물일 뿐이다. 가장 연세가 많으신 70대 단원에 이르기까지, 연습에 대한 열의는 굉장히 높은 분위기라, 곡과 파트 연습을 유튜브나 피아노 반주를 녹음해서 카톡으로 보내준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많이 듣고 또 많이 불러보는 연습을 참 많이 해서 오신다고 한다.

 

“또 합창의 좋은 점은 잘하는 사람의 소리를 바로 옆에서 듣고 그들과 함께 하면서 서로의 단점을 커버해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앙상블이다보니 소리의 화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이 음정에서부터 다른 파트와 파트끼리 화음을 내면서 더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무대라면 어느 곳이나 찾아가고 함께 하고자 한다면 누구에게나 다양한 시도를

 

그럼, 경기 솔리스트 앙상블의 목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다양하게 설 수 있는 무대를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일 년에 정기 연주회가 있고, 찾아가는 음악회도 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 저희들끼리 향상 음악회라고 해서, 저희 경기 솔리스트 앙상블이라는 취지에 맞게 개개인이 독창하는 무대를 갖고자 합니다. 좀 특이한 경우이겠습니다만, 다른 합창단과는 다르게 저희 합창단 단원들은 개인적으로도 뛰어난 독창자로서의 역량도 키워나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뛰어난 독창자가 모이면 더 뛰어난 앙상블, 합창단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해서 경기 솔리스트 앙상블은 기본적으로 합창단이지만, 창단 이후 6월까지 3개월은 솔리스트 독창 연습을 하고 7월에는 첫 창단기념 음악회는 독창으로 하는 레퍼토리들을 넣어 가곡 음악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는 군포 지샘병원에서 코로나19로 하지 못했던 토요음악회에 초대되어 ‘환우를 위한 힐링 콘서트’와 함께 공연하게 되었다고 했다.

 

“요즘에는 재능기부로 해서 설 수 있는 자리도 많이 있기는 합니다만, 요양원ㆍ학교 등지에서

저희 인원과 실력을 더 높은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군포시와 지자체에 소통하고 협조를 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우선적으로 모집인원은 100명까지라도 제한을 두지 않고, 단원은 계속해서 모집하고 확충할 생각에 있습니다.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합창은 더 웅장하고 화려하게 진행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크게 성장할 여지를 열어놓고 있습니다.”

 

정기공연에는 장소 대관과 운영비라는 문제가 남아있겠지만, 군포문화예술회관을 넘어 더 넓은 경기도 전반에 이를 수 있는 야심만만한 공연 아이디어들이 우대표의 머릿속에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가곡에서부터 오페라 합창, 뮤지컬 곡들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의 레퍼토리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이곳에서 오페라 춘향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원래 한 두 시간 반 정도 분량인데 그것을 한 시간 정도로 축소하고 대본도 좀 더 재미있게 각색을 희극적으로 해서 단원들이 역할을 맡고, 주역은 성악가들이 참여해서 만들어 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우재기 대표는 성악가로 교수로 바쁜 활동 중에서도, 아마추어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합창을 할 때 3개월 전과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또 다르거든요. 그걸 느낄 때 다들 마찬가지이지만, 가르치고 지휘하고 있는 저도 가슴이 찡합니다. 연습 도중에도 감동을누리고 또한 같이 공감하고 공유하면서 서로 소리가 좋아지는 것을 마음과 귀로 들을 때 보람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지만, 해보자 하고 밀어붙일 수 있는 게 아마추어의 매력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저희 단원분들에게는, 생업도 바쁘고 시간을 어렵게 내서 나오시기 쉽지 않겠지만, 꼭 앙상블에 참여하신 이후의 삶이 즐겁게 노래하는 삶을 사실 수 있었으면 하고,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KNS뉴스통신=오성용 기자]

오성용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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