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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불황형 흑자’는 빛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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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불황형 흑자’는 빛좋은 개살구
  • 강준완 기자
  • 승인 2012.10.09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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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성장동력 찾아 극적 반전 꾀해야

  세계1등 제품 집중 투자-한류관광붐에 올라 타라-신성장동력 재조정 필요

[KNS뉴스통신=강준완 편집국장] 지난 9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31억47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규모는 전월의 19억9600만 달러보다 크게 확대되었다. 게다가 8개월 연속 흑자다.

일반 국민들은 무역수지 흑자가 일반 가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잘 몰라도 일단 적자가 아니기 때문에 “경제가 아직까지는 잘 돌아가는구나”란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흑자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게 되면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는 위기감마저 느낄 것이다. 흑자의 불편한 진실, 그것은 바로 ’불황형 흑자’다.

불황형 흑자는 한마디로 ‘빛좋은 개살구’다. 수출이 줄어들어 적자가 예상되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줄어들어 생각지도 않게 무역흑자를 기록한다는 의미다.

사치품 수입의 증가는 거품경제를 일으키고 계층간 위화감을 가져오는 등 부작용이 있지만, 제조업 관련 부품소재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역으로 수출전선에 적색신호가 감지된다는 의미다.

한국의 경제구조는 수입된 부품으로 다시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로 먹고 산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런 경제구조가 점차 다변화되어 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제조업의 위치는 막강하다. 한국경제의 파워이기도 하다.

이런 불황형 흑자 구조는 제조업 지수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지난 8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3.8%. 2009년 5월의 73.6% 이후로 가장 낮았다. 자동차-기계장비 생산이 급감했으며, 자연스럽게 설비투자도 13.9%나 줄었다. 불황형 흑자 구조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불황형 흑자가 계속되면 제조업 가동률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일감도 줄어들게 된다. 결국 기업들이 버티기 전략으로 돌아서면 인력감축은 피할 수 없는 그들만의 대안이다. 이런 순환은 곧 가계경제 영향으로 이어져 내수 및 소비가 줄어들면서 장기침체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장기침체는 중산층이 붕괴되고 저소득층-소외계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2006년 이후 아파트 대출금으로 고통받는 하우스 푸어 중산층이 많아 경기침체는 가정붕괴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우려가 된다.

결국 국가는 이들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투입예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 국가경제가 생산적인 측면보다 내부를 챙기는 복지우선 정책으로 들어서면서 역동성을 잃게 된다. 이쯤에서 우리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성장동력-역동성-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

튼튼한 사회안전망과 고통을 감내하고 함께하려는 공통체의식도 분명 이 시대의 성장동력 인프라다. 경제대국 한국은 해방 이후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함, 남북 대치국면이란 위기의식을 함께 느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으로 만들어진 산물아닌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팍팍한 가정경제가 살아나고 소비가 늘려면 제조업 지수가 활발해져야 하며, 그것은 곧 수출시장의 활성화가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난다.

미국과 유럽시장이 바닥을 헤매고 일본의 장기침체가 계속되도 경쟁력있는 분야를 개발하고 ‘되는 마케팅 전략’을 만들어 낸다면 못할 것도 없다. 아무리 세계경제가 어려워도 최고 인기상품은 팔리기 마련이다. 안 사고 베기지 못하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삼성전자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3/4분기 연결기준 매출 52조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 8조 1,0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분기별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도 세계 10위권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애플과 함께 양대 산맥으로 성장했다. 갤럭시 시리즈는 유럽경제가 바닥이라고 해도 안 사고 못 베기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치솟는다.

그렇다.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한국제품 100여개에 대해 가격-품질 경쟁력을 더욱 높이면서 품목도 더 늘려야 한다. 국가의 연구개발비를 늘려서라도 경쟁력 있는 제품은 직접 키워야 한다.

우리의 제품을 기다리는 곳은 미국과 유럽뿐 아니다. 남미와 아프리카-서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도 개척해야 한다. 경쟁국이 정체되어 있을 때 조금만 뛰면 두 배로 쫓아갈 수 있다.

중국의 해외관광 시장도 눈 여겨 볼 만한 블루오션이다. 중국인들은 전체 평균 국민소득은 낮지만 중상위 계층의 소비력은 한국을 능가한다. 먹고 살 만한 인구가 전체의 10%만 되도 1억 명이 넘는다. 이들이 세계 관광을 시작했다. 왕 서방들이 해외나들이에 나서고 있으며, 왕 서방 부인들이 의료관광-화장품 관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설날 연휴와 가을의 건국기념일 연휴만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해외관광은 개인별 취향에 따라 그리고 기업의 비즈니스로 언제든지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숙박문제가 자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다. 서울엔 비싼 호텔과 뭔가 찝찝한 모텔밖에 없다는 불만이다. 방이 없어 경기도로 인천으로 잠자리 찾아 떠나는 숙박난민 신세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에 대해 크게 신경 쓸 일도 아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은 저절로 따라온다. 그들에게 맞는 숙박 아이디어를 내서 인프라를 갖추면 된다. 베이징의 삼합원처럼 우리에겐 한옥 숙박도 있고, 비즈니스 호텔도 있고, 모텔을 관광호텔로 변경할 수도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처럼 뭔가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우리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많다. 중국인들의 해외관광은 이제 시작도 안됐기 때문에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미래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동통신과 시스템반도체, 전기차 등 신성장동력 10대 과제 후보군을 선정 발표했다.

신성장동력 10대 과제는 ▲4세대 이동통신 ▲시스템 반도체 ▲IT융합병원 ▲바이오 ▲문화콘텐트 ▲전기차 및 기반 인프라 ▲해상풍력 ▲박막태양전지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시스템 ▲물처리기술 및 시스템 등이다.

유럽발 경제침체와 미국의 실업률 증가, 일본의 장기침체 그리고 중국의 성장률 둔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도 다시 재조정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설정된 신성장동력들이 세계시장의 급변으로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재검토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해상풍력-IT융합병원 등이 과연 신성장동력이고, 그 만큼 규모가 크게 성장할 만한 아이템인지 다시 들여다 볼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신성장동력으로 거론되는 분야를 보면 세계 각국이 비슷하다. 대부분 최첨단 IT사업과 바이오 그리고 재생에너지 등 녹색성장 등이 주인공이다. 세계의 성장동력 트렌드를 좇아가야 하지만 우리가 세계서 가장 강한 분야가 뭔지 파악하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완만하게 진행되는 경제위기는 브이자형 상승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 IMF 등 국제기구들은 2013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에 대해 이미 2~3%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불황형 흑자가 몇년간 더 계속되면 앉아서 쪼그라지는 것과 똑 같다. 더 쪼그라지면 아무것도 하기 힘든 빈사상태가 될 수 있다. 역전과 반전의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강준완 기자 jeffkang@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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