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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시발점은 법과 정치공부가 아니라 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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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시발점은 법과 정치공부가 아니라 봉사다"
  • 조해진 기자
  • 승인 2012.09.20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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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의경 '늘사랑나눔' 회장…강북을 사랑하는 사람들

 

▲ 강북구지역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늘사랑나눔' 김의경 회장 ⓒ 박봉민 기자

[KNS뉴스통신=조해진 기자] “김 회장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꽃집이라고 해야할까, 식당이라고 해야할까? 우리 회원의 직장이 내 직장과 마찬가지죠”

‘강북을 사랑하는 사람들, 늘 사랑 나눔’의 김의경 회장의 답변이다. ‘늘사랑 나눔’은 김 회장이 젊은 시절부터 해온 봉사활동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만들어진 단체다. 함께하는 회원들과 진실한 마음으로 봉사를 한다는 느낌이 물씬 묻어났다.

남을 도와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지속적으로 봉사를 하게된 이유가 있을까. 김 회장은 봉사를 실천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어릴 적 아버지가 충주시 농협 조합장을 지냈다. 단체의 부인들이 그렇듯이 어머니도 아버지 뒷바라지를 하시다가 녹내장으로 실명하게 됐다”며 어머니가 장애를 가지게 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머니가 의안을 착용했지만 사람들은 그걸 모르니 평소 인사도 하지 않고 다닌다고 오해를 많이 받았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스스로가 그 얘기를 꺼내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해 감추려고 한다.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감추고 생활하다보니 오해가 커졌다. 그래서 어머니의 실명을 어떻게 다른 이들에게 알려야할지 고민하다 동네의 ‘경로잔치’를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어머니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눈이 보이지 않는 점 때문에 많은 이웃들의 오해를 받는 것이 안타까워 간접적으로 알리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을지 고민하다 봉사를 하게 된 이후 계속 이어나가게 된  것.

김 회장은 70년대 잠시 연예계에 뛰어들었던 이력이 있다. 얼마되지 않아 연예인의 길을 포기했지만 그 때 사용하던 장비를 가져와 ‘경로잔치’의 공연 등을 지원했다. 시골의 향수와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충주에서 첫 봉사활동을 시작한 그는 정착하게 된 서울 도봉구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지금은 강북구로 통합됐지만 당시 도봉구와 강북구의 기능장애인 후원회장을 3년 동안 맡아 활동을 하면서 ‘소외된 이들이 많구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구나’라고 느꼈다”는 김 회장은 다양한 단체 사람들의 부탁을 스스럼없이 들어주었다.

특히 김 회장은 잠시 연예계에 몸 담았던 점을 십분 활용했다. 연예계 인사들에게 봉사의 뜻을 전하고 공연을 부탁한 것.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소속인 그는 개그맨 한무, 김영아, 엄용수 등과 함께 공연을 하는 등 봉사를 솔선수범했다.

장애인 외에 다른 이웃들에게도 봉사를 실천했던 그는 “공연을 위해 악기를 돈으로 빌려서 하는 것은 진정한 봉사가 아니구나”라고 느꼈다며 “직접 음향장비와 악기를 구입해 내가 직접 공연 봉사활동을 했다. 지속적으로 봉사를 실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람들이 모였고 도움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십시일반 늘어났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과 함께 ‘늘사랑나눔봉사단’을 출범하게 됐다”고 봉사단체인 ‘늘사랑나눔’이 첫 발자국을 내딛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추후 ‘늘사랑나눔봉사단’은 뒤에 ‘봉사’를 빼기로 결정하는데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이름에 ‘봉사’가 붙어있으니 너도나도 ‘봉사단’이니 그냥 도와줄 수 없냐고 요청하더라. 이런 경우가 많아지면 정작 봉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일부러 ‘봉사’를 뺐다. 이후 ‘늘사랑나눔’은 대한문화교류진흥회에 등록해 코드를 받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7월 정식으로 출범한 ‘늘사랑나눔’은 어려운 이웃과 소외된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정, 다문화 가정 등을 돕고 지역적 여건이 열악해 공연문화 수혜를 누릴 수 없는 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현재 장애를 안고 사는 사람들과 어르신들 그리고 다문화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여겼다.

김 회장은 전국으로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먼저 강북구만이라도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현재 ‘늘사랑나눔’의 정회원은 50여 명이지만 봉사에 뜻을 같이 하며 돕고 있는 사람들은 200~300명 정도 된다고 밝혔다.

봉사활동에 사용되는 운영자금 등은 회비뿐 아니라 강원도 사찰에서 배추를 심어 기르고, 연예인들이 공연을 하면 돈 대신 떡을 받아 봉사활동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도 많은 협조를 해주며 주변에 뜻 있는 사람들이 작은 돈을 보태주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1월 어르신과 기능장애인, 다문화 가정을 초청해 떡국을 대접하고 연예인 위안공연 봉사를 실행했다. 지난 5월에도 800명에게 점심대접 및 연예인 위안공연 봉사를 실천에 옮겼다. 또 9~10월에 재배한 배추로 김장을 담가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늘사랑나눔’만의 특색이 있다면 회원들이 부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호프집을 경영하는 사람, 꽃집을 하는 사람, 카드 단말기를 달아주는 사람,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 이들은 서로의 생업을 도와주면서 그 중에 10~20%를 ‘늘사랑나눔’에 기부한다고 한다.

식당을 하는 회원은 30~50명에게 무료 식사 제공을 하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살을 조금씩 떼어 보태는 진정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김 회장은 회원들의 직장이 자신의 직장과 다름 없다고 말하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김 회장은 무엇보다도 문화적 혜택이 양분되는 점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강남에 살아야 잘 살고, 공부를 잘 하고 문화의 질이 높다는 취급을 받는다. 이 점이 너무 안타까웠다. 강북구민들에게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 문화적인 혜택을 주는 것도 봉사라고 생각이 됐다”며 “내 자비로 강북구 구민회관에서 ‘전국가요대행진’이라는 행사를 열었다. 가수 55명이 무료로 출연해 1,500명 정도 관람했다. 강북구청장을 만나 1년에 6번 정도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가 됐다. 앞으로도 이런 공간만이라도 마련해준다면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이웃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북구지역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늘사랑나눔' 김의경 회장 ⓒ 박봉민 기자

또한 김 회장은 정치인들이 여·야구분없이 진심으로 다가와 함께 봉사를 나누는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소망했다.

“요즘은 여야가 너무 갈라져 있어서 마음의 봉사를 할 수 있는 응집력이 적다는 게 아쉽다. 봉사에 여·야로 나뉠 필요가 있나. 당 딱지를 떼고 나면 모두 이웃인데.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지만 정치인들은 코스가 정해져 있어서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의 당의 색깔 때문에 주변을 너무 의식하기 때문이다”

이어 “행사에 와서 인사만 하고 빠져나가거나 돈을 보냈다고 봉사를 했다고 말하는 것은 받는 사람도 낯뜨겁고 주는 사람도 그렇다. 직접 봉사활동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인들이 먼저 봉사의 마음을 가지고 봉사를 실천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얼굴만 비치거나 돈만 보내며 봉사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또한 “보통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이 와서 봉사를 돕는다. 오히려 돈 많은 사람들은 돈만 내놓고 증거자료가 필요하다며 요구하고 가는 상황도 많다”며 봉사를 자격증처럼 여기는 상황도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의원, 대통령 등이 먼서 솔선수범으로 봉사를 해야하지 않을까.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법과 정치공부가 시발점이 아니라 봉사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애환이, 좁게는 마을 사람들의 애환이 뭔지 알고 국민의 지지를 받고 정당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우러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어디에서 이야기를 한다면 이 점을 꼭 얘기하고 싶었다”며 국민들을 두루 살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정치인들이 봉사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나를 알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을 해주고 싶다”는 김 회장. 그는 끝까지 봉사를 통해 모두가 아우러질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며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찾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해진 기자 sportjhj@kns.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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