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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주년 광복절 맞아 박창신 선생 등 247명 독립유공자 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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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주년 광복절 맞아 박창신 선생 등 247명 독립유공자 포상
  • 김유인 기자
  • 승인 2021.08.13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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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훈장 65명, 건국포장 30명, 대통령표창 152명… 앞으로도 정부 주도 독립유공자 적극 발굴 예정

[KNS뉴스통신=김유인 기자]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 247명을 선정 포상한다.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제76주년 광복절을 맞아 1919년 충남 천안에서 광부들의 만세시위를 이끈 박창신 선생과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남으로 미국에서 대를 이어 독립운동에 앞장선 안필립 선생 등 247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포상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65명(애국장 12, 애족장 53), 건국포장 30명, 대통령표창 152명으로,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고 여성이 14명이다.

건국훈장․포장과 대통령표창은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제76주년 광복절 계기로 유족에게 수여된다.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로 포상자는 1949년 최초 포상 이래 건국훈장 1만 1465명, 건국포장 1422명, 대통령표창 4045명 등 총 1만 6932명(여성 540명)에 이른다.

보훈처는 앞으로도 독립기념관,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지방자치단체, 지방 문화원 등 유관기관과 독립운동 사료수집 협업 체계를 공고히 하고 국내외 소장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독립유공자 발굴·포상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다 다양한 독립운동 사례를 발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번에 포상되는 주요 인물의 독립운동 주요 공적 내용.

■충남 천안에서 광부들의 독립만세운동을 이끈 박창신 선생

충남 천안군에서 광부들의 독립만세운동을 이끈 박창신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3월 25일 충남 천안군 소재 직산(稷山) 금광회사 고용인으로 동료들을 설득해 만세시위 계획을 세우고 사흘 뒤인 3월 28일 오전 금광 광부들의 교대시간을 이용해 광부 등 200여 명을 인솔해 천안 입장(笠場)시장까지 시위행진을 벌이다 체포돼 징역 1년 6월을 받았다. 이날 일본 군경의 발포로 시위 참가자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참고로, 직산 금광은 일제강점기 국내 최대 금광 중 하나이다.

언뜻 독립운동과 무관해 보이는 광부들의 만세시위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조선인의 생존권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음에도 이에 좌절하지 않고,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국제적 분위기에 귀기울이면서 남녀노소와 신분계층을 막론하고 거족적 저항운동에 나섰음을 반증한다.

■ 1929년 ‘광주역 사건’의 수모를 연대시위로 갚은 최심 선생(여성)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한 최심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선생은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1929년 11월 광주학생운동에 참여하였다가 체포되어 주동자로 퇴학 처분을 받았다.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는 광주역에서 일본인 중학생에게 댕기머리를 잡히는 수모를 당한 조선인 여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였다. 선생은 동교생이 당한 수모에 연대시위로 저항한 것이었다. 이 소식이 광주 시내에 알려지면서 광주 소재 학교 학생들이 대거 시위에 나섰고, 이는 다시 조선인의 민족적 공분을 자극하여 전국 250개 학교 5만 4천여 명의 학생이 참여함으로써 또 하나의 거족적 민족운동으로 발전했다.

■ 3.1운동 1주년에 식민통치기관을 향해 대한 독립을 선포한 이종철 선생

전북 고창군에서 면사무소 앞에 ‘대한독립’이라는 문구를 넣은 깃발을 제작해 세운 이종철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20년 3월 10일 밤 전북 고창군에서 3.1운동 1주년을 기념하여 태극 문양과 ‘대한독립’이라는 문구를 그려 넣은 종이 깃발을 만들어 성내면사무소 공터에 세워두었다가 체포되어 징역 1년을 받았다.

3.1운동 1주년을 앞두고 경계가 삼엄했을 면사무소 앞에 태극 문양과 ‘대한독립’을 쓴 깃발을 세운 것은 매우 대담한 행위로 평가된다. 이 활동은 3.1운동의 열기가 1919년 한 해에 그치지 않고, 매년 정기화됨으로써 한인의 독립을 향한 열망을 공유‧연장‧확산시키는 계기로 발전하였음을 보여준다. 3.1운동은 최초의 거족적 민족운동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 한인 동포가 거주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매년 기념식이 거행됐다.

■ 일본의 허구적 농업정책에 맞서 비밀결사로 저항한 이효선 선생

강원도 춘천군에서 춘천공립농업학교 재학 중 학생비밀결사인 독서회를 조직해 활동한 이효선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춘천공립농업학교 3학년 재학 중 교내에 조선 독립을 목적으로 하는 비밀결사 독서회를 결성해 활동하다 체포되어 징역 2년을 받았다.

이효선 선생 등은 교내 독서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한편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농민층에 확산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이 활동은 일제 말기에 접어들면서 조선의 피폐해진 농촌 현실을 직시하며 일본의 허구적 농업정책에 저항하는 학생세력이 조선총독부의 감시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하였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같은 결사에 참여한 5분이 동시에 포상된다.

■ 일본의 총칼에 맞서고 잔혹한 형벌에 쓰러져간 청년 정대홍 선생

충남 예산군에서 일본 경찰의 총칼에 맞서 만세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되어 태형을 받은 정대홍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3월경 충남 예산군에서 군중과 함께 만세시위에 참여하다 체포되어 태(笞) 60도(度)를 받았다. 태형은 신체 일부에 폭력을 가하는 전근대적, 비인격적 형벌로, 조선인에게만 적용되었고, 신체 불구나 심한 후유증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정대홍 선생은 태형을 받은 뒤 불과 1년 5개월만인 1922년 30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다. 이는 일본이 조선에 대한 식민통치 과정에서 자행한 제도화된 폭력의 전형을 보여준다.

국가보훈처는 2018년 독립유공자 포상기준 개선을 통해 태 90도 미만인 분들도 포상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완화하였다. 정대홍 선생과 마찬가지로 충남 예산군에서 만세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되어 태형 90도 미만의 태형을 받은 30명도 이번에 대통령표창이 수여된다.

■ 미국에서 대를 이어 독립운동에 앞장선 안필립 선생

미국에서 일본의 한국 침략을 비판하고 한국 독립운동을 지원한 안필립 선생에게 대통령표창이 추서된다.

선생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장남으로, 1938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본의 한국 침략을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1940년 10월 한국광복군 창설 축하식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된 한미친우회를 관리하였으며, 1942년 3월 재미한족연합위원회가 주관한 ‘한국일’ 행사에서 항일의식을 고취하는 연설을 하였다. 선생이 독립운동에 나선 1938년은, 아버지 안창호가 머나먼 고국에서 기나긴 옥고 끝에 숨을 거둔 해였다.

선생은 태평양전쟁기에 미군에 징집되어 참전하였고, 미국 헐리우드 영화계에 진출한 최초의 아시아계로도 기억된다. 1950~70년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여 아시아계의 자긍심을 높였고,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 안창호 선생(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뿐만 아니라 어머니 이혜련 여사(2008년 건국훈장 애족장)도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어 독립운동 명문가로 손꼽힌다.

■ 미국에서 고국의 창공을 꿈꾼 비행사 손이도 선생

미국에서 윌로우스 비행학교에 입교해 비행교육을 받고 1944년 주미외교위원부에서 활동한 손이도 선생에게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손정도 선생의 동생으로, 1920년 3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무차장 노백린 선생이 운영하는 윌로우스 비행학교에 입교해 비행교육을 받았다. 이밖에도 1920년 이래 새크라멘토, 시카고 등지에서 대한인국민회와 구미위원부가 주최하는 독립기념식에 참석하고, 1944년 주미외교위원부 협찬부 서기로 활동하였으며, 1918~1942년 여러 차례 독립운동자금을 제공했다.

선생 뿐만 아니라 첫째 형인 손정도 선생(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 둘째 형인 손경도 선생(2020년 건국포장)도 독립유공자로 추서되어 3형제가 독립유공자가 된 흔치 않은 사례이다.

김유인 기자 yan20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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