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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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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동산 정책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21.03.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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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 논설위원 - 보궐선거와 LH 등 공직자 부동산투기 사건

경제학은 토지 노동 자본을 생산의 3요소라고 한다. 확대 불가능한 토지와는 달리 노동과 자본은 얼마든 확대할 수 있다. 특히, 급격히 발전하는 로봇 등 기술의 진화가 이런 현상을 가속하고 있다. 부동산이라고 함은 토지와 건물을 말하며, 토지와 달리 건물은 확장이 가능하나 사회적 법률적 상황 등 다양한 제약에 따라 많은 제한을 받는다.

국가경제 발전을 통해 후진국을 탈피하려던 제3공화국은 확장되는 경제만큼 부동산의 공급이 필요했다. 경부고속도로가 놓였고 그 주변에 공단을 개발했으며, 특히 서울은 도심의 인구분산과 계획개발을 위해 강남을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이때 개발정보로 떼돈을 번 공직자 졸부들이 무수하게 쏟아졌다.

부동산투기는 해당 부동산의 개발정보를 얼마나 빨리 취득하느냐에 투기수익의 규모가 결정된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해당 개발을 추진하는 공무원과 그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당의 정치인들이 가장 큰 수혜자들이었다. 3공화국에서 5공화국에 걸쳐 돈 버는 일을 한 번도 하지 않고서도 당시 여당 정치인들 중 은퇴하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생산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물가인상을 부추겨 서민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빈부격차를 심화시켜 사회의 계층을 형성하고 계층 간 이동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불안 요인이 되며, 국가경쟁력을 심각하게 손상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기 광풍은 경제개발과 동시에 제3공화국부터 불기 시작했다. 국민들 사이에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부동산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역대 정부들마다 부동산망국론을 외치며 다양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폈지만 이런 믿음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막상 경제가 조금이라도 위축되면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펴는 모순된 행동을 일삼았다.

경제성장률을 가장 쉽게 올리는 방법이 건설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란 그해에 생산된 재화나 용역의 총량 증가율인데 건물을 많이 지으면 당연히 부동산의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다른 종목에 비해 쉽게 경제성장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부의 모순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기관의 공직자들이야말로 황금어장에 근무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보수와 진보라는 두 정치세력 간의 권력다툼이 치열하다. 보수는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진보는 분배에 정책의 중심을 둔다. 부동산에 대한 정책도 극명하게 갈린다. 보수정부와는 달리 진보정부는 부동산 억제정책을 쓰고 투기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 투기세력은 보수정부의 공직자나 정치인들과 연관돼 있기때문에 혁명 수준의 사회개혁을 통하지 않고는 정치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노무현정부를 보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각종 부동산 규제정책과 함께 대통령이 직접 ‘집을 사지 말라’ ‘부동산 투기를 하면 패가망신할 것’이라는 경고를 할 정도였다. 그러나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씨가 뉴타운 건설을 밀어붙이며 서울의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이로 인해 부동산가격 상승이 전국으로 퍼졌다. 결국 노무현정부는 부동산가격 상승과 정책 실패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혁명 수준의 개혁이 필요한데 다수 국민들은 부동산투기의 발본색원을 요구하면서도 사회혼란은 거부한다. 부동산 투기세력이 기득권세력이고 그들을 깨부수지 않으면 결코 부동산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는 수십년 간 반복되온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번 LH 부동산투기 사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공직자나 정치인들의 내부정보를 통한 부동산투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택광사 토지공사 시절부터 늘상 있던 일이다. 그동안 공직자들과 정치인 그리고 권력자 간의 암묵적인 타협으로 묻어왔던 일이다. 그런데 이를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하게 파헤치겠다고 한다.

서민이라면 특히, 20대 30대 젊은이들이라면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할 일인데 어찌 된 일인지 오히려 정부를 비난한다. 젊은이들이 보수화되고 특히 젊은층의 여론주도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명문대생들은 예전과 달리 이미 심리적으로 기득권화돼서 현재의 기득권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대단히 불행한 일이다.

젊어서 ‘진보’하지 않고 나이 들어서 ‘보수’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미래보다 현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니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특히, 부동산정책은 ‘경제발전’과 ‘삶의 질’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안정이 필요하다. 정부를 불신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들을 드러내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마치 현재 정부가 잘못한 것처럼 비난하는 태도가 올바른 정책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다.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선거의 가장 이슈 중의 하나도 부동산정책과 LH 등 공직자 부동산투기 사건이다. 과거부터 자행해 온 사전정보로 인한 공직자나 정치인, 권력자들의 불법 부동산투기를 발본색원하는데 힘을 실어줘야 할 젊은이들과 서민들이 오히려 정부를 공격하고 불신하며 정책 수행을 어렵게 한다. 보궐선거의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분명하게 알수 있다. 누가 개혁의 대상이고 누가 개혁의 주체인지 헷갈리는 것 같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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