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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선구마사, 역사 차용은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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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선구마사, 역사 차용은 신중해야
  • 최문 논설위원
  • 승인 2021.03.2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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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 논설위원 - 문화사대주의 극복해야 할 우리 언론

SBS TV 드라마 ‘조선구마사’ 논쟁이 뜨겁다. 대본에 따르면 조선이 악령과 거래해서 건국됐고, 세종대왕께서 충녕대군 때 바티칸 구마사제의 구마의식을 보고 배워 구마사가 된다는 황당한 내용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이 드라마는 홍보 포스터 속의 건물 배치부터 등장하는 소품과 반상에 차려진 음식까지 대부분이 중국풍이다. 접대받는 사람들은 중국풍 옷을 입었고 접대하는 기생은 한복을 입은 것으로 설정돼 자존심이 손상된 네티즌들의 날선 비판을 받고 있다. 제작을 지원 또는 광고 협찬한 우리 기업들 또한 대부분 지원 협찬을 중단했다.

이 드라마를 쓴 작가 박계옥 씨는 앞서 제작한 ‘철인왕후’라는 드라마에서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올라있는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종묘제례'를 희화화하기도 했다. 철인왕후에서 중국풍에 대한 약간의 논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선구마사에서는 노골적으로 우리 역사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에 중국문화를 끌어들였다.

이는 박계옥 씨의 역사의식에 심각한 장애가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중국 자본에 탐닉해 자신이 성장한 대한민국의 문화정체성을 짓밟고 능욕한 패륜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가 소속된 회사는 중국 쟈핑픽처스의 한국법인인 쟈핑코리아로 드러났다. 대본 집필의 배경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쟙핑코리아의 안은주 대표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발행하는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한국대표처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따라서 박계옥 씨가 안은주 대표를 통해 중국정부의 요구를 받았고 그 의견을 대본을 쓰면서 대폭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이는 박계옥 씨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고 문화왜곡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다.

물론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허구에 기반을 두고 재미를 위해 쓰여진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과 인물을 드라마에 차용할 때는 역사에 대한 왜곡의 필요성과 정도,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충분한 고증과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그럼에도 박계옥 씨는 악령과 거래에 의한 조선 건국이라는 스토리부터 태종의 학살극과 세종대왕의 구마사까지 차용이 아니라 능욕하고 조롱하기에 이르렀다.

김치공정 한복공정 등 중국의 우리 문화 침탈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요즘 중국의 월병 피단 중국식 만두와 중국식 술병까지 우리 밥상에 태연하게 올리는 짓은 아무리 드라마라는 특성을 감안해도 지나치다. 이는 일본식민지 시대의 순사처럼 중국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설정이다.

우리 언론들이 네티즌들의 비판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관점이 참 미묘하다. 다분히 정치적이다. 이를 ’반중정서‘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24일 ’반중정서 이정도였나‘라는 제목으로 쓴 기사를 통해 역사왜곡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판을 반중정서에 기인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 중앙일보의 보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기사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사실 이번 조선구마사는 중국의 문화침탈 및 왜곡에 대한 저항과 함께 우리 내부에 자생하는 매국노들의 행태 때문에 크게 분노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조중동 등 우리의 주류언론들은 친일성향이 두드러졌으며, 중국의 부상 이후 한때 친중성향을 보이기도 했지만 미중갈등이 깊어지자 친미로 돌아섰다. 국가와 민족보다는 헤게모니, 즉 권력만을 좇는 존재들이다.

중국의 전통문화는 모택동 당시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철저히 파괴되고 말살됐다. 공산당에 의한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려는 모택동의 야욕이 중국의 전통을 파괴하는 행동에 이르렀고 그의 전위대인 홍위병들이 불상 등 각종 문화재를 부수고 태우고 역사적인 인물들을 죽였다. 중국으로서 뼈아픈 과오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한족이 주류이고 약 50여 소수민족이 모여서 이뤄진 나라다. 따라서 소수민족의 문화도 중국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중국은 수많은 시간 동안 식민지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중국의 전통문화가 어떤 것이라고 정의하기 쉽지 않다.

중세와 근대사만 보더라도 중국은 몽골과 여진, 즉 원과 청의 지배를 받았고 이에 따라 몽골과 여진족의 문화가 중국문화의 주류로 행세했다. 주변 여러 민족들의 문화가 결합한 문화가 중국문화의 본성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사실을 외면한 채 마치 중국의 전통문화가 한족에 의해 형성되고 전승됐으며 주변 국가들은 중국의 문화를 모방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역사적 고증에 의하면 한복과 같은 우리의 전통의복과 풍습 등이 몽골에 공녀로 갔던 많은 여인들에 의해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기황후처럼 원나라 황후의 지위에까지 이르면서 고려문화가 한때 원나라에서 크게 유행했다. 당시 중국은 원의 지배를 받고 있었으니 중국 또한 마찬가지였고 이후 명나라에 전승됐다. 그런데 이를 자신들의 전통문화라고 억지를 부린다.

중국이든 일본이든 우리와 사이좋게 지내고자 한다면 영토와 역사, 이제는 문화에까지 손을 뻗치는 침략 근성을 버려야 한다. 서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버릴 것은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역사적 근거도 불확실한 사안을 마치 진실인 양 떠벌이며 세계에 퍼트려서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를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은 공동으로 역사를 연구하고 역사 속의 진실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최문 논설위원 vg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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