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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야권 헤게모니 잡기 위한 '광폭 행군'…정책대결서 거품꺼진 '용두사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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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야권 헤게모니 잡기 위한 '광폭 행군'…정책대결서 거품꺼진 '용두사미' 되나
  • 오성환 기자
  • 승인 2021.01.31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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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이 어려운 김종인과 안철수
화합이 어려운 김종인과 안철수 [사진=폴리스TV]

[KNS뉴스통신=오성환 기자] 서울시장 선거판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현재 상한가를 치고 있다.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서울시장이 아니라 대권 행보를 걷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대구ㆍ부산 등 국민의힘 외곽이나 당내에 있는 인물을 두루 만나고 있다. 김동길 교수ㆍ홍준표 전 대표ㆍ반기문 총장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언주 전 의원이나 오세훈 전 시장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만나려다 만나지 않았다. 그의 속내는 어디까지나 대권행보로 포스트 김종인 세대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즉 보수야권의 포스트 김종인의 자리를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그냥 서울시장 정도가 아니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자리를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기에 김 비대위원장이 반발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원래 임기가 서울시장 선거까지다. 연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만 무사히 마치고 야권이 승리하면 본인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도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물론 언론에는 시장선거까지 간다고 언급하지만, 선거이후 대권국면이나 당 대표를 정하는 시점에서 김-안 두 사람이 이해관계가 대립해서 충돌한다고 예견된다.

安정치는 늘상 비슷하다

보수진영에서 안철수 대표에 대한 평가는 두가지다. 신조어 중에 잘 안다는 의미의 ‘잘알’ 이라는 말이 있다. 안잘알, 즉 안철수를 잘 안다는 사람들은 안 대표에 대해 전부 부정적인 시각이다. 김종인ㆍ이상돈 모두 안 대표와 일을 함께 해본 사람들이다. 이들은 다들 안철수 대표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다소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안 대표의 정치는 늘상 비슷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번에는 얼굴 표정도 눈썹도 달라졌는데 정말 그대로일까.

하지만 앞전 정치는 더욱 달랐다. 머리도 바꾸고 목소리도 바꾸고 포스터도 전부 달랐다, 물론 이번에도 메시지가 달라지기는 했다. 작년 말 서울시장 출마 선언에서 ‘역시 시작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단일후보로 나서겠다고 운을 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제3지대론으로 나왔던 것을 비교한다면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 중에서 그동안 해왔던 그대로 하지 않을까 싶다. ‘나 아니면 안 돼. 내가 나가면 이기고 네가 나가면 진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정말 그러고 있지 않은가.

일례로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당신네들이 나가면 진다’는 식으로 말하거나 ‘내가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표가 나오겠느냐’는 식으로 말하기도 한다. 이런 식의 말투는 제3지대론을 주창할 때에 적합한 표현이지, 야권단일 후보가 되어 국민의힘 표가 필요한 정치인의 언사는 아니다. 이것이 굉장히 불안하게 다가온다. 이후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여 TV 정책토론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 많은 약점을 드러내면서 지지율이 거품처럼 꺼지는 용두사미형 선거출마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출발이 조금 달랐기에 끝까지 같을 것이라곤 보진 않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안철수 대표의 대선이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예전의 비중있는 선거전에서 보였던 패턴이 그대로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안잘알’ 그룹들은 항상 동일한 패턴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해서 민주당쪽의 안잘알은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처럼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다만 보수진영에서 윤상현 의원처럼 안 대표와 같이 일해본 경험이 없는 정치인의 경우는 중도라는 것이 진짜 안철수 대표의 상징성과 함께 존재한다고 보는 것 같다. 따라서 국민의힘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안 대표와 연대 내지는 합당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아무튼 결말은 한번 겪어보면 될 일이다. 이같은 혹평은 알잘알의 공통된 견해다. 결국 안 대표는 단일화 과정에서 엄청난 이견을 노출하면서 거품이 흐지부지 빠질 것이라는 평가다.

야권 단일화 걸림돌 ‘김종인’

여기서 단일화는 김종인 위원장이 버티고 있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밀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별의 순간이 윤석열 총장에게 왔다’며 안철수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 야권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광폭행군을 하는 안 대표를 향해 김 위원장은 ‘너는 안돼’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안 대표에겐 이미 2011년 별의 순간이 왔지만 놓쳤고 윤 총장에게 지금 별이 왔다는 이야기 아닌가. 이처럼 윤 총장에게 호감성 발언을 하려면 여러 타이임이 있음에도 굳이 지금 언급한 것은 안 대표에게 ‘그래, 네가 꿈이 그런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비춰진다.

안 대표의 지난 행보를 본다면 김-안 두 사람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이미 안좋은 부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협치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민의힘 3,4자 구도에도 승리 장담

김종인 위원장은 ‘3자 구도로 가도 승리를 확신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는 어떻게 볼 것인가.

이는 김 위원장의 자신감의 표현으로 ‘만약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뽑았을 때에 안 대표의 지지율을 우리가 가져올 수 있다. 그러니까 여당을 싫어하는 야당의 지지자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적으로 두 사람간 싸움이 치열할 것이다. 박원순 모델을 예로 들면, 단일화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각자 겨뤄도 치열하게 싸우지 않았을 것이다. 전제는 가치공유다. 같이 일을 했거나 이를 중개하는 사람(원로)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중재할 정치원로가 없어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상호 물고 뜯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당연히 여당이 잘해야 되는 부분도 있지만 두 후보가 야당의 지지자를 얻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예견된다. 그럴 경우 야권은 폭망을 자초할 것이다.

3자 구도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양자 아니면 최소한 4자라는 주장이다. 정의당측에서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로 나왔는데, 우리가 단일화할 수 있겠냐’고 말한다. 물론 정의당은 처음부터 단일화라는 말은 하지 않은 채 끝까지 간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4자구도는 어떻게 예상할 수 있는가.

4자구도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이 또한 나쁘지 않다. 이미 연구 분석을 마쳤다”는 입장이다. 4자구도라면 국민의힘이 이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서울 연고도 약하고 경쟁력도 그다지 높지 않은 김문수 지사에게도 져서 3등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다. 안 대표가 어쨌든 대선 주자급이기에 고정 지지층은 있지만 확장성에서는 물음표를 던지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분위기로 흘러 많은 국민들은 안 후보가 3등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표쏠림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됐을 경우와 아닌 경우 득표력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유력주자 없는 여권의 힘겨운 싸움

최근 아시아경제(윈지코리아 컨설팅)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영선-오세훈간 가상대결에서 38.7%대 43.9%로 5% 오세훈 전시장이 이기는 것으로 나왔고, 안철수-박영선간 대결에서는 47%대 37%로 안 대표가 10% 정도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이는 국민의힘 후보 중에서도 오세훈 시장은 여당의 유력주자로 나오는 박영선 장관을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여기서 안 대표는 ‘내가 나가면 이기고, 너희가 나가면 진다’가 현실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나가면 조금 이기고, 네가 나가도 이겨가 되면, 어쩌라고(?)’라는 문제에 봉착한다. 따라서 안 대표는 정말 백척간두에 서있다고 봄이 맞다. 이들 여론조사는 양자 대결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만약 단일화를 전제로 한다면 기본적으로 안철수 지지율을 가져올 수 있냐는 것인데 이는 정의당이나 민주당 시각에서 본다면 달리 보인다. 예를 들어 정의당은 심상정처럼 굉장한 지도력이 있는 사람이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민주당으로 쏠림이 예상된다. 여기서 안 대표는 물론 다를 것이다. 왜냐하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앞서지만 선거에서 중요한 항목인 인물(후보) 지지율이 현재 1위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차기 대선과도 연결되기에 유력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그 지지율을 가져가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오성환 기자 v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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